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화의 주인공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정착했습니다. 외로운 주인공은 축구공에 사람 얼굴을 그려 놓고 매일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다가 그 공이 물에 떠내려가자 통곡을 하면서 웁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아담을 지으시고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창2:18)고 하시면서 아내 이브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또 주인공은 불의 혜택을 받고 살던 문명인인데 무인도에서 추위에 떱니다. 마침내 각고의 노력으로 나무와 나무를 비벼서 불씨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훨훨 타오르는 불길을 보면서 대 만족을 느낍니다. 아무도 보는 이가 없어도 봐라! 내가 불을 만들었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릅니다. 사람은 불 없이도 살 수 없습니다.
옛날 부인들은 불씨를 잘 보존하기 위하여 많은 지혜를 모았습니다. 성냥이 없던 시절의 풍습이 제가 어렸을 때까지도 전해오고 있었습니다. 부엌 아궁이에 숯불을 꼭꼭 눌러서 재로 잘 덮어두었다가 점심때에 그 속에서 불을 지핍니다. 또 저녁에도 그렇게 합니다. 겨울에는 방 한 가운데에 화로를 놓습니다. 난방의 효과와 함께 불씨 보존의 비밀이 거기에 숨어 있습니다. 밖에서 누가 들어오면 화로 가까이에 앉혀주고 재를 걷어내면 숯불은 맨 얼굴로 추위를 녹여줍니다. 그러나 이내 다시 재를 덮어 수줍은 얼굴을 덮어버립니다. 아이들이 춥다고 재를 걷어내고 놀다가 불씨가 꺼지면 그 날은 집안에 큰 소리가 나고, 매를 맞은 아이의 눈물 바람이 이는 날이었습니다. 불이 꺼지면 요리를 못하고, 온돌방을 덥힐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불편한 이웃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거든요.
이번 성령 축제에서 하나님은 박 사무엘 목사님을 통해서 우리 안에 꺼져가던 성령의 불씨를 활활 타오르도록 은혜를 주셨습니다. 처음으로 성령의 불세례를 받고 가슴에 새 불을 모시게 된 형제자매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이기용 목사님을 통해서 주셨던 불이 가물가물하게 꺼져가던 분들이 이번에 다시 은혜를 받기도 했습니다. 성령의 충만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어떻게 하면 성령의 불을 항상 활활 타오르도록 보존할 수 있나요?
먼저 성령의 충만을 받으면 내 마음에 강 같은 평화가 넘치게 됩니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평화, 모든 환경을 초월하는 평안, 내가 이렇게 태평해도 되는 것인가? 혹시 내가 이상한 것은 아닌가 할 정도의 신비한 평안이 뱃속에서부터 흘러나옵니다. 암 수술을 받고 병원에 누워계신 집사님을 방문했더니 마음이 너무 평안하여 이상하다고 하십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하니 마치 세상이 온통 새롭게 변한 듯한 착각을 느낍니다. 이것이 곧 예수님의 평안,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안입니다(요14:27).
또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면 자제력이 생깁니다. 분노를 다스릴 수 있고, 우울함도 다스리고, 원망이나 불평이 사그라집니다. 미움이 사라지고, 대신 불쌍히 여기는 마음, 안타까운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용서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연약한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고 용납하게 되며, 더불어 남도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 안에 있던 육체의 욕심과 소원 대신에 성령의 소원과 뜻이 자연스럽게 내 영으로부터 흘러나옵니다.
성령의 불이 우리 안에 계시면 새로운 목마름과 배고픔이 일어납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시고 예수님의 영이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되며, 찬양하게 되고, 예수님의 말씀을 사모하게 됩니다. 그래서 성령 받은 사람의 특징 중에 하나가 성경을 열심히 읽고, 말씀을 듣고, 찬양하기 위해서 예배당을 찾게 됩니다. 거룩한 목마름과 배고픔은 말씀과 찬양과 기도가 있는 예배에서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성령의 불씨를 모신 사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잃어버린 영혼, 불신자의 운명에 대한 관심입니다. 예수님 없이는 아무도 천국에 갈 수 없음이 저절로 믿어지고, 어떻게 하면 저를 구원으로 인도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애통하는 마음으로 불신자를 위해서 기도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성령을 주시는 목적은 능력 있는 전도자, 순교적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행1:8). 내가 잠잠하여 말하지 아니하면 내 속이 불에 타는 것 같아서 견딜 수 없게 됩니다 (렘20:9). 전도로 성령의 불씨를 전달하게 됩니다. 찬양, 말씀, 기도와 헌신의 예배로 화목(火木)을 삼아 불씨를 잘 보존하세요. 그리고 춥고 배고픈 영혼들에게 이 거룩한 불씨를 전하시기 바랍니다. 온 세상을 훈훈하게 덥힐 때까지. . . 예수님의 사랑으로. . .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