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깨달음이 은혜입니다!

황의정 목사 0 11,587 2018.04.28 08:53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김 집사님이 매일 한 편의 감동적인 글들을 올리십니다. 어느 글은 예전에 읽고 크게 감동했던 글도 있지만 대부분은 처음 읽는 글들입니다. 어디서 이렇게 주옥같은 글들을 찾으시는지 은근히 궁금합니다. 어떤 글들은 목석같은 사나이 눈을 적시기도 하고, 진한 감동의 여운을 남기게도 합니다. 그리고 생각의 지평을 넓히도록 자극을 줍니다. 여러분도 자주 들려서 읽고 은혜 받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그 글 들 중에 한 편을 옮겨봅니다. 한 참을 생각하면서 얼마나 무디고 더딘 자신을 책하게 되었는지요. 저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읽고, 또 읽고 하였습니다.




내 이름은 아버지

작자 미상

나의 이름은 남자입니다.

남자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식구들이 모두모여 기다려도

일이 있으면 늦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이 생일날은 기억하지 못 해도

친구와 한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야

의리 있는 사나이인 줄 알았습니다.




가정의 소소한 즐거움 보다는 직장과

조직에서의 성공이 더 위대한 줄 알았습니다.




남자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야 진짜 남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나의 이름은 아버지였습니다.

자녀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였습니다.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길,

다정한 말 한번 건네주길 바라는 아버지였습니다.

나의 이름은 남편이었습니다.

퇴근하면 곧장 돌아와 든든히

자리 지켜주길 바라는 남편이었습니다.




아내가 정성들여 만든 반찬을 함께 먹어주고

바깥에서 있었던 일을 소곤소곤 이야기 하며

언제나 친구같이 다정하게 있어주길 바라는 남편이었습니다.




나의 고운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바로 그 남편이었습니다.




제 아이의 말대로 제가 반백년을 살았습니다. 돌아보면 치열한 삶을 살았습니다. 정체성의 위기도 겪었고, 청소년 시절에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면서 향학열을 불태우고, 은근과 끈기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인생이 고달프고 힘들다고 생각하고 좌절한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청소년기에 예수님은 만났고, 일찍이 헌신하여 믿음으로 살아온 삶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지만 못내 아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버지로서 탁월하지 못한 점입니다. 늦게 깨달아가면서 너무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꼭 다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버지로서의 삶입니다.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삶입니다. 한 마디로 가정생활은 처음부터 다시 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책을 많이 읽고 많은 설교를 했지만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큰 배움을 얻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늘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남자로 살다가 아버지임을 깨달은 것, 성공한 남자이기 위해서 몸부림치다가 문득 남편임을 깨닫는 것, 이것이 정말 소중한 은혜입니다. 내가 아내와 자녀들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라는 것, 물질적 필요만이 아니라 정서적 필요와 영적 필요까지 채워줘야 하는 엄숙한 사명자, 제사장임을 깨닫는다면 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늦어서 아쉽지만 이제라도 깨닫기만 한다면. . . 오늘도 새로운 은혜를 기원합니다. 깨달음의 은혜를 기원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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