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어머니 생각 (고 양봉국권사님을 추모하며)

황의정 목사 0 12,549 2018.04.21 09:08

지난 월요일(6월 13일)에 어머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1927년 6월에 태어나시어 78년을 사시고 하나님께 돌아가셨습니다. 7남매와 17명의 손자녀, 그리고 증손 둘을 보셨습니다. 한 주간 전부터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마음에 준비를 하였지만 막상 돌아가신 뒤에 한국에 도착하게 되니 불효자라는 죄책감보다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어머님은 숨을 거두실 때까지 평안하셨습니다. 매일매일 전화로 근황을 듣는 중에 얼굴이 천사처럼 밝아지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영안실에서 어머님을 보았습니다. 곱고 편안한 얼굴을 하시고 말없이 누워계셨습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았습니다. 차가웠지만 따뜻한 정이 전해져왔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천국에 가서 뵙겠다고 했습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슬픔이 깊이 흘렀지만 괴롭지는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비하신 새 집으로 이사를 가셨으니까요. 또 제가 슬퍼하는 것을 어머님이 기뻐히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님은 저를 제일 사랑하셨습니다. 그런데 형제들이 아마도 다 저와 같이 생각할 것입니다. 

아들이 여섯이나 되니 만 2일도 안 되는 짧은 장례 기간 동안에 수백명의 조문객이 다녀갔습니다. 영정 앞에 꽃을 놓고 오시는 분들이 헌화하고, 목례를 하시도록 안내를 하였지만 예수님을 모르시는 분들은 모두 두 번씩 절을 하고, 또 상주들과 맞절로 인사를 하였습니다. 

조문객들이 절을 하거나 목례를 하는 동안 저는 그 분들을 위하여 기도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나님, 저희 어머님처럼 저분들이 예수님을 믿게 해주세요. 그리고 어머님처럼 행복하게 해주세요!” 믿는 분들이 경건하게 목례를 올릴 때에는 “주님, 저분들이 저희 어머님처럼 신실한 믿음을 갖게 해 주세요. 쉬지 않고 기도하고, 많은 사람을 구원하는 전도자가 되게 해주세요!”하였습니다. 저와 막내 동생이 목회자인지라 목회자들이 많이 찾아오셨습니다.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주님, 당신의 종들입니다. 이 분들이 목회하는 동안 어머님 같은 권사님을 많이 허락하여 주세요. 진심으로 목회자를 신뢰하고, 존경하고, 항상 목회자와 교회를 위하여 기도의 파수꾼이 되는 권사님들을 주세요!” 어머님은 참으로 훌륭한 아내요 어머니요 성도로 사셨습니다. 모든 사람이 어머님의 복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어머님은 부잣집 맏딸로 태어나셨습니다. 결혼하여 아버님께서 공직에 계시는 동안에도 넉넉한 삶을 사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어릴 때에 아버님의 공직 사퇴에 이은 사업의 실패로 가난과 질병과 심한 노동에 시달리셨습니다. 몸을 돌보지 않으시고 혹사하시어 몇 번 중병으로 죽음의 문턱을 드나드셨습니다. 

1972년에도 중병으로 1년을 누워계시다가 조용기 목사님의 집회에 참석하여 하나님의 기적적인 치료를 받으면서 하나님을 섬기게 되었습니다. 일편단심으로 주님을 섬기셨습니다. 곧 기도에 심취하시어 교회에서 철야기도를 하셨는데 그것이 수백 명이 모이는 교회의 공식적인 철야예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어머님은 항상 기도하셨습니다. 

매년 수십 명씩을 전도하여 전도 왕을 여러 번 하셨습니다. 당신께서 받은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커서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으셨던 것입니다. 아픈 사람, 가정불화가 있는 사람, 가난한 사람 등 소외된 사람들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하시고, 전도할 사람들을 마음에 품고 끊임없이 기도하셨습니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대문에 손을 얹고 기도하셨습니다. 심지어는 이름을 써서 교회 강단 밑에 넣어두고 기도하셨습니다. 

어머님은 삶에서나 신앙생활에서나 별로 말이 없으셨습니다.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남의 허물을 입에 담지 않으시고, 항상 긍정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칭찬을 하셨지요. 믿음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현재의 모습보다는 미래의 모습을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님이 떠나신 뒤에 더욱 어머님을 사랑하게 되고, 존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많이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참 좋은 어머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인생과 신앙의 모델이 되신 어머님께 감사합니다. 여러분에게도 저희 어머님께서 누리신 하나님의 복을 기원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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