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물량주의 시대입니다. 대량 생산을 통하여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고, 많은 학생들을 한 교실에 가득 채워놓고 동일한 내용으로 한꺼번에 교육합니다. 교회도 대형화되면서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찬양과 경배를 드리고, 목사님의 동일한 설교를 듣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물량주의에 의하여 소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남들과 다르면 불안하고, 동일하게 되기 위하여 꼭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사기도 합니다.
한 편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도 있습니다. 손으로 일일이 만드는 수제품에 대한 향수가 일어나 값이 비싸도 선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량 생산하여 포장된 음식보다는 느긋하게 기다려서 직접 요리한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성복을 사 입는 사람이 절대다수겠지만 아직도 양복점에서 맞춰 입기를 고집하는 분들도 많은 모양입니다.
이런 대량생산 시대의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값이 싸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이 그렇고, 늘어나는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집도 동일한 설계도에 따라서 대량으로 지으니까 모두가 집에 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에 따른 폐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시대는 개인의 가치에 대하여 혼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제성을 위해서는 표준화, 규격화, 그리고 시간과 속도가 생명입니다. 학교에서도 학생 하나하나에 깊은 관심과 돌봄이 어려워집니다.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세파에 편승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됩니다. 정신적으로 공황을 느끼고, 경제적으로 파산하고, 적응 불능으로 패배자가 되어 사회의 어두운 곳으로 전락합니다.
초대교회 일곱 집사님 중에 빌립이 있습니다. 어느 날 성령께서 광야에 있는 가사로 가는 길로 가라고 명하셨습니다 (행8:26이하). 아무도 없는 광야로 기약 없이 성령의 인도하심만을 따라서 순종한 빌립은 놀랍게도 성경을 읽으면서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는 정부 고관을 만납니다. 깨닫지도 못하면서 이사야서를 큰 소리로 읽고 있습니다. 병거로 가까이 가서 이 사람을 전도하였습니다. 기쁨으로 세례를 베풀고 그와 헤어졌습니다. 빌립이 능력있게 사역을 할 때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병자를 많이 고치던 매우 바쁜 사역자였는데 단 한 사람을 위해서 광야로 여행을 했습니다. 그 결과는 에티오피아가 1세기에 기독교 국가가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서 누구를 만나주셨다는 기록이 성경에 많지 않습니다. 120명의 제자들이 함께 기도할 때에는 성령께서 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대로였습니다. 그런데 유독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목에서 예수님께서 사울에게 직접 나타나셨습니다 (행9장). 그리고 사울이 바울이 되었으며, 예수님을 주와 구주로 믿는 신앙이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의 경계를 넘어 이방인에게로 전파되고, 헬라 문화권에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세계화의 기틀은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내일 조지아 주 아틀란타에 갑니다. 몇 주 전에 우연히 저희 교회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설교를 들으신 분이 제게 이메일을 하셨습니다. 제게 안수기도를 받고 싶으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부인이 백혈병으로 고생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출장오신 길에 만나 함께 기도하고 돌아가시면서 사례는 못하지만 왕복 경비는 마련하겠으니 꼭 아내를 위해서 다녀가시라는 것입니다. 골수 이식을 위해서 백방으로 연락을 하고, 교회마다 찾아가서 골수 기증 등록을 받고 했지만 맞는 골수를 찾지 못했습니다. 소식을 접한 분들 중에는 자비량으로 아틀란타까지 와서 기도해주시고 말씀으로 위로하신 분들이 많으셨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너무 바빠서 갈 수가 없다고 차마 말을 못했습니다. 돌아가시자 이메일이 왔습니다. 부인께서 자기 얼굴이 밝아졌다고 기뻐하면서 자기도 꼭 내적치유를 받고 싶다는 것입니다.
치유사역 10년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을 위해서 40여 시간을 드린 적도 있고, 1년여 동안 정기적으로 상담한 분도 계십니다만 이렇게 먼 여행을 하기는 처음입니다. 강집사님이 에티오피아 내시도 아니고 사울도 아니지만 한 사람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생각하며 기꺼이 다녀오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주님의 심장으로 내적치유도 하고 축사도 하려고 합니다. 간절한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주님께서 부디 함께 하시도록. . . 여러분 한 분 한 분도 동일한 마음으로 사랑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 . .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