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은근(慇懃)과 끈기가 상을 얻습니다!

황의정 목사 0 13,447 2018.05.03 08:23

연말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쓸쓸한 맘이 듭니다. 당당하게 목표를 세웠던 것들을 제대로 성취하지 못한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제일 후회가 되는 것은 끈기 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한 점입니다. 큰 소리 치고 나팔을 불어 여기저기 알려놓고도 뱀 꼬리처럼 감춰버렸거든요. 혼자 부끄럽습니다.

최근에 늘 듣던 이야기가 구체적인 연구 통계로 발표된 것이 있습니다. 한인학생들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콜럼비아, 등 아이비리그 대학과 서부 명문 스탠포드, UC 버클리 등에서 중퇴율이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김승기씨의 박사학위 논문에 의하면 1.5세, 2세 한인학생 중퇴율이 44%에 이릅니다. 평균 중퇴율 34%보다 10%나 높습니다. 유태계 12.5%, 인도계 21.5%, 중국계 25%보다 높습니다. 왜 이렇게 될까요? 비록 일류대학 입학생만의 일일까요? 아니면 보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김박사의 이론은 이렇습니다. 보통 미국 아이들은 놀이와 공부를 반반으로 하는데 한국 아이들은 75% 이상을 공부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막상 좋은 학교에 들어갔어도 학교생활 적응에 실패하게 됩니다. 공부만 강요하는 한인 학부모들의 교육관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녀들을 어릴 때부터 충분히 놀게 하면서도 자발적으로 공부습관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모들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너무도 아쉬웠습니다. 어떻게 들어간 학교인데 절반이나 포기하다니요. 위대한 성취에서 추락하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얼마나 낙심하게 될까요? 

무슨 일이든 자발적으로 하고, 즐겁게 하고, 목표를 넉넉히 달성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나가면 어려움이 다가와도 인내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심전력하여야 겨우 도달할 정도의 높은 목표라면 도달했을 때에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훌륭하고 위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소위 뒷심이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을 당할 때에 견딜 수 있는 맷집이 좋아야 합니다. 적당한 목표를 세우고 짬짬이 작은 고지에 오를 때마다, 그러니까 작은 승리를 얻을 때마다 축제를 할 수 있어야 또 다음의 고지에 오를 수 있도록 숨을 고르고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기도는 어떨까요? 비유이지만 의미가 심장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천국 창고에는 우리에게 전달되지 못한 수많은 기도응답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기도하였으면 우리 손에 들려졌을 어마어마한 하나님의 선물들이 기도가 중도에 포기되는 바람에 천국 창고에 쌓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닮은 것이 아버지의 마음일 것입니다. 어떤 아빠는 아이에게 너무 쉽게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어느 정도나 원하는지 알아도 볼 겸 또 끈기 있게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을 관철하는 습관도 길러줄 겸해서 무엇을 사 달라고 하면 몇 번까지 요구하면 들어주려고 숫자를 정해놓았답니다. 자전거를 사 달라고 하면 아빠는 어느 자전거, 얼마짜리, 그리고 어느 가게에서 언제 사 줄 것인지를 계획합니다. 그런데 아들은 꼭 한두 번만 더 구하면 되는데 포기하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몹시 서운해 하였습니다. 안타까워했습니다.

너무도 높은 목표를 세워서 고지에 오른 뒤에 추락하는 것이나 너무도 쉽게 포기하는 것이나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예수님은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인하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않으시고 십자가를 참으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다고 성경이 증거합니다(히12:2). 인내는 성령의 열매입니다(갈5:22). 인내는 사랑의 특성이기도 합니다(고전13:4). 인내 없이 맺어질 열매가 있을까요? 농사에서도, 장사에서도, 자식 농사에서도, 또 신앙생활에서도, 사랑에서도. . . 

한 해를 마감하면서, 또 새 해를 내다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깁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성숙할까? 신앙, 인격, 관계, 경제 . . . 우리 가정을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볼까? 우리 교회를 어떻게 섬길까? 목표를 세우는 것은 너무도 중요합니다. 목표를 세우지 않는 것은 실패하기를 목표로 삼는 것과 통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은근과 끈기로 마침내 성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은근과 끈기에는 큰 상이 따릅니다. 내년 이 맘 때에는 후회보다 감사의 축제만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제게도 여러분에게. . .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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