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비밀 번호

황의정 목사 0 1,469 2018.05.03 09:28

세상에 별 일이 다 많습니다. 그러나 내게도 그런 별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제게도 그런 별 일이 있었습니다. 2월 1일 새벽에 일찍 교회에 나왔습니다. 4시 40분에 몽골에서 국제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혹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계신가 하고 묻는 것입니다. 영문을 모른 저는 여기 미국에 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 번 몽골 선교지 순방 때에 알게 된 선교사님께서 제 이름으로 된 메일을 보시고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하셨다는 것입니다. 내용인즉 제가 세미나차 스페인 마드리드에 갔다가 강도를 만나서 지갑과 여권과 현금을 모두 빼앗기고, 호텔에 억류되어 있으니 급하게 돈을 보내주면 귀국하여 갚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새벽 예배 말씀을 준비하는 중에 이런 황당한 전화를 받고 저는 태연하게 잘 못된 메일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기도를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전화가 빗발칩니다. 미국에서 한국에서. . . 친구, 제자, 은사님까지 여러분이 전화하셨습니다.

        기도 시간에 한 메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제 이메일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보내는 내용처럼 꾸며진 내용인데 확인이 필요하니 이름과 생년월일과 비밀번호와 나라 이름을 보내달라는 것입니다. 확인이 안 되면 24시간 내에 메일이 폐쇄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별 생각 없이 답장을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큰 실수를 한 것입니다. 두어 달 전에 지도교수님의 주소로 유럽에서 강도를 만나서 어려우니 호텔 비를 빨리 보내달라는 메일을 받았던 생각이 나면서 제 메일이 해킹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여, 아무도 이 속임수 메일에 답장하지 않고, 돈을 보내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수십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 받은 교훈이 많습니다. 먼저 제 이름으로 온 메일 한 통에 반응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제가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소식에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시려는 분들이 여기저기에 계시다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만 꼼꼼하게 살펴보면 이 메일이 사기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겠지만 저를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에 그럴 여유를 갖지 못하셨던 것입니다. 제가 석사와 박사 학위 논문을 지도한 목사님은 이번 세금보고를 하여 돌아올 돈이 있으니 먼저 빌려서 보내드리고 Tax Return이 나오면 갚아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답장을 했다가 제게 전화를 걸어와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학대학 학장으로 은퇴하신 노교수님이 한국에서 전화를 하셔서 황목사, 잘 있는거야? 걱정이 되어서 전화했지. 돈을 보내더라도 통화나 하고 보내려고 했어! 하십니다. 어찌나 미안하면서도 고마운지요. 엊그제도 한 제자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전화를 걸었더니 메일 이야기입니다. 사기 메일임을 확인한 전도사님은 이렇게 인사합니다. 교수님, 혹시 필요하시면 다시 연락주세요! 제가 인생을 헛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도 했습니다.

       아직도 어수룩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분들이 이렇게 많음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꼼꼼하고 깐깐하여 이런 사기성 메일을 금방 알아차린다면 이런 수법의 사기가 통하지 않을테지요. 하지만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기꺼이 도우려는 분들이 있으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밀 번호! 이것이 문제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누설해서는 안 되는 것을 알려줬으니까요. 이메일 회사에서나 은행에서도 절대로 비밀번호를 물어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깜빡했던 게 불찰이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면서 비밀번호가 문제가 됩니다. 크레딧 카드마다 비밀번호가 있습니다. 이메일도 두어 개 또는 서너 개를 쓰는 데 메일 주소마다 비밀번호가 있습니다. 온라인 뱅킹을 할 때에도 비밀번호가 있습니다. 사실 비밀번호만이 아니라 아이디도 각각 다르게 쓰기 때문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으면 수첩에 한 쪽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비밀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숨길 것이 많다는 것이고, 지킬 것이 많다는 뜻입니다. 비밀 번호가 많다는 것은 그 만큼 누군가 도둑질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 생각하니 서글픈 생각도 듭니다.

 

       한 여집사가 목사님께 찾아가 하소연을 했다. "글쎄, 목사님, 박 집사가 내 사생활을 훤히 다 알고 있어요. 혹시 우리 집을 도청하는게 아닐까요?" 목사님께서 다가와 귀에다 대고 이렇게 말씀 하셨다. "제발 새벽기도 시간 때 목소리 좀 낮춰요. 나도 다 알고 있어. 당신, 몰래 모피코트 샀다 남편한테 들킨거." 사람은 비밀이 있어서 신비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다 드러내 놓고 살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숨길 것은 드러내어 추해지고, 감추어야 할 것은 드러내어 천박해지는 것이지요. 나만의 비밀이 있고, 나와 주님 사이의 비밀도 있습니다. 우리 부부끼리만 간직할 비밀이 있고, 우리 가족끼리의 비밀도 있습니다. 이 모든 비밀에는 비밀 번호가 있습니다. 그 번호 근처에만 가도 그 비밀이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움찔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늘의 비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것이 성경입니다. 성령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비밀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비밀을 확인할 수 있는 비밀 번호는 무엇일까요? 예수님! 예수님을 통해서 하늘의 모든 비밀이 우리에게 열려집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하늘의 모든 보화가 우리에게 연결됩니다. 이상한 것은 이 비밀번호는 혼자 간직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안 되는 비밀번호가 아닙니다. 널리 알려서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비밀번호입니다! 분명한 비밀번호인데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록 더 좋은 비밀번호, 예수 그리스도! 널리 전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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