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극상품 포도와 들 포도

황의정 목사 0 11,873 2018.04.28 09:05

고등학생 시절에 친구들과 함께 포도원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희희낙락거리며 찾아간 포도원에서 호주머니를 털어 포도를 샀습니다. 바구니에 담아주는 포도를 포도나무 아래 둘러앉아서 부지런히 먹었습니다. 우리는 껍질도 뱉어내고 씨도 골라내느라고 빨리 먹지 못했는데 한 친구는 껍질도 씨도 몽땅 먹었습니다. 그 친구가 가장 수지맞는 날이었지요. 미국에 오니까 왠 포도가 그렇게 크고 단지요. 지금도 포도를 먹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느 분 말처럼 정말 미국은 모든 것이 다 커요.

성경에는 포도원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포도원 일꾼의 비유를 들려주시기도 하셨고, 가나 혼인잔치에서 행하신 첫 기적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포도원으로, 하나님은 농부로 비유하시곤 하셨습니다. 이사야서 5장에 보면 이런 비유 중에 슬픈 이야기가 나옵니다.

농부가 기름진 땅에 포도원을 만들었습니다. 망대를 세우고, 포도주를 짤 틀도 세웠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들 포도가 맺혔습니다. 농부는 “내가 내 포도원을 위하여 행한 것 외에 무엇을 더할 것이 있었으랴? 내가 좋은 포도 맺기를 기다렸거늘 들 포도를 맺힘은 어찜인고?”(이사야5:4)하며 안타까워합니다. 하나님께서 유다 민족을 향하여 탄식하시는 소리입니다. 오늘 우리를 향해서 말씀하시는 소리가 아닌가? 돌아보게 됩니다.

선지자 이사야의 목소리를 통해서 하나님은 들 포도의 모습을 고발하십니다. 1) 토지와 가옥에 대한 탐욕으로 부동산 투기를 합니다. 2) 방탕과 사치가 극에 달하여 아침부터 독주를 마시고, 각종 악기를 동원한 파티를 열어 밤늦게까지 취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손으로 하신 일에는 무관심합니다. 3) 교만하여 하나님을 조종하고, 자기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정도로 전략시킵니다. 4) 가치관과 윤리관이 왜곡되어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합니다. 흑암으로 광명을 삼고 광명으로 흑암을 삼습니다. 쓴 것으로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습니다. 5) 부정부패가 만연하여 술과 뇌물로 인하여 악인을 의롭다 하고, 의인을 악하다 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리고 6) 자만에 빠져서 스스로 지혜롭다 하고 명철하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에게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베드로후서1:3)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더 이상 잘 해주실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마땅히 극상품 포도가 되어야 합니다. 의롭고 순결하고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경건하고 성숙하고 거룩한 백성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온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는 하나님의 기르시는 어린 양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은 들 포도를 닮았습니다. 자식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한 부모가 타락의 길에 들어선 자식을 보는 심정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마음이 아픕니다.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이 선포됩니다. 이로 인하여 불꽃이 그루터기를 삼킴같이, 마른 풀이 불 속에 떨어짐같이 그들의 뿌리가 썩겠고, 꽃이 티끌처럼 날리라(이사야 5:24a). 사방에서 대적이 일어나서 유다 백성을 칠 것이며, 산들이 진동하고, 시체가 거리에 분토같이 쌓일 것입니다만 하나님의 진노는 오히려 맹렬하게 타오를 것입니다. 생명이신 하나님을 버린 죄가 가장 큰 죄입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찾지 않고, 하나님께 자비를 구하지 않는 것이 교만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항상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와 같습니다. 밤마다 문 열어놓고 돌아오기를 기다리십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구하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칠지라 (대하 7:14) 이 약속에 희망이 있습니다.

지금은 들 포도와 같은 우리의 모습을 회개할 때입니다. 회개의 눈물과 기도가 쌓여갈 때, 수증기가 오르고 또 올라가서 구름이 되고 마침내 소낙비가 내리듯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흥을 주십니다. 죽은 자가 살아나는 부흥, 식었던 사랑과 열정이 회복되는 부흥, 이기적이고 육신적이고 찰나적이고 쾌락적인 우리가 잃어버린 영혼을 위해서 해산 고통의 기도를 드리며, 다시 오실 예수님 맞이하기 위해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단정하게 하는 부흥을 주십니다. 들 포도인 우리가 극상품 포도가 되어야겠습니다. 무릎을 꿇을 때입니다.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을 때입니다.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불쌍히 여겨주시기를 기도하던 세리처럼 울부짖을 때입니다. 극상품 포도가 되기 위하여. . .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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