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사순절을 위한 목회 서신: 흙으로 돌아가라!

사이트관리자 0 1,978 2023.02.28 03:41

흙으로 돌아가라!

순절(四旬節 Lent)은 부활 주일 전까지 주일을 뺀 40일을 지키는 절기입니다. AD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의 결정으로 교회의 절기가 되었습니다. 이 기간에 경건한 성도들은 그리스도께서 받은 유혹, 우리의 죄와 회개, 치유, 그리고 종려주일을 지내며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합니다. 원래 사순절을 지키기로 했던 의미대로 교회는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와 죽음을 묵상하면서 금욕과 금식, 절제와 희생의 삶을 사는 시간으로 지킵니다. 하루 한 끼를 금식하고 음식값을 모아 헐벗은 사람을 위하여 헌금합니다. 음식을 절제하여 육식을 금하거나 소식(小食)합니다. 문화적으로 세상의 것들, 곧 오락과 게임, 지나친 SNS 활동, 쾌락적인 행동을 평소보다 줄입니다. 그동안의 규모 없는 신앙생활을 벗어나 예배, 큐티, 헌금 등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달라진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기회로 삼습니다. 예수님께 가까이 나가는 방법들입니다.


사순절을 영어로 LENT라고 하는데, (lencten)과 길다(lang)라는 고대 영어에서 유래합니다. 죄의 세월로서 긴 겨울을 끝내고, 재를 뿌리고 회개함으로써 봄을 연다는 뜻입니다. 그 봄이 예수님의 부활로 완성되는 것이지요.

 

하나님은 아담에게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3:19)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은 흙으로 지어졌으며,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 성경에서 욥은 머리에 재를 뿌리고 재 가운데 앉아서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재를 뿌리고, 재 가운데 앉은 것은 우리가 죄인이며, 죽을 자라는 의미입니다. 사순절이 재의 수요일로 시작됩니다. 재에 기름을 섞어 이마에 바르거나 손목에 바른 것은 바로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과 흙으로 돌아갈 존재라는 상징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완성되는 사순절의 시작은 이렇게 겸손히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과 흙으로 돌아갈 무가치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시작합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를 높이시고, 교만한 자를 낮추시는 분이십니다. 사순절의 은혜는 이렇게 낮은 자리로 임하는 은혜입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고,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고,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이사야61:1-2). 예수님의 사역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花冠)을 주어 그 재를 대신하며, 기쁨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고, 그들이 의의 나무 곧 여호와께서 심으신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받게 하십니다(61:3). 재는 죽음과 슬픔을 상징하고, 기름은 기쁨과 찬송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흙으로 돌아갈 죄인들을 생명과 기쁨과 찬송으로 꽃 면류관을 만들어 씌워주십니다. 죄를 범한 아담에게 흙으로 돌아가라고 명하실 때는 저주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담을 위해서 가죽옷을 입히셨습니다. 짐승이 흘린 피로는 영원히 죄를 씻지 못하므로 결국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어 십자가에 달리게 하셨습니다. 살이 찢기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피를 흘리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측량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순절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그 사랑과 그 은혜를 헤아려보시기를 바랍니다. 주야로 묵상하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1:2).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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