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시즌입니다. 오늘 신문에 남가주대학교(USC) 졸업식에 10,000여명이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그 중에 한국 학생이 500여명이 된답니다. 몇 년 전에 이 대학 총장이신 Steven Sample(스티븐 샘플) 박사님께서 리더십에 대한 책을 쓰셨답니다. 이 책을 계기로 하여 빌 하이벨스 목사님께서 개최하는 지도자 컨퍼런스(Leadership Summit)에 초대를 받아 대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창조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립대학 중의 하나이며 1890년에 세워진 대학교의 총장으로 1991년부터 재직중이신 분이십니다. 2000년에는 Time지에 의하여 올해의 대학으로 선발되었으며, 재임 중 9년 동안에 28억 달러를 모금하고, 학교를 혁신시키는 탁월한 지도자입니다. 33,000명의 학생, 3400명의 전임교수, 8,200여명의 직원 등 총 18,000여명의 일터입니다.
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자질 중에 하나가 명쾌한 사고입니다. 그런데 스티브 샘플박사는 Think Gray하라고 합니다. 이는 명쾌한 사고가 아니라 뚜렷하지 못한 생각을 하라는 것입니다. 지도자는 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가기 때문에 불확실성의 세계에 대하여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Think Free 자유롭게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제약이나 조건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릇 세척기를 벌레가 조종한다든지 인공위성으로 조종한다는 생각을 자유롭게 해보는 것입니다. 천편일률적인 사고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안 나오니까 이런 자유로운 사고를 격려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될 때까지 최대한 미루라는 것입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모든 정보를 다 수집하고, 그리고 최종 결정을 내릴 때에는 천천히 하라는 것입니다. 모든 가르침이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추구하고 선호하는 것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역발상을 통해서 탁월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대담 마지막에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50여년간 감독교회의 회원이었으며, 20년 동안 그리스도인이었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런 간증을 할 때마다 감독님께서 못마땅하게 생각하시지만 이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젊었을 때 수십년을 명목상의 신자로 교회를 다니다가 어느 날 예수님께서 자기를 만나주심으로 세상이 온통 새롭게 변하고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그리고 빌 하이벨스 목사님께서 마지막으로 격려와 축복의 말을 하는데 저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스티브 박사님, 대학교 총장이라는 하찮은 일을 마치시면 위대한 지역교회 세우는 일에 합류하시지요! Steve, when you finish insignificant job of university president, come and join us to build a great local church! 참석한 수천명의 목회자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격려하면서 대담이 막을 내렸습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교회가 무엇이기에 미국에서 제일가는 대학의 총장직을 하찮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단 말인가? 수만 명의 학생과 교수와 직원들을 이끌어가는 일은 큰일입니다. 특히 미국 사회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합니다. 세계적인 대학들이 끊임없는 진리 탐구와 연구를 통해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를 양성하여 1등 국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일을 진두지휘하는 대학 총장을 대놓고 하는 말입니다. 하찮은 대학 총장의 일!
우선 교회는 영생의 복음을 맡은 기관입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여 하나님 나라에 이르지 못하는데(롬3:23),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는 비결을 교회가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학이 연구와 개발을 통하여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하지만 역시 이 땅에서의 삶에 국한된 것이고 죽음 뒤에 영원을 어디에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역시 교회의 일입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의 원시적인 메시지는 21세기가 되면서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인간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사람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만 인간의 타락한 본성과 죄를 향하여 쉽게 기울어지는 경향성을 고치지 못합니다. 지식에 지식이 더해지면서 심령은 더욱 강퍅해지고 교만해져서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영적 기근과 기갈이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과 성령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인간이 변화합니다. 육체의 소욕을 버리고 성령의 소욕을 따르게 하는 능력이 오직 교회에 맡겨진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인간 삶이 극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미움과 다툼과 분열과 원수맺음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지식이 쌓일수록 자기주장만 강화됩니다. 이해, 양보, 용서, 화해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인간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오직 교회만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며, 겸손히 용서를 구하며,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주었으니 우리 죄도 용서하여 주십시오!(마6:12)라고 기도하도록 가르칩니다.
어찌 대학 총장직을 하찮다고 하겠습니까?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를 세우는 일에 비하면 그렇다는 뜻이지요. 우리의 일도 하찮은 것임을 알아야겠습니다. 열심을 품고 예배, 전도에 힘써 교회를 세우는 위대한 일에 헌신해야겠습니다. 교회를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둘로스교회 세우기에 헌신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