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자연미와 인공미

황의정 목사 0 10,292 2018.05.03 07:41

자연미(自然美)와 인공미(人工美)

어느 집사님께서 쌍꺼풀 수술을 하셨습니다. 제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까 옆에 계신 집사님께서 얼른 한 마디 하십니다. 여인이 예뻐지려는 것은 무죄랍니다! 맞습니다. 여인만입니까? 남자도 멋있어지기 위하여 노력하는 때를 살고 있습니다. 남성도 성형수술하고, 유행을 타잖아요. 우리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의 근본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아름다우신 분이시고, 아름다움을 추구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먹고 살기에 바빠서 여유가 없는 사람이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것이 세상의 아름다움입니다. 이제 한국이 먹고 사는 일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면서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전 세계 가는 곳곳마다 어설픈 한국말을 하는 장사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납니다. 

선교사님들을 모시고 라스 베이가스와 그랜드 캐년을 다녀왔습니다. 황무지에 세운 도박의 도시는 전략적 이미지 개선으로 가족관광 명소로, 국제회의장으로 탈바꿈을 하고 있습니다. 현란한 분수 쑈, 실내에 만들어 놓은 꽃동산, 1년 365일 동안 변화없는 푸른 인공 하늘, 호텔 건물 하나하나가 위대한 예술품입니다.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공간과 건축비에 구애받지 않고 건축가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한 명품들입니다. 도박을 하지 않아도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그 중에 LG 전자에서 만들었다는 1,450만개의 전구로 만든 천정의 전자 쑈는 장관이었습니다. 황무지에 핀 장미 꽃 같이 인간의 손으로 만든 최첨단 기구로 전 세계 사람을 끌어 모으는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현대의 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인공미의 극치라고 하겠습니다.

하룻밤을 자고 그랜드 케년에 도착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것 모르듯이 올라가서 해발 7,000 ft에 이르니 갑자기 나타나는 그랜드 캐년! 수천수만 년 물길에 쓸려 내려가서 만들어진 모습이 장관입니다. 또 아슬아슬한 절벽인데도 안전장치가 극히 제한되어있었습니다. 위험천만한데도 왜 이렇게 안전에 소홀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사람의 손길을 최대한 절제하는 것이지요. 

라스 베이가스와 그랜드 캐년을 비교해보았습니다. 한 마디로 인공미와 자연미의 대조였습니다. 라스 베이가스는 모든 것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최첨단의 기술을 활용하여 자꾸자꾸 변화를 추구합니다. 더 화려하고, 더 크고, 더 빠르게 만들어갑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도태됩니다. 자극적인 인공미는 시선을 오래 끌지 못하고 곧 실증이 납니다. 그 속에 있으면 늙어가는 사람의 모습이 한 없이 초라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자연보다 인공이 더 위대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랜드 캐년은 자연미를 그대로 보존하려고 최대한 손을 안 대려고 하였습니다. 사람이 손을 댄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조심스럽습니다. 더 큰 손(하나님의 손)이 만들어 놓은 것에 사람이 손을 댄다는 것이 두렵고 떨리는 일이지요. 변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모습 그 대로 보존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입니다. 태고의 자태를 보면서 늙고 연약해 보여도 험한 세파를 견딘 노인들의 모습과 조화를 이루어 경건해 보입니다. 위대해 보입니다. 

타고난 성품과 은사는 자연미입니다. 근본이 사랑이신 하나님은 우리를 아름답게 지으셨습니다. 우리의 본성은 아담과 하와의 타락으로 더럽혀지고 왜곡되었지만 원래는 참 아름답게 지어졌습니다. 마음이 청결한 사람은 하나님을 뵐 수 있는 복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자연 속에서, 사람 안에서 선(善)을 보고, 진(眞)을 보고, 미(美)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진선미(眞善美)이시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못나고 악하고 낙오된 사람도 그 근본은 아름다운 법입니다. 하지만 이 자연미만으로 사람구실하기 어렵지요. 그래서 말씀과 기도와 훈련을 통한 성장과 성숙을 도모합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야생마 길들이기 하듯 훈련을 받습니다. 교육을 받습니다. 경건한 부모님과 교회를 통해서 영적 수련을 쌓아갑니다. 인공미를 가미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이렇게 자연미의 바탕 위에 인공미를 가미하여 참 조화로운 인간이 되어 갑니다. 자연미나 인공미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적당한 균형과 조화가 필수입니다. 타고난 성품이 선해도 훈련이 있어야 되고, 어그러지고 되바라졌던 사람도 훈련으로 새사람이 됩니다. 인공의 라스 베이가스와 자연의 그랜드 캐년은 우열(愚劣)의 문제가 아니라 조화의 문제입니다. 적어도 사람에게는 그렇습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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