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후회(後悔)없이는 못 살아!

황의정 목사 0 10,160 2018.05.03 07:42

후회 없는 인생! 청소년 시절에 다짐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보니 후회가 없는 인생이란 환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완전한 인생을 살지도 못하고, 또 사람이란 항상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이 발전과 진보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찌 후회로부터 자유 할 수가 있을까요? 바른 성찰에서 바른 후회를 할 수 있고, 바른 후회에서 성숙한 삶으로의 개선과 발전이 오지요. 

언젠가 라디오에서 독자 편지를 들었습니다. 유학생들이 연애하여 결혼날짜를 잡고 한국에서 부모님들이 다 오셨습니다. 결혼식 날 아침에 신부가 증발해버렸습니다. 10년이 지난 어느 날 노총각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두 사람은 그제야 결혼을 했습니다. 아기를 낳고 살면서 왜 도망갔었는지를 고백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남자 10명은 사귀어보고 결혼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아서. . . 그 동안 10명과 교제를 해보았답니다. 이렇게 살면 과연 후회 없는 삶일까요?

은퇴를 한 3년 남겨두신 훌륭하신 목사님께서 3가지 후회를 말씀하십니다. 첫째는 사역을 중시하면서 가정을 소홀히 한 것, 둘째는 현장의 일을 중시하면서 공부를 소홀히 한 것, 셋째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잘 분별하지 못하고 열심만 낸 것입니다. 이 목사님은 빈민 선교를 할 때에 자녀들이 영양실조에 걸렸습니다. 내로라하는 부잣집 따님이셨던 사모님은 아이들 굶겨죽이겠다고 하시면서 잡아끄는 친정어머님의 손을 뿌리치지 못하고 따라나섰다가 이혼이 되었습니다. 수년 동안 부인과 아이들을 찾다가 재혼하였으니 각자의 갈 길로 가자는 엽서를 받고 목사님도 재혼을 하셨습니다. 목회자들에게 말씀하시면서 하나님의 뜻보다 더 열심히 일만 하고, 가정을 돌보지 못한 것을 뼈아픈 아픔으로 고백하시던 것을 들었던 기억이 새롭게 되살아났습니다. 가정을 소홀히 한 것! 가장들은 이 점을 깊이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부인들도 때로는 직장이나 자기 발전을 위한 활동으로 인하여 가정을 소홀히 하다가 낭패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지요? 오늘, 나는 가정을 소홀히 하고 있지 않나? 어떤 점에서 소홀한가?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찬찬히 살피고 꼼꼼히 따져봅시다!

공부 소홀! 한국 사람은 공부를 참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일단 학교를 졸업하면 여간해서 공부하지 않습니다. 한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사업을 하지만 꾸준히 연구하는 자세가 매우 부족합니다. 이 목사님은 꾸준히 평생 학습자로서 책을 놓은 적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체계적으로 관심 분야를 확실하게 공부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셨습니다. 저도 매일매일 목회 일상에서 끊임없이 책을 읽고 공부하지만 역시 밀려오는 매일의 설교와 상담과 강의 등에 치여서 한 주제를 연구하지 못하여 때로는 죄책감을 느끼기까지 합니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는 것과 자기 직업 분야에 대하여 지속적인 연구로 발전해야 합니다. 잡다한 지식을 많이 쌓았어도 깊이가 없으면 천박하기 쉽습니다. 잡담에는 능하지만 똑 부러지게 한 가지에 전문가가 되지 못하지요. 이제라도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열심히 일했으나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지혜가 많으신 어른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급한 일의 횡포에 휘둘려 막상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함으로써 열심히 살았으나 속빈 강정처럼 내실이 부족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지요. 가장 흔한 예로 오는 전화를 받는 것은 급한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과의 일대일의 친밀한 교제를 갖는 일,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일은 중요한 일입니다. 예배 시간에, 기도 시간에 전화벨이 울리면 이 급한 일의 횡포에 기도를 중단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매일 자질구레한 일들을 다 하고 나서 남는 시간에 중요한 일을 하려고 합니다. 좋은 시간을 사소한 일과 급한 일에 할애하고, 막상 자투리 시간으로 큰 일, 중요한 일을 하려고 하니 열심히 살았으나 하찮은 삶이 되는 것이지요. 

이 목사님은 사실 평범한 사람이 도저히 따라가기 힘든 사역을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펼치시는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가지 후회를 말씀하시면서 자신을 채찍질하시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도전, 하나님께서 부르신 거룩한 삶으로, 사명 완수를 향하여, 나를 용서해주시고 구원해주신 예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하여 오늘도 후회를 하는 것입니다. 바른 후회! 꼭 우리가 누려야 할 복입니다. 후회 없이는 못삽니다. 어차피 할 후회라면 현자(賢者) 목사님처럼 바른 후회를 하시기를 축복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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