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감사 지수(TQ)

황의정 목사 0 11,936 2018.04.28 08:56

사람을 측정하는 여러 가지 지수가 있습니다. 제일 잘 아는 것이 IQ(지능지수, Intelligence Quotient)입니다. 머리가 얼마나 좋으냐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큰 형님은 시골 면에서 IQ가 제일 높다고 소문이 났었습니다. 그런데 그 형님이 형제들 중제일 공부를 못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고생하느라 그랬고, 워낙 시골이다보니 고등학교도 없었거든요. 공부하고픈 마음에 가출하여 부모님 맘을 많이도 아프게 했지요. 아린 가슴을 달래려고 그러셨는지, 아니면 더 이상의 아픔을 원치 않으셨든지 어머님은 우리들을 데리고 무작정 도시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악착같이 학교를 다녔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그만큼 공부한 것은 그래도 그 IQ 덕이 컸을 것입니다.

얼마 전부터 IQ보다 삶을 더 풍성하게 살기 위해서는 EQ(감성지수, Emotional Quotient)가 높아야 한다는 이론이 나왔습니다. 지성 지상주의 문화에 의해 감성이 메마르게 되었습니다. 희노애락으로 표현되는 감성이 메마르면 삶이 건조합니다. 부드럽지 못하고, 여유가 없고, 행복하지 못합니다. 사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마음의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감성이 메마른 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뒤는 고사하고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여기저기 무너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었습니다. 거칠게 멈추어보니 병이 너무 깊어서 낙망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한국 TV를 보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프로그램이 참 많습니다. 백성을 웃게 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이겠지요. 그렇게 억지로라도 웃어야 감성이 개발될 테니 어쩌겠습니까?

추수감사절입니다. 감사를 생각합니다. 감사지수(TQ, Thanksgiving Quotient)를 말하고 싶습니다. 전혀 감사할 줄 모르는 상태를 0으로, 범사에 감사(살전5:18)하는 상태를 100으로 했을 때에 몇 점이나 될까요? 학교에서는 59점이면 낙제입니다. 60-69점은 D학점입니다. 70-79점은 C학점이고, 80-89점은 B학점입니다. 90점이 넘어야 A학점입니다. 10번 중에 5번만 감사해도 얼마나 풍성한 삶이 될까 생각하는데 실상은 감사지수로는 낙제입니다. 낙제 인생을 살면서 행복할 수 있겠나 생각하게 되네요.

이렇게 생각해보겠습니다. 물질적인 차원의 감사가 있습니다. 건강하니 감사하고, 병이 나았으니 감사합니다. 돈을 벌어서 감사하고, 선물을 받아서 감사합니다. 맛있는 것을 먹어서 감사하고, 대접받아서 감사합니다. 정신적 차원의 감사가 있습니다. 위로를 받아서, 격려를 받아서, 인정을 받아서 감사합니다. 마음에 평안이 임해서, 기쁨과 즐거움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영적 차원의 감사는 이런 것이겠습니다. 말씀을 듣고 은혜를 받아서, 교회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되어서, 죽음 후의 부활을 생각하고, 천국을 생각하고, 예수님께서 날 사랑하심을 생각하니 감사하는 것입니다.

한 차원 더 높은 감사가 있습니다. 받은 감사에서 주는 감사입니다.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위로하고, 격려하고, 인정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의 수고로 소생하는 생명을 지켜보는 감사가 있습니다. 넘어진 사람들끼리 부축하여 한 걸음 내딛으면서 감사가 터집니다. 하나님께도 받기만 하다가 이제 내가 주님께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시간, 재능, 재물을 드리면서 감사합니다.

더 높은 차원의 감사도 있습니다. 생각하면서(think) 감사하는(thank) 것입니다. 내가 누구입니까? 내가 어디 사랑스런 구석이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어디 사람이 없어서 나 같은 것을 써주시나요? 천국이 텅텅 비어서 나 같은 사람을 부르셨나요? 아니지요. 아무 공이 없고, 예쁜 구석이 없어도, 나 아니래도 사람이 많아도 나를 부르시고, 구원하시고, 사랑하시니 감사합니다.

가족을 생각하면 감사하게 됩니다. 아내를 생각하니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니 감사합니다. 교회를 생각해도 감사합니다. 성도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면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작은 감사가 모여서 큰 감사가 됩니다. 자주자주 감사함이 모여서 큰 감사가 됩니다. 받아서 감사, 주어서 감사, 그리고 곰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사합니다. 이렇게 감성지수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지요. 추수감사절입니다. 감성지수 높아지는 큰 감사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IQ+EQ+TQ=행복하고 성숙한 그리스도인! 할렐루야!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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