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어머니

황의정 목사 0 10,413 2018.05.03 08:31

어머니! 신비입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편안하게 합니다. 나를 꾸임 없는 내가 되도록 합니다. 나를 가장 자신감 있게 만드는 말입니다. 어머니 앞에서는 부끄럽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고 교만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를 낳으셨고 기르셨고 누구보다도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나의 불안을 온통 떠맡고 내게는 평안을 주십니다. 나의 교만을 고스란히 받으시고 나로 당당하게 만드십니다. 나의 허물은 몽땅 어머니의 허물이기에 나를 순결한 사람이 되게 합니다. 어머니 앞에서 나는 나였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나는 이미 성공자였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나는 항상 위대하였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나는 항상 지혜자였습니다. 어머니가 계셔서 나는 세상보다 컸습니다. 능히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으로 충만했습니다. 내가 그런 것이 아니고 어머니가 나를 그렇게 만드셨습니다. 어머니는 나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드셨습니다. 

어머니! 신비입니다. 어머니가 안 계신 곳에서 나는 가장 추웠습니다. 어머니 안 계실 때 나는 자꾸 딴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불안했고, 부끄러웠고, 겸손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안 계신 곳에서 나는 행복을 잘 몰랐습니다. 자신감도 줄어들고 왠지 실수하게 되고 스스로 보기에 추하고 못난 사내였습니다. 내가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머니가 안 계실 때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없이는 안 되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그립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신비입니다. 나보다 못 배우셨습니다. 나보다 좁은 세상에서 사셨습니다. 나보다 훨씬 키도 작고 몸집도 작고 목소리도 작으셨습니다. 나보다 연약하신 분이셨습니다. 어머니를 속으로 진짜 속으로만 업신여기기도 하였습니다. 어머니처럼은 안 살 거야!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습니다. 주야로 철야기도하시면서 우시는 모습에 나는 저렇게 믿지 않을 거라고 다짐(?)도 했습니다. 내 안에서 세월과 함께 작아지시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 신비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가 나보다 훨씬 크신 분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나는 어머니를 품어드리지 못했음을 알았습니다. 항상 어머니가 더 큰 나를 품고 계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머니를 가난하게만 해드렸는데 어머닌 언제나 나를 부요하게 하셨습니다. 심지어 생활비를 정기적으로 드릴 때조차도 내가 부요하게 됨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나에게 졸업장으로도 얻지 못한 지혜를 심어주셨습니다. 세상에서 맛보기 어려운 사랑으로 나를 목욕시키시고 그 안에서 헤엄치게 하셨습니다. 병원에서 치유 받지 못할 상처를 때로는 젖은 때로는 따뜻한 눈길로 나를 고치셨습니다. 간단한 말 한마디로 나를 박사보다 박사같이 만드셨습니다. 매일 사우나를 해도 씻겨지지 않던 나의 추함을 어머니의 눈물 한 방울로 정결하게 하셨습니다. 좁은 세상에 사셨으면서도 나에게 세계를 보고 품고 경영하고픈 꿈과 배짱을 심어 주셨습니다. 

어머니! 신비입니다. 멀리서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소생합니다. 어머니는 나의 부족함을 깨닫게 하십니다. 겸손하게 하십니다. 외롭지 않게, 불안하지 않게, 무례하지 않게, 거칠지 않게, 서둘지 않게 신비한 힘을 주십니다. 어머니를 자주 생각하는 만큼 나는 정결해지고 겸손해지고 평안해지고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됩니다. 어머니는 지금 제 안에 계십니다. 저와 함께 계십니다. 아무 말씀이 없으시나 평생에 듣던 자상하신 눈길과 체온으로 그리고 익숙한 표정으로 말씀하십니다. 어머니! 마음으로 부르면서 그립다고 느끼면 어머니는 더 밝게 웃으시고, 더 편안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십니다. 

어머니! 신비입니다. 어머니를 주신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심을 믿게 됩니다. 어머니로 하여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어머니를 보면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어머니로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체온, 어머니의 눈길, 어머니의 손길, 어머니의 가슴, 어머니의 목소리는 몽땅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을 보지 못했어도 어머니를 보면서 하나님 안에서 산 것입니다. 이제 깨달으며 하나님 곁에 가신 어머니를 기뻐합니다. 

어머니! 신비입니다. 나도 어머니로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 같은 어머니가 되고 싶고, 그렇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나 덕에 자녀들과 성도들이 하나님을 알고 믿고 섬기기 원합니다. 어머니로 자라가며 어머니를 불러봅니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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