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성령으로 기도하는 어린이

황의정 목사 0 10,928 2018.05.03 08:25

기도는 하나님과 가장 친밀하게 교제하는 수단입니다. 흔히 하나님과의 대화라 하고 또 영혼의 호흡이라고 합니다. 만일 기도가 호흡이라면 살아있는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것입니다. 호흡이 중단되면 곧 죽음이니까요. 아기가 태어나면 숨쉬기부터 시작합니다. 갓난아이가 울지 않으면 산파는 아기를 거꾸로 들고 엉덩이를 철썩 때려서 울게 만듭니다. 큰 소리로 세상에 태어난 소식을 알리면서 죽을 때까지 지속될 호흡이 시작된 것입니다. 

만일에 기도가 호흡이라면 성인들, 신앙이 훌륭하고, 열정적인 영성을 가진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은 지 몇 달, 몇 년이 지나고, 신앙 훈련을 어느 정도 받은 사람들만이 기도를 한다는 식의 생각은 큰 잘 못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가 숨쉬기를 시작함같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순간부터 기도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가족 양육을 할 때에도 구원의 확신을 가르친 다음에 곧장 기도응답의 확신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지난 주간에 충남 서산성결교회에서 치유집회를 인도하였습니다. 1시간-1시간 30분 정도 말씀을 전한 뒤에 1시간에서 2시간까지 기도하였습니다. 담임목사님과 원로목사님께서 워낙 성령 충만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온 교회가 뜨거웠습니다. 당연히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안수기도를 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중고등학생들이 성령 안에서 불같이 울부짖는 기도를 드리는 것도 저를 놀라게 하지 못하지요. 2007년 5월에 이기용목사님께서 우리 교회 부흥회를 인도하실 때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따님이 와서 무릎을 딱 꿇고 두 주먹 불끈 쥐고 힘차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으니까요. 그런데 통성기도가 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 개별적으로 안수기도를 받기 위하여 강단 앞으로 나와서 무릎을 꿇고, 동일한 자세와 열정으로, 성령에 취하여 기도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5살에서 12살 정도의 어린이들이 그 늦은 시간까지 부모님들과 함께 긴긴 설교를 다 듣고, 그 긴 시간 함께 기도한 뒤에 또 안수기도를 받겠다고 앞으로 달려 나왔으니까요. 고사리 같은 손가락을 불끈 쥔 조막손에는 힘이 넘쳤습니다. 눈을 꼭 감고 성령의 새 술에 취하여 온 몸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도 경이로워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살며시 머리에 손을 얹자 더욱 거세게 몸을 흔들면서 방언을 하기 시작합니다. 감동이었습니다. 안수기도를 하면서 어느새 저는 엉뚱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우리 둘로스의 어린이들에게도 이와 같은 기도의 영성을 부어주세요! 

현대인의 큰 실수 중에 하나는 어린이를 너무 어리게 취급하는 것입니다. 초등학생들만이 아니라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까지도 제대로 인격적인 대우를 안 하는 성향이 짙어가도 있습니다. 어린애 취급을 당하면서 너무 긴긴 세월을 살기 때문에 건강하고 책임 있는 성인으로 자라지 못합니다. 이것도 어려서 안 되고, 저것도 어려서 안 되고. . .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일일이 명령과 지시만 하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 지나치게 주도적인 부모가 많습니다. 당장은 말썽을 피우지 않고 순종하는 착한 아이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제약가운데서 온실의 화초같이 취급을 당하기 때문에 유약하고 무능한 사람으로 자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이날을 세우신 방정환 선생님은 늙은이, 젊은이와 마찬가지고 한 인격체로 대우하기 위하여 어린이라는 말을 만드셨습니다. 

사무엘은 어린 나이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엘리 제사장의 가문에 대한 무서운 심판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삼상3장). 이 때 사무엘은 12세 정도였을 것으로 봅니다. 예수님도 12살 때에 성전에서 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토론하면서 성경 박사님들을 놀라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어린 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못 들어간다고 하시고, 어린 아이같이 자기를 낮추는 자가 천국에서는 큰 자다라고 하시고, 심지어는 어린 아이를 영접하는 자는 곧 나를 영접함이라(마18:1-5)고 하셨습니다. 우리 자녀들을 기도하는 사람으로 양육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이 솔선하여 모범을 보이면서 함께 하나님의 보좌 앞에 나아가는 거룩하고 위대한 신앙인으로 길러야겠습니다. 성령으로 기도하는 둘로스 어린이로. . . 주의 대적을 인하여 어린 아이와 젖먹이의 입으로 말미암아 권능을 세우심이여 이는 원수와 보수자로 잠잠케 하려 하심이니이다(시 8:2).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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