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구하라 그리하면 받으리니 너희 기쁨이 충만하리라!(요한복음16:24)는 약속을 믿고 기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신나는 것 중의 하나가 기도의 응답을 받는 것입니다. 기도 응답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면서 하나님을 잘 믿고, 잘 섬기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기도하여 응답받는 체험이 없이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자라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일 것입니다. 수많은 신앙영웅들은 기도한대로 응답해주신 간증이 많습니다. 어느 권사님께서 말씀입니다. 제가 기도한 것은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셨습니다! 얼마나 힘 있는 간증입니까? 얼마나 신나는 고백입니까?
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이 거짓으로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전심으로 간절히 기도했는데 응답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병들어서 다 죽게 되었을 때에 이 말씀을 믿고 기도했는데 세상을 떠나버립니다. 이때의 허탈함과 거절감과 더 나아가서 배반감과 분노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작년 8월 말에 병을 발견하고 투병하던 우리 도훈이가 7월 1일 저녁 10시에 하나님 나라고 갔습니다. 11살 어린 나이에 암과 싸우는 고통스런 10개월, 조금씩 생명을 옥죄어 오는 암을 물리치지 못하고, 울부짖는 엄마와 아빠와 형을 두고 훌쩍 몸을 벗고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몸을 부둥켜안고 울다가 지치고 또 우는 엄마 곁에서 아무 할 말이 없었습니다. 속으로 하나님, 오늘 이 자리에서는 하나님도 죄인이 되십니다!라고 뇌였습니다. 도훈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 기도하면 들어주신다고 약속해 놓고 사랑의 중보기도에 서약하고 함께 금식도 하며 철야도 하며 부르짖던 성도들의 간구를 외면하신 죄. . . 종이 아들을 잃은 엄마 아빠의 슬픔과 고통을 어떻게 위로하라고 이런 일을 허락하셨습니까? 하는 원망이 마음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 못 구하기 때문이라(야고보서4:2하-3)고 하셨는데 병든 아이가 낫기를 구하는 기도도 정욕으로 쓰려는 기도가 될 수 있는가? 그를 향하여 우리의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요한일서5:14)고 하셨는데 우리가 구한 것이 주님의 뜻이 아니었던 말인가? 병든 어린이를 위해서 낫도록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인가? 과연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 . .(야고보서 5:15상)고 하셨는데 우리들은 그럼 믿음 없는 기도를 드렸단 말인가? 그러므로 너희 죄를 고백하며 병이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보고서 5:16)하셨는데 우리가 죄를 고백하는 기도가 부족했는가? 우리는 진정한 의인이 아니란 말인가? 예수님을 믿음으로 우리가 의인이 된 것이 아닌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의문에 답이 없는데 오열하는 소리는 밀물처럼 썰물처럼 이어집니다.
우선, 우리가 그 동안 받았던 기도 응답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확신합니다. 그래서 이런 어려운 일도 기도할 믿음을 갖게 되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기도를 다 들어주시진 않았지만 우리는 분명 은혜를 입은 자요, 지금도 사랑을 받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꼬리를 물고 일어난 의문과 회의와 혼동이 가시지 않았지만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것처럼 하나님도 살아계시며, 그 분이 우리를 지키고 계심을 믿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뒤 우리 안에 거하시는 예수님의 영은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의 소원이 거절되었고, 우리의 뜻이 외면당했으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절하거나 외면하신 것은 아닙니다. 왜? 하고 묻는 숱한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듣지 못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임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능력이 없으신 것도 아니고, 너무 분주하여 우리를 돌보지 못하심도 아니며, 도훈이네 가족에 대하여 매정하심은 더욱 아닙니다.
도훈이는 아픔이 없고, 눈물이 없는 하나님 나라에서 쉬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우리들이 도훈이를 반갑게, 후회 없게, 부끄럼 없이 만날 수 있기 위하여 마음을 굳게 하고 열심을 내야하겠습니다. 지금은 힘들어하시는 가족들 곁에 서서 붙들어주고, 슬픔을 나누어 가짐으로 위로할 때입니다. 또 우리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 죽음의 문을 통과하게 될 텐데 오늘이나 내일 죽는다면 이대로 살면 되는 것일까? 시간은 잘 사용하고 있는가? 재물과 재능을 바르게 쓰고 있는가? 사랑과 섬김에 후회는 없을까? 때로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가 있어도 여전히 기도하며, 사랑하며, 섬기며, 희생하며, 힘차게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하나님, 많이 아팠던 우리 도훈이를 가까이에 두고 돌봐주세요. 가족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세요! 아멘!
건강한 둘로스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