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하프타임 축제

황의정 목사 0 10,841 2018.05.03 08:35

운동에서 듣던 하프타임을 신앙과 인생에 적용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창조적인 지혜요 축복입니다. 인생의 전반전을 성공지향으로 살았다면 후반전에는 의미지향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으시고 불러 구원하신 목적에 합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목적과 방향과 전략을 수정하는 하프타임은 없어서는 안 되는 시간입니다. 교회를 개척한 2004년부터 시작하여 6회를 맞이한 하프타임 특별 새벽기도회에 4분의 목사님을 강사로 모시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주옥같은 말씀들이 하나로 어우러져서 큰 선물 바구니가 되어 우리 품에 안겨졌습니다. 150여명 교인 중에 92명이 한 번 이상 출석하고, 그 중 39명이 개근하고, 6일 동안에 총 358명이 참여하였습니다. 개근생 중에는 Youth Group의 6명이 있었습니다. 

월요일의 김광수 목사님은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갈 힘으로 하나님을 소개하셨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다!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목자의 심장 박동소리가 힘차게 들리는 메시지였습니다. 새 힘이 필요한 우리에게 그 근원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화요일의 윤석형 목사님은 스스로 생각해도 떳떳하지 못한 삶을 살던 삭개오가 뽕나무에 올라가 예수님을 만남으로 인생의 하프타임을 통과하는 멋진 변화를 소개하면서 이민자의 일그러진 자화상에 한 줄기 희망과 빛을 보여주셨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부끄러운 삭개오의 모습과 스스로 그의 집에 머물겠다고 하시는 예수님을 모시고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고, 토색한 것을 4배나 갚고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에게 나눠주겠다고 하는 장면이 그림처럼 그려질 때 눈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그래, 예수님을 만남이 진정한 인생의 하프타임이지! 예수님께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말씀이 마쳤을 때에 얼마나 서운하던지요. 너무 짧아서요.

목요일의 최춘호 목사님은 멤버십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로서의 우리의 아름다움과 지체(멤버)에서 잘렸을 때(dismember)의 추함과 비극이 대비될 때에 그렇게 생생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멤버가 되어(re-member) 하나님의 가족으로 살 것을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온 천하를 다니신 목사님의 20년 선교 사역에서 나오는 여유가 배경에 있어서 참 푸근하고 좋았습니다. 금요일의 조종건 목사님은 강펀치를 한 방 먹이셨습니다. 아담의 죄로 부담스럽게 변해버린 하나님과의 관계를 하나님께서 스스로 찾아오셔서 아브라함과 부담없는 관계로 만드셨습니다. 그 결과 100세에 낳은 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부담스런 헌신도 거뜬히 감당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인생의 후반전은 독자라도 주께서 쓰시겠다고 하실 때에 기꺼이 드릴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함을 호소하실 때, 제대할 때에 사글세방 얻을 보증금으로 모아 놓은 100만원을 바치는 헌신을 말씀하시며 삶을 나눠주실 때,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나를 위해 독생자를 주셨는데 내가 주님께 무엇을 아깝다고 하겠습니까? 주여, 무엇을 원하시나이까? 

저는 7월 초하루(월삭) 예배와 마지막 날 단에 섰습니다. 인생의 비극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을 점검하고 고향 땅으로 돌아오는 나오미는 실패로 말미암아 강제로 겪는 하프타임에서 성공한 사람이었습니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시어머니와 함께 하나님의 백성과 하나님의 백성의 땅으로 온 룻도 역시 청상과부가 되어 겪은 하프타임에서 멋진 승리자가 되었고, 그 보상으로 예수님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실패와 좌절과 절망에서 찾아오는 하프타임과 달리 엘리야는 성공의 절정에서 과로로 인한 도피의 하프타임을 맞이하였습니다. 일 중심, 성공 지향, 휴식이 없이 몰아붙이는 불도저 인생은 성공의 정점에서 탈진(burn out)되어 도피와 죽음을 구하는 나락에 떨어집니다. 하지만 주님은 깊은 잠을 재워주시고, 먹이시고 마시우심으로 그를 회복시켜주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만나주십니다. 거기서 독불장군식의 삶과 투쟁일변도의 삶에서 사람을 세워 동역하는 삶으로 전략을 바꾸게 됩니다. 

저는 하나님이 좋아요! 예수님이 좋고, 성령님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부끄러운 삶을 사는 삭개오에게도, 물질적이고 세상적으로 살다가 쫄딱 망하고 패가망신하게 된 나오미와 외국인과 결혼도 불사하며 인생의 행복을 추구하던 맹렬여성 룻에게도, 주님을 위해서 투쟁일변도의 불같은 열정의 삶에서 죽음을 구하는 나락에 떨어진 엘리야에게도 하나님은 은혜로 다가오셨습니다. 인간이 절망하는 순간이 하나님의 희망의 꽃이 피는 순간이 됩니다. 그 회한과 고통과 절망, 그리고 더없이 불편한 시간이 우리 인생에 찾아오는 하프타임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둠 가운데에서 베푸시는 과외수업이 하프타임입니다. 

혹시 이런 생각이 드시지 않습니까?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이대로 살다가 죽으면 후회는 없을 것인가? 지금까지 내가 추구하는 인생의 목적과 목표는 바른 것인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전략)은 과연 정당하고 효과적인가? 머지않아 주님 앞에 서는 날 나는 주님 얼굴 뵈옵기가 즐거울까 부끄러울까? 부지런히 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올 때에 왠지 허전하고 불안한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은 정말 나의 사랑을 이해하고 있는가? 지칠 줄 모르고 달려온 삶인데 왜 갑자기 시큰둥해지는가? 왜 에너지가 자꾸만 고갈되고, 알 수 없는 목마름이 찾아오는가? 이게 아닌데! 이렇게 살자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과연 천국이 있고 지옥이 있을까? 내가 죽으면 몇 사람이나 울어줄까? 왜 교회에는 밝히 웃는 얼굴들이 많은가? 저들은 인생의 고뇌와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귓전에 흘려듣던 설교가 요즘 솔깃해지는 것이 좀 이상하게 여겨집니까? 이런 생각이 드신다면 하프타임에 들어간 징조입니다. 주님을 새롭게 신선하게 만날 준비를 하시지요. 목적과 방향과 속도와 전략을 바꿀 준비를 하시지요. 하프타임의 축복이 문전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시는 증거입니다! 후반전에 더 강한 자가 될 것입니다! 오직 은혜로!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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