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고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며

황의정 목사 0 11,545 2018.05.03 08:27

추모의 물결이 한반도를 적신 한 주간이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 2월 16일에 87세를 일기로 선종하셨기 때문입니다. 요즘 한국에는 존경이라는 단어가 살아있는가 싶을 만큼 위아래가 없이 함부로 말하는 때지만 연일 10만 명 이상의 애도 인파가 명동성당을 찾는다는 것은 분명 큰 지도자가 떨어졌음을 말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주교 신앙 때문에 몰락한 가문에서 옹기장이의 아들로, 그것도 유복자로 태어나 세계적인 종교지도자가 되셨으며, 47세에 세계 천주교회 최연소 추기경이 되셨습니다. 파란만장한 20세기를 사시면서 꿋꿋하게 종교지도자로, 민족의 스승으로 살아오신 분이 돌아가셨으니 멀리 이국에서도 애도와 추모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신앙적으로는 달리하는 부분이 많으나 우리 민족의 지도자 한 분을 상실한 아픔을 공감하기에는 우리 기독교 신자들도 다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다음의 시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이음선(-)

나는 한 친구의 장례식에서 설교를 하고 있는 

한 목사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는 그녀의 무덤에 쓰여 있는 날짜를 가리켰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 .

그 다음의 날짜를 말할 때 그는 울먹였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두 날짜를 이어주는 이음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음선은 그녀가 이 세상에서 살면서 보낸 

모든 시간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오직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 이음선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것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를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닙니다. 

좋은 차, 좋은 집, 그리고 현찰...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사는 가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이음선을 사용하는 가입니다. 

자 이 기다랗고 굵은 선을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 무엇인가를 바꾸고 싶지 않으세요? 

왜냐하면 그 누구도 얼마만한 시간이 남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아마도 그 이음선의 중간쯤에 와 있을 수도 있지요.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생각할 수가 있다면 

그리고 언제나 우리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 . 



화가 날 때 조금 멈추어서 절제하고 

더 많은 감사를 표현하고 

우리 삶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전에는 전혀 하지 못한 그런 사랑으로 사랑한다면. . .



이 이음선이 어쩌면 그리 오래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마음속에 늘 기억하면서 

더 많이 웃는다면. . .

당신을 위한 조사가 읽어지고 당신의 행위들이 말하여질 때 

당신이 어떻게 이 이음선을 사용하였는지에 관하여 말하여질 때 

아마도 당신은 입가에 큰 미소를 머금을 거요! 



우리 모두 앞서거니 뒤서기니 이 길을 갑니다. 모두가 가지만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하게 그 날을 맞이하지는 못합니다. 오직 그 날을 마음에 새기고, 그 날을 준비하는 사람만이 선종(善終, Finish Well, 선하게 살고 복되게 죽음)할 수 있습니다. 큰 별로 지고 작은 별도 집니다. 누구나 큰 별이 될 수는 없을지라도 누구나 아름다운 별이 될 수는 있습니다. 예수님을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잠시 생각에 잠기고, 새로운 결심을 하시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 .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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