목회서신

9.11 5주년에 생각하는 평화

황의정 목사 0 12,089 2018.04.28 07:51

“America is attacked! 미국이 침공을 당했습니다!” 5년전 미국 텔레비전 화면마다 깜빡거리면서 나타난 문구입니다.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하였던 9.11 사건. 뉴욕의 세계 무역 센타 쌍둥이 빌딩이 승객을 가득 태운 여객기를 납치하여 충돌함으로써 무너진 사건입니다. 그 날 이후의 세계는 다른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계 유일의 핵폭탄 사용 경험이 있는 나라, 세계 대전을 비롯하여 한국전, 월남전 등 무수한 전쟁마다 꼭꼭 참전하였지만 한 번도 본토를 공격당한 적이 없던 미국이 깜짝 놀랐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슬람교에 대한 적대감의 노골적 표현과 함께 아프카니스탄 공격에 이어 이라크 공격으로 지난 5년은 전쟁의 기간이었습니다. 미국의 전쟁 전략이 바뀌어 위험 요소가 있으면 미리 공격하여 제거한다는 것입니다.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시작한 전쟁, 동조하여 군대를 파견하는 나라와 반대하는 나라로 세계를 양분하여 줄서기를 시켰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세계 평화와 안정과 번영을 위하여 독초와 같은 테러집단을 제거한다는 당연하면서도 일면 막연해 보이는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군의 인명 손실이 수천 명이며, 이라크 사람은 몇 명이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도 전쟁을 계속되고 있습니다. 빈 라덴이라는 이름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게 만들었고, 그를 추적하여 제거하려고 하였지만 아직도 그는 건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6.25전쟁에서 미군의 인명 손실이 5만명을 넘은 것에 비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어찌 인명을 숫자 노름으로만 판단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나마 무기와 전략의 발달로 이만큼 인명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한 가닥 위로가 될 수 있을 뿐입니다.

9.11 5주년을 맞이하면서 세계 평화를 다시 생각합니다. 평화를 위해서 전쟁을 준비하고 또 전쟁을 하지만 전쟁이 평화를 이루는 가장 좋은 수단인가에 대한 회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깊습니다.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 더욱 답답합니다.

출애굽기 21:23-25절은 말합니다. 그러나 다른 해가 있으면 갚되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21:25 데운 것은 데움으로, 상하게 한 것은 상함으로, 때린 것은 때림으로 갚을지니라. 이 말씀은 잔인하게 보복하는 근거로 많이 이용이 되었으며, 하나님의 무자비하심을 비난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 반대입니다. 해를 입힌 것 그 이상의 보복을 하지 못하게 하는 말씀이거든요. 미움은 미움을 부르고, 복수는 복수를 부릅니다. 무력은 무력을 초래합니다. 9.11 사건에 대한 미국의 분노와 무력적 대응이 한 편으로 정당성을 찾으려고 애를 쓰면서도 과연 평화가 증진되고 있는가에 대하여 회의적이 되는 상황에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의 평화, 가정과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의 평화가 동일한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차원의 평화는 함께 어우러져있습니다. 각각이 절대로 별개가 되지 못합니다. 칼과 망치를 들고 예수님을 잡으러 왔던 로마 병정들과 대제사장의 하수인들에게 칼부림을 했던 베드로를 꾸짖으시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검을 가지는 자는 다 검으로 망하느니라(마26:52). 무력은 더 강한 무력을 부릅니다. 복수는 더 잔인한 복수를 잉태합니다. 그러므로 무력에 의한 평화는 전쟁의 악순환입니다.

회개와 용서가 길입니다! 다른 길이 없습니다. 9.11 테러에는 미국의 책임도 있습니다. 이점을 회개하고, 용서와 화합을 도모하는 길만이 세계 평화로 가는 길입니다. 세상에 항존하는 악의 세력 때문에 이 방법을 회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회개와 용서를 능가하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당장은 억울하고 손해 보는 것 같으나 회개와 용서가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힘과 능력으로 하면 하나님을 능가할 자가 없습니다만 하나님 역시 용서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과 화해하시고, 민족과 화해하십니다. 비현실적이고 이상주의적으로 들릴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평화는 이 길 밖에 없습니다. 깊이 생각할 일입니다. 지혜로우신 하나님은 우리를 아끼십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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