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미운 엄마 싫은 아빠

황의정 목사 0 11,188 2018.05.03 08:37

모든 부모는 자녀들을 생명같이 사랑합니다. 부모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눈물겹게 자녀를 사랑하고 아끼고 좋아합니다. 아이가 자라가는 모든 순간이 기쁨이고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부모 됨이 축복입니다. 부모 되어 성숙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더 알게 됩니다. 그래서 행복을 느낍니다.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부모의 마음과 달리 자녀들의 마음은 곱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 곁을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고, 가능하면 더 멀리 떠나고 싶어 합니다.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대학을 멀리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바로 부모님 없는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하니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이는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닙니다. 저는 지금 우리 자녀들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마냥 엄마를 좋아하고 아빠를 따르던 아이가 어느덧 자라면서 말대꾸도 하고, 반항도 하더니 점점 말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뚱해가지고 묻는 말에나 겨우 대답하고, 자기가 필요할 때만 말을 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다 그런 것이라고 넘어갑니다. 아무개하고 어울리더니 버릇이 없어졌다느니 아무아무 때문에 우리 아이가 변했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제일 사랑하고, 희생하는 사람이 엄마요 아빠라는 것을 알 나이에 불손하고 반항하는 것이 단순히 나쁜 친구의 영향일까요? 설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그렇지요. 우리가 더 강하게 더 바르게 가르치지 못해서 친구의 나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요? 내 아이는 착했는데 나쁜 친구를 만났다면 그 아이가 내 아이처럼 착한 아이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사실 이 경지에 이르도록 길러야 잘 기른 것이 아닐까요? 엄마가 미워지고 아빠가 싫어질 때에 친구가 관심꺼리를 알려주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나의 자식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원인을 제공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하면 어떨까요? 지금 저는 우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왜 부모를 싫어할까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아이들 마음에 깊은 좌절과 실망을 주고 상처를 남기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첫째, 자녀들 앞에서 다투고 싸우는 부모가 밉고 싫습니다. 자녀들은 부모님이 싸울 때 죄책감과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좌절을 느낍니다. 다 자기 때문에 부모님이 싸운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 부모님이 서로 갈등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청년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입니다. 둘째, 편애하는 부모님이 밉고 싫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시킵니다. 남보다 나아야 하고 앞서야 합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형제자매들과 옆집 아이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면 이런 비교천국에서 살아갈 저항력이 없어집니다. 편애의 수혜자도 피해자도 동일하게 사회 부적응 자가 됩니다. 셋째, 약속을 안 지키는 부모님이 밉고 싫습니다. 지킬 의도 없이 약속하는 부모, 약속해 놓고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부모에게 자녀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하고 불신하게 됩니다. 부모님을 못 믿게 된 자녀들은 신용사회에서 누구도 믿지 못하고 의심하며 방황하다가 외톨이가 되고 낙오자가 됩니다. 넷째, 때리는 부모님이 밉고 싫습니다. 화가 나서 급하게 때릴 때 아이들은 심한 모멸감과 거절감과 좌절을 느낍니다. 말로 하면 될 것을 왜 때립니까? 크면 복수하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크고 보니 그럴 수 없으니 멀리 떠나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다섯째, 큰 소리를 지르는 부모님이 밉고 싫습니다. 화가 난 목소리, 위협적인 태도, 상대방을 멸시하고 무시하는 소리로 들립니다. 그래서 작은 목소리로 자녀를 키우라!는 책도 나왔습니다. 또 부모님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큰소리로 다투는 것을 보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이 경지에 이르면 밉고 싫은 부모가 부끄러운 부모가 됩니다. 특히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은 큰소리치는 것을 딱 싫어합니다. 여섯째, 위선적인 부모님이 부끄럽습니다. 교회에서는 천사인데 집에서는 악마(?)같은 부모님이 정말 싫습니다. 혼동이 옵니다. 일곱째, 항상 명령하는 부모님이 밉고 싫습니다. 무엇이든지 부모 맘대로만 하는 것이 싫습니다. 내가 어린애인가요? 속에서 반항하고 항의합니다. 의견을 물어보고 진지하게 들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범하는 실수가 쌓여서 미운 엄마, 싫은 아빠가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변해야겠습니다. 꼭 사랑하는 자녀에게 사랑과 존경받는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아버지 하나님처럼. . .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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