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모든 종교는 다 똑같은 것인가?

황의정 목사 0 10,414 2018.05.03 08:33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즈음하여- 

세상에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낯선 것이 죽음입니다.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모르는 자가 없지만 아무도 기쁘게 맞이하지 못하는 것이 죽음입니다. 고 노무현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와 국민장을 지켜보면서 숙연한 마음으로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상업고등학교를 나왔지만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판사를 포기하고 인권변호사가 되었다가 국회의원이 되고,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어 5년 임기를 마치고 귀향한 가장 성공한 정치인 중의 한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퇴임 후의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달리하셨으니 그 갑작스러움에 온 국민이 놀라고 당황하고 힘들어하고, 전국을 휩쓰는 애도의 물결 속에 한 줌의 재로 변해버렸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았으면서도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셨습니다. 인생무상(人生無常)함을 절로 생각하게 됩니다.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우실 미망인 권양숙 여사와 자제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기원합니다. 

목사인 제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고인이 예수님을 모르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천주교 신부님에게 영세를 받으셨지만 전혀 천주교 신앙생활을 하신 적이 없고, 오히려 보모님의 위패를 사저가 있는 봉하 마을의 사찰에 모셨고, 고인의 유골도 그 곳에 임시봉안하고 불교의식을 따라 49제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땅에서의 삶은 영욕이 점철된 가운데 마감을 하였지만 금생(今生)과 비교되지 않는 영원을 어디에서 보내시게 될까요? 국민장이라 불교, 기독교, 천주교, 도교 순서로 장례 절차가 있었습니다. 각 종교별로 사자의 운명에 대한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장례에 임하는 태도와 절차가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모든 종교는 다 똑같다고 믿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생과 사에 대하여 각 종교의 가르침이 다릅니다. 

우선 불교는 윤회(輪廻)를 믿습니다. 중생(衆生, 사람들)이 성도수업(聖道修業)의 결과, 해탈(解脫)을 얻을 때까지 그의 영혼이 육체와 함께 다른 생을 받아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생사(生死)를 반복한다는 교리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49일만에 염라대왕 앞에 이르러서 판결을 받아 다음 생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49제를 드려 사자의 가는 길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불교에는 천국도 없고, 지옥도 없습니다. 인도환생(人道還生), 즉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가장 큰 복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야만 궁극적인 목표, 윤회의 쳇바퀴에서 영원히 벗어나 부처가 되는 해탈을 달성할 수 있으니까요. 육식을 금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모든 생명체는 인간의 생명과 윤회로 연결되어 있거든요. 

천주교는 연옥을 믿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천국과 지옥에 갑니다. 그러나 신자들은 연옥에 가서 다 씻지 못한 죄를 씻도록 고통을 당한 뒤에 천국에 갑니다. 그 연옥에서의 세월이 수천 년이 되니 면죄부를 사서라도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지요. 천주교의 교리에 의하면 지금도 교황은 언제든지 원하면 면죄부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면죄부가 성경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일어선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에 있었던 로마 천주교회의 종교회의에서 교황의 면죄부 발행권을 재확인했습니다. 천주교인의 장례식에 가면 성자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성자 000여, 망자(죽은 자)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기도를 참 많이 합니다. 성자들의 공로를 힘입어서 연옥에서의 시간 단축을 기원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불교와 천주교에서는 장례 의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죽은 자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의식이 장엄하고 길고, 산 자의 기원이 간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독교는 장례식에서 죽은 자의 운명을 위해서는 기도하지 않습니다. 돌아가신 분의 삶과 남긴 교훈을 기리면서 살아있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을 본받아 살아있는 유족들과 조문객들이 삶의 자세를 가다듬고 새롭게 각오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집행합니다. 믿음 안에서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천국에서 다시 만날 기약을 확인하게 되고, 믿음으로 구원을 얻어 천국에 가신 것을 최고의 성공으로 기립니다. 예수님을 믿고 죽은 사람은 천국으로, 믿지 않고 죽은 사람은 지옥으로 갑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히9:27)고 하셨습니다. 너무 투박하고 무례하게 들리지만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전도자의 외침은 성경적입니다. 기독교 문화권인 서구에서 제사를 잘 지내지 않는 것도 이런 연유입니다. 살아서 예수님을 믿어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가운데 살다가 하나님 나라에 가는 것입니다. 죽은 뒤에는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자를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생명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타락한 인생을 구원하는 방법으로 정하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믿는 자를 구원하시고, 믿지 않는 자는 영벌에 처하기로 결정하셨기 때문입니다. 전국을 휩쓰는 애도의 물결 속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간절함을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우리 교회 어느 집사님께서 분향소를 다녀오시고 우시는 모습에 아들이 놀란 모양입니다. 우리 아버지 우시는 것 처음 봤어요! 합니다. 그래서 건국 이후 최대의 조문인파를 보면서 더욱 마음이 아프고 허전한 것입니다. 

빈부귀천(貧富貴賤), 남녀노유(男女老幼), 배운 자 못 배운 자의 죽음이 다 안타깝지요. 살아있을 때에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살아계실 때에 전도해야 합니다. 모든 종교가 다 똑같은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요14:6), 예수님으로 말미암아서만 구원을 얻고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참 진리입니다. 예수님을 잘 믿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 자체가 인생 최고의 행복이요 최대의 성공입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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