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둘로스교회 창립5주년을 맞이하면서. . .

황의정 목사 0 11,417 2018.05.03 08:26

벌써 5주년입니다.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고 쏜 살 같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2003년 여름, 이전 목회지에서 원치 않는 사임을 하게 되면서 학위논문 마무리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심히 상한 가족들을 돌볼 여유도 없이 제 일에 파묻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최장로님과 신장로님 가족이 저희 집을 방문하셨습니다. 저는 다시 목회를 해야 하나 아니면 신학교 교수로 가야하나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최장로님 내외분은 제가 아주 멀리만 가지 않으면 저와 함께 주님을 심기겠다고 하신 터였습니다. 신장로님의 식사기도는 제게 하나님의 음성처럼 들렸습니다. 하나님, 황목사님 내외분께서 속히 교회를 개척하시어 길을 잃고 방황하는 어린 양들을 돌보시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때나 지금이나 몇몇 사람이 모여서 교회를 시작하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하지 못하신 분들을 뒤로하고 11명이 2003년 11월부터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12월말에 큰 믿음의 행보를 내디뎌 예배장소를 빌려서 예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 우리 몇 가정의 한 달 헌금 다모아도 월세도 안됐을 것입니다. 

자립하기까지 오래 걸릴 것을 예상하고 저는 자비량으로 사역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통역학원에 등록하여 법정통역사 훈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동시통역학원 원장님은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저와 함께 강의를 통역하시던 분이었고, 처음 2달 동안 예배를 드린 곳이 바로 그 통역학원 강의실이었습니다. 일주일에 3일만 일을 해도 생활비가 해결될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친구 목사님과 이런 계획을 이야기하다가 울컥 치밀어 오르면서 울고 말았습니다. 어려서 헌신한 뒤로 세상일을 하여 생활비를 벌면서 살지 않고, 오직 사역을 하면서 주시는 대로 먹고 살았는데 박사공부까지 한 뒤에 세상일로 돈벌이를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 거죠. 그 날로 동시통역사 시험 준비를 포기했습니다. 지금까지처럼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만을 섬기자는 결심을 새롭게 했습니다. 종은 살아도 주를 위하고 죽어도 주를 위하는 것이니까 주시는 대로 먹고 살기로 했습니다. 

첫 사례비로 $1,000달러를 주셨습니다. 첫 열매를 모두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집세도 안 되는 것이었지만 주님은 첫 열매를 받으시고 복을 많이 주셨습니다. 개척하고 한 번도 사례비를 밀려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점점 늘어나기도 했구요. 

5년을 돌아보면서 감사합니다. 첫째, 건강하고 행복한 교회를 만들자는 원래 비전에 동참하신 분들이 지금까지 함께 하고 계신 것이 감사합니다. 단 한 사람 반주자만이 사명을 따라 다른 교회로 가셨을 뿐입니다. 둘째,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매년 성도가 늘어갔습니다. 처음부터 시작한 선교도 꾸준히 늘었습니다. 3가정 선교사를 파송하고, 여러 선교사님들과 개척교회를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2007년 창립 3주년에 처음 선교사 파송예배를 드릴 때에는 한국에서 총회장님과 선교국장님도 참석하시어 축하해주셨습니다. 미국 성결교회 역사상 이렇게 선교사를 파송하기가 처음이라고 하면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습니다. 셋째, 성도들의 삶이 변화하는 것을 꾸준히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 우리 교회에 오실 때에는 지치고 상하고 불안한 분들도 시간이 가면서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따라 건강하게 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행복이 참 컸습니다. 

넷째, 지경을 넓혀주시기를 기도한대로 우리 교회와 저의 지경이 점점 넓어져서 감사합니다. 담임목사가, 그것도 개척교회 담임목사가 신학교 강의와 세미나를 하고, 부흥회를 인도하러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교회와 함께 저의 지경을 넓혀주시는 것을 보면서 한없이 감사합니다. 다섯째는 예배가 깊어지고 성령의 역사가 점점 강해지는 것이 감사합니다. 성령 충만한 분들이 기도에 헌신하고, 전도에 헌신하는 것이 감사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저희와 함께 하심이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교회다운 교회가 되고, 성도들은 주장하기보다 섬기는 종이 되려고 하는 창립비전에 따라 변화하고. . .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변함없이 아래로 흘러 종이 됨으로써 큰 자가 되고, 으뜸이 되기를 추구하렵니다. 예수님께서 섬기는 종이 되셔서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가 되신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발자취를 묵묵히 따라가렵니다. 둘로스 여러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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