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이상한 결혼 승낙 요청 편지

황의정 목사 0 12,444 2018.05.03 08:25

결혼은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결혼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부모님들과 형제자매들에게, 또 친구들에게도 수많은 이야기꺼리를 제공합니다. 멋진 사진첩은 두고두고 타임머신이 되어 우리를 즐겁게 해줍니다. 신부는 가장 아름답고, 신랑은 가장 의젓하지요. 가진 것이 없어도, 장래가 불투명해도 결혼하는 날에는 만사가 장미 빛입니다. 하지만 결혼식에 이르기까지는 때로 험난합니다. 반대하는 부모님도 계시고, 도망다니는 신부도 있고, 두려워하는 신랑도 있어요. 동생을 보내기 싫어하는 신부오빠도 있지요. 하지만 부모님의 승낙을 받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고비입니다. 

유행가를 보면 시대의 풍조를 읽을 수가 있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 때 누나가 읊조리던 노래가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흘러간 지 스무 해, 철없던 시절가고 이제는 시집갈 나이. . . .따뜻한 님의 품 속 사랑이 그리워, 어머니 어머니 시집 보내줘. 나도 이제 시집 갈래요! 전적으로 부모님께 의존하던 옛날입니다. 이 전 시대의 갑돌이와 갑순이는 서로 사랑했지만 부모님의 뜻을 따라 딴 데로 시집가면서 달을 보고 울었잖아요? 그 다음에는 이런 노래가 있었습니다. 그 이도 아빠처럼 좋은 사람이에요! 딸이 남자를 골라왔습니다. 엄마에게 결혼승낙을 구하는 딸의 노래입니다. 그 다음에는 촐랑대는 가수가 부르던 노래인데 저도 자주 텔레비전에서 보았습니다. 우리 이제 결혼식 올려요! 어느새 세월이 변하여 부모님은 싹 빠지고 자기들끼리 결혼식을 올리자고 노래합니다. 이제는 이런 유의 노래가 아예 없어요. 

지난 한 주간은 풀러선교대학원에서 세계선교역사 강의를 통역했습니다. 그 중에 사랑하는 사람의 아버지에게 보낸 결혼 승낙 청원 편지 한 통이 소개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당신의 따님과 결혼하고자 하여 이 편지를 드립니다. 따님께서 저와 결혼하도록 허락하신다면 내년 봄에 헤어져서 이 땅에서는 다시 따님을 볼 수 없을 수 있습니다. 선교사 생활의 고난과 고통, 바다에서의 위험, 인도 남부 지역 기후의 치명적인 영향에 노출되는 것, 모든 것이 부족하고 많은 고난을 당하게 되는 것, 지위는 격하되고, 모독과 핍박과 또는 격렬한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 등 이 모든 것에 따님을 내어주기로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이에 동의하실 수 있으신지요? 

따님과 아버님을 위해서 천국의 집을 떠나 이 땅에 오시고, 또 죽으신 주 예수님을 위하여, 죽어가고 있는 불멸의 영혼을 소유한 사람들을 위하여, 그리고 시온의 영광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 모든 것에 동의하시고 허락하시겠습니까?

당신은 곧 영광스러운 세상에서, 의의 면류관을 쓰고, 따님을 통하여 영원한 형벌과 저주에서 구원받은 이방인들이 주님께 드리는 찬양과 갈채 속에서 따님을 다시 만날 소망 중에 이 모든 것을 동의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어느 아버지가 이런 편지를 받고 딸을 보내겠습니까? 하지만 John Hasseltine은 딸 Nancy를 아도니람 저드슨이라는 젊은이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도니람과 낸시 저드슨은 미국 침례교회가 보낸 최초의 선교사가 되어 버마(현재의 미얀마)에서 영웅적인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당한 고난은 아도니람의 편지에서 미리 예고한 것보다 훨씬 무섭고 컸습니다. 낸시선교사님은 3자녀를 낳으셨는데 모두 일찍 죽었습니다. 하나는 낳다가 죽고, 둘째는 2살 반에, 셋째는 2살에 죽었고, 사모님도 돌아가셨습니다. 저드슨 선교사님의 두번째 사모님은 여덟 자녀를 낳아서 2자녀가 죽고 6명이 살았는데 사모님이 또 돌아가셨습니다. 2명의 아내와 5명의 자녀를 버마에 묻으면서 선교하셨지요. 

2천년 선교 역사에 수많은 선교사님들과 그 가족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난과 수고, 그리고 목숨을 바쳤습니다. 한국에도 선교사 묘지가 있습니다. 애초에 어려서 죽은 선교사님 자녀를 위해서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일까요? 무엇을 위해서 살지요? 왜 살지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는 삶에서 과감하게 탈출하고, 우리를 위해서 채찍과 능욕과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부활하신 예수님을 위해서 살고, 예수님 모르는 사람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려는 열망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 하나님 앞에 서는 날 가장 큰 상을 받을 일, 예수님을 가장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을 위해서 살아야겠습니다. 그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그 길 밖에는 달리 보답할 길이 없으니까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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