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기억하는 신앙

America is attacked! 2001년 9월 11일 아침에 학교에 갔을 때 도서관 앞 광장에 텔레비전 세트를 설치해 놓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앉아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이 공격을 받았습니다! 텔레비전 자막과 함께 비행기가 뉴욕 세계 무역센터로 돌진하는 모습, 건물이 연기에 휩싸이면서 무너지는 모습이 연속으로 나왔습니다. 수천 명의 고귀한 생명과 함께 세계의 무역을 진두지휘하는 본부 건물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유학생 신분에 뉴욕에 가 본 적도 없고, 그 건물을 직접 본 적도 없는 내게는 얼른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 사건의 심각성을 당장에 느끼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온 세계의 갈등 상황이 무섭게 다가왔습니다.

        연약한 인간 심성이 자극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잔인함과 무서운 타락을 보면서, 죽음이 순식간에 엄습할 수 있음에 경악하면서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들었습니다. 선례가 없는 재난 앞에서 하나님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반짝 증가했던 교회 출석자 수는 1년 후에는 원상 복구되었습니다. 교회는 재난 앞에서 하나님을 찾아온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되었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교회의 미비함도 문제지만 이 정도의 자극이 겨우 1년 만에 사라진다면 얼마나 큰 자극과 도전이 있어야 정신을 차리고 살게 될까요?

        돌아보면 지난 10년은 미국과 전 세계에 너무도 엄청나고 많은 재앙이 몰아쳤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지진, 쓰나미,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전쟁, 태풍과 허리케인, 불경기와 이상 기후의 재앙이 끊임이 없었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듯 초 메가톤급의 재앙들이 휘몰아치니까 정신을 차릴 여유조차 없습니다.

        제 눈에 비치는 것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연속되는 재앙의 원인을 자연주의적 차원에서만 찾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원인분석과 진단을 절대적으로 신뢰합니다. 지구가 늙었습니다. 더 큰 지진과 기근과 더 심각한 이상기후가 더 많은 재앙을 일으킬 것입니다. 세상의 끝이 다가왔습니다. . . . 사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요? 문제는 해결책이 없어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하나님을 향하여 삿대질을 합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면 어찌 이런 재앙을 허락하실 수가 있습니까? 죄 없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희생시킬 수 있습니까? 나는 그런 하나님을 믿지 않습니다! 전혀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하나님을 부정하는 마음속에는 그나마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의식이 살아있다는 것이니까요. 문제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진정 하나님을 향하여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자격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갑자기 재앙이 다가왔을 때에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존재를 무시한다고 하여 하나님이 없는 것입니까?

       하나님은 역사의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예측 가능하신 방법으로 일하시는 합리적인 분이십니다. 가장 쉽게는 성경에 이미 말씀하신대로 일하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구약 성경은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 나타나신 하나님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표준을 확실하게 밝혀놓으셨습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갑자기 나타나서 뒤통수를 치는 그런 하나님이 아닙니다. 선지자들을 통하여 미리미리 예언하셨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복을 주실 것인지 말씀하시고, 실제로 그렇게 믿음으로 순종한 사람들 이야기를 실례로 기록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어떻게 살았고, 요셉이 어떻게 살았는가? 모세가 어떻게 살았는가? 다윗이 어떻게 살았는가?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어떻게 축복하셨는가? 성경에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인이 왜 아벨을 죽였는가? 왜 에서는 미워하시고 야곱은 사랑하셨는가? 왜 이스라엘 역사가 흥망성쇠를 거듭했는가? 왜 북 이스라엘이 멸망당하고, 왜 솔로몬이 지은 그 아름다운 성전이 파괴되었는가? 왜 남 유다 왕국이 망하고 백성들이 바벨론의 포로가 되었는가? 이 모든 것이 갑자기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성경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신 대로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레위기 26장에는 장장 6단계의 징계를 기록해놓으셨습니다. 회개하지 않을 때 점점 강한 징계를 내리겠다고 하셨습니다. 모세를 통해서 말씀하신 그대로 된 것입니다. 무섭게 몰려오는 재앙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며, 심화되는 징계에도 깨닫지 못하고 죄의 길을 떠나지 않은 결과입니다.

       우리들 개인의 삶에도 동일한 말씀을 시행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민족에도 국가에도 그리고 전 세계 인류에게 하나님은 차별이 없으십니다. 내가 기도할 때에 어떠했습니까? 내가 금식하고 철야할 때 어떠했습니까? 내가 회개하고 죄를 떠날 때 하나님의 손은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역사로 기록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자랍니다. 하나님의 손이 내게 축복이 됩니다.

         교회가 기도할 때, 성도가 무릎을 꿇을 때 하나님은 언제나 징계의 손을 거두시고 치유와 회복의 손, 축복의 손을 내미셨습니다. 이것이 역사입니다. 그래서 역사(History)는 그분의(His) 이야기(story)입니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어느 때입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사랑의 품에 안길 때입니다. 무릎을 꿇고 부르짖을 때입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나아갈 때입니다. 새 역사를 창조할 때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