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주유소와 부흥회

황의정 목사 0 10,054 2018.05.03 07:40

습관이 무섭습니다. 같은 일을 같은 방법으로 일정 기간 이상 반복을 하면 습관이 됩니다.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행하다가 습관이 되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좋은 것은 습관이 되지 않고 나쁜 것이 쉽게 습관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좋은 습관이란 없다는 말을 자주하였습니다. 일찍 일어나기, 정한 시간에 성경 읽고 기도하기(QT하기), 장점을 보고 칭찬하기,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기 등은 참 좋은 습관입니다. 침 뱉기, 담배꽁초 버리기, 남 흉보고 험담하기, 만사를 비관적으로 해석하기, 심지어 술, 담배, 마약, 도박이 습관이 되면 중독이 되지요. 조심할 일입니다.

저는 30년 전 군대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운전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자동차 점검표를 가지고 20여 가지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휘발유를 가득 채워야 차를 끌고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자동차에 주유할 때면 항상 가득 채워야 맘이 놓입니다. 돈이 없어서 조금만 넣는 흑인들이나 히스패닉을 보면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습니다. 또 차에서 조금만 소리가 나고 이상해도 지나칠 정도로 수리를 합니다. 중고차를 타는 사람은 좀 소리에 무뎌야할 텐데 저는 거기에는 인내심이 없습니다. 얄팍한 주머니 사정 때문에 그렇지 안전을 위해서는 아주 좋은 습관이지요. 

요즘 부흥회를 준비하면서 주유소와 부흥회가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동차가 아무리 좋아도 Gas가 떨어지면 서야합니다. 기름이 얼마 안 남았을 때에는 주유소를 열심히 찾습니다. 연료통 가득히 Gas를 채운 다음에 흐뭇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고 돌아 나올 때의 그 뿌듯함이란 꼭 부자가 된 느낌입니다. 자동차는 달리는 순간부터 Gas를 소비합니다. 대부분 자동차는 한번 주유해서 보통 300마일 내외를 달리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정 거리를 달리면 다시 주유소를 필연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고속도로를 많이 달리면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고, Local 길을 많이 다니면 Gas가 더 많이 소모됩니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 성도들은 성령 충만해야 합니다. 자동차가 Gas로 충만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성도들이 세상을 살면서 이리저리 부대끼다 보면 성령이 소멸됩니다. 낙심하거나 불순종하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하여튼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는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을 하면 성령께서 소멸됩니다. 주유소를 나오는 운전자의 부자된 느낌이 점점 사라지고 불안해지듯이 성령이 소멸되면 성도는 기쁨을 상실하고, 감사가 사라지고, 불평과 불만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영적인 주유소를 찾아가야 합니다. 은혜로운 예배를 드리면 어느 정도 성령 충만을 회복합니다. 하지만 왠지 부족합니다. 만땅(Full Tank)으로 채워지지가 않습니다. 급한 대로 10달러, 20달러어치 기름을 넣은 것과 같다고 할까요? 어떤 이들은 금식도 하고 철야도 합니다. 작정기도도 합니다. 훌쩍 기도원에 갑니다. 이렇게 거룩함 몸부림을 통해서 성령 충만을 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도들은 그렇게 하는 방법을 모르기도 하고, 또 알아도 기도원으로 훌쩍 떠나서 며칠을 지낼 수 있는 형편이 못됩니다. 부흥회(성령축제)는 그래서 필요합니다. 모든 성도들이 텅텅 비어있는 성령의 탱크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부흥회는 성령주유소입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해져서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 하나님의 능력과 권세로 세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미국에 와서 얼마 안 되었을 때에 자동차로 가족 여행을 했습니다. 아리조자 피닉스에서부터 10번 Free Way를 타고 오는 길은 정말 지루했습니다. 주변이 황량하여 볼 것이 없는데다 쭉 곧게 뻗은 길은 정말로 매력 빵점이었습니다. 한 참을 오다보니까 Gas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주유소를 보자마자 들어가서 가득 채웠어야 하는데 이야기하다가 그만 한 번 두 번 주유소를 통과했습니다. 돌아가서 기름을 넣고 가자는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금방 또 있을 것이라고 우겼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Fuel Gage(연료계기판)에 불이 들어온 뒤로 얼마를 달렸는데도 주유소가 안 나오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에 차가 멈출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말도 못하고 속으로 얼마나 불안한지요? 영적으로 이런 상황에 처한 분 안계세요? 이번 성령축제는 여러분의 성령주유소가 될 것입니다. 놓치고 지나가면 또 언제 주유소가 나올지 모릅니다. 정신 차리고 성령 충만, 또 충만을 꼭 받으세요! 성령 주유소를 지나치지 마세요!! 간곡히 당부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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