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좋은 부모, 자녀들에게 신앙과 삶과 인격에 대한 모든 면에서 본이 되고, 안내자가 되고 격려자가 되고 위로자가 된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부모들이 부모노릇 제대로 못하는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자녀들을 통해서 얻는 대리만족 보다는 자녀들이 활짝 피지 못한 것 같고, 불필요한 고생을 하는 것 같아서 느끼는 대리고통이 훨씬 더 큽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따라 바르게 양육하려는 과정에서 우리의 무지와 부족함으로 가슴 아픈 일이 참 많습니다.
부자 상인의 후계자 수업(테리 펠버 저, 하윤숙 역, 생명의 말씀사, 2007)이란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탁월한 사업가이면서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을 가르치는 기업 컨설턴트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경건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사업과 신앙과 삶을 조화롭게 안내하는 멘토로서 후배 사업가에게 3년에 한 번씩 만나서 12가지 교훈을 주는 소설입니다. 원제목은 수도사와 상인의 전설입니다. 읽고 생각이 깊었습니다. 한 번 살펴보시지요.
첫째, 열심히 일하라. 하나님은 땀 흘려 일하는 자를 부유케 하신다.
둘째, 네 영혼을 먼저 부유케 하라. 물질적 풍요는 영혼의 부유함에서 비롯된다.
셋째, 가장이 되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넷째, 시련은 우리의 인격을 성숙시킨다. 시련은 더 큰 축복을 위한 준비 기간이다.
다섯째,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면 스스로 책임져라. 절대 다른 곳으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지 마라.
여섯째, 시련을 장애로 여기지 말고 디딤돌로 받아들여라.
일곱째, 하나님께 온유해라.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담대해라.
여덟째, 빚을 지지 말라. 반드시 가진 것보다 적게 써야 한다.
아홉째, 언제나 예산에 맞추어 생활하라.
열째, 친한 사이일수록 돈 거래를 멀리하라. 돈거래는 인간관계를 깨뜨리는 지름길이다.
열한째, 소득의 십일조를 가장 먼저 떼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라.
열두째, 파트너십은 강력한 힘을 지닌다.
경건한 사업가는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세계무대를 종횡무진하며 부를 창출합니다. 그리고 수도사는 하나님 앞에서 수련에 정진합니다. 그리고 수도사와 상인이 협력하여 하나님의 위대한 성전을 세워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펼쳐나갑니다. 세속에서 사람 냄새 진하게 맡으면서 하나님의 진리를 몸소 실천하는 삶이 수도원에서 기도와 묵상에 몰두하는 삶보다 못하다고 누가 말합니까? 스스로 큰 사업가인 저자는 12가지 실천사항을 통해서 후배를 가르치고 인도합니다. 마침내 수도사와 협력하는 자신의 일생의 사역을 후배에게 고스란히 물려줍니다.
상인이 하나님의 진리를 구체화하여 실천하고, 그 정리된 진리를 후배에게 장기간에 걸쳐 물려주는 것을 보면서 아비로서 내가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있는 교훈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도 잔소리를 많이 들어서 귀에 공이가 박혔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부모님의 말씀이 이렇게 되면 불행하겠지요? 부모님의 2가지 교훈, 또는 5가지 교훈이 내 가슴에 잘 박힌 못처럼 새겨져 있습니다! 이런 자녀를 둔 부모가 성공한 부모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최근에 돌아가신 아버님과 시어머님을 회상하는 중에 들었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아버님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기러기 아빠를 자처하시어 자녀들을 도시로 유학을 보내 두 아들을 서울 대학에 보내셨습니다! 별 말씀이 없으셨으나 온 몸으로, 삶으로 자식 사랑과 공부의 중요성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맏며느리로 시집오신 어머님은 시동생들을 다 뒷바라지하여 대학교육과 결혼까지 시키셨고, 나눠주기를 좋아하신 분이셨습니다. 동기간의 우애라는 것은 사랑과 희생과 봉사로 이루는 것이며, 나눠주는 삶이 가장 풍요로운 삶이라는 교훈을 남기신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무슨 말로 인생철학을 남기시기보다 삶으로 본을 보이시고 무언의 교훈을 남기신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요즘 자주 아들과 대화합니다. 사실 부자 상인의 교훈 중에 제가 아들에게 미리미리 알려주었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상인의 교훈답게 돈에 관한 교훈이 중심입니다. 제가 이 분야에 무지하고 무관심하고 또 무능했기에 아들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두려워할 것이 없다.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하시지 않느냐? 네가 너를 격려하는 자가 되지 못하면 아무도 너를 격려할 수 없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가 사고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볼 여유가 없다. 반면에 이타적인 사람은 자기를 잊고 다른 사람의 문제에 뛰어들어 희생적으로 돕는 사람이다. 꼭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할 때 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날이 온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이 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 성공이다.
어떤 교훈을 물려주어야 할까요? 우리 모두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하고 정리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줄, 나의 인격, 신앙, 그리고 비전과 삶 전체를 요약한 주옥같은 교훈 말입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