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마음의 상처를 보는 눈

황의정 목사 0 11,383 2018.05.03 08:29

내적치유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역입니다. 살면서 받은 마음의 상처는 사건으로, 그림으로, 또는 이야기로 뇌에 깊이 각인되어있습니다. 문제는 경험 속에 상한 감정이 함께 기억이 되어있어서 비슷한 상황이 되면 그 감정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지금 겪는 사건에 맞는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숨은 감정, 상한 감정의 지배를 받아 지나치게 반응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학교에서 내적치유상담을 강의중입니다. 강의 중에 제가 밀폐된 공간을 싫어하던 상처가 있었다고 간증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연필, 지우개, 칼과 동전을 주우러가자는 친구의 꾐에 넘어가 교실 마룻바닥 밑으로 바람구멍을 통하여 들어갔다가 패닉상태에 빠졌던 경험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말합니다. “교수님, 저도 그런 상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Two Door 자동차의 뒷자리는 절대로 못타며 좁은 곳, 창문이 없는 곳을 싫어하여 극도로 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을 감도록 하고 주님께 여쭈었습니다. “주님, 왜 좁은 공간을 싫어하게 되었지요? 처음 상처를 받은 사건을 기억나게 해 주세요!” 그랬던 몇 가지가 생각난다고 합니다. 하나는 어려서 형제자매들이 숨바꼭질을 할 때에 이불 속에 숨었는데 밖에서 이불을 꼭 눌러 숨이 막혀 죽는 것 같았던 사건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도 그런 놀이를 하면서 답답함을 느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하나는 아빠에게 혼이 나고 벌로 다락방에 갇혀서 울고 있던 장면이었습니다. 어둡고, 좁고, 답답한 다락에 갇혔을 때에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사람들은 동일한 일에 동일하게 반응하지 못합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흔히 있는 일인데도 어떤 사람에게는 죽기보다 싫고 무서운 일이 있습니다. 이런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낙인이 찍히기 쉽습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어 기피인물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도 왜 그렇게 반응이 격하게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그런 상황을 피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성도들은 자신의 이런 아픈 상처가 대인관계에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섬기는 자신의 삶에도 문제가 됨을 압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인격 성숙도 이 상처에 걸려서 더 이상 발전이 없음으로 인하여 힘들어합니다. 기도도 많이 합니다. 어떤 때에는 자신이 밉습니다. 심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실, 성령을 체험한 사실까지도 의심하게 됩니다. 

그 신학생은 이불 속에서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현장에 예수님께서 함께 하셨음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다락방에서 무서워 떨며 울고 있을 때에도 예수님께서 안고계심을 보았습니다. 이불 속에 갇혀있는데 위에서 눌러 나올 수 없게 했던 개구쟁이 형제자매들을 용서한다고 말했습니다. 혼내고 다락에 가두어두었던 아빠도 용서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치유를 경험하게 되지요.

우리는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감탄하며 슬픔과 고통의 현장을 보면서 아파합니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를 보는 눈도 필요합니다. 겉으로 나타나는 태도와 언행만을 보고 판단하고 정죄할 것이 아닙니다. 사실 까다로운 사람일수록 상처가 많은 사람이고, 상처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죄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용납하고 도와주어 자유하도록 치유해주어야 합니다. 행동의 배후에 있는 상처를 보는 눈, 이 눈이 있나요? 주님, 마음의 상처를 보는 눈을 열어주세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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