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들립니다. 수많은 소리가 끊임없이 우리 귓전을 울립니다. 의미 있는 소리도 있고 의미 없는 소리도 있습니다. 너무 많은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아예 무시하는 습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지난 주간에 1.5세이신 집사님과 대화중에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1.5세나 2세 자녀들이 한국말을 잘 못할 때에 듣는 한국말은 주로 부모님께서 혼내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한국말만 들으면 우선 거부반응부터 일어난답니다.
우리 마음에 들려오는 소리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세상의 소리가 있습니다. 귀로 들리는 소리와 함께 무언으로 들리는 세상의 외침은 집요하고 끈질깁니다. 세상의 가치관으로 우리를 세뇌합니다. 유행의 소리, 유혹의 소리, 위협과 협박의 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두 번째 소리는 사탄의 속삭임입니다. 끊임없이 우리 마음에 들려오는 소리들 중에 부정적인 소리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두렵게, 혼란하게, 의심하게, 주저하게, 미워하게, 원망하게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낙심하게하고 절망하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복수심을 불러일으키고, 절대로 용서하지 못하게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끊임없이 비교하게 하고, 교만하게 하고, 열등감에 빠지게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세상의 소리와 사탄의 소리가 혼재하여 어지럽습니다. 세상의 소리에는 종종 양심적인 소리도 있고, 선에 대한 도전의 소리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세상의 왕인 사탄이 세상의 소리를 교묘하게 만들어서 퍼뜨립니다.
세 번째 소리는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소리입니다. 타락한 본성에서 오는 소리는 사탄의 소리나 타락한 세상의 소리에 공명하여 크게 울려옵니다. 선한 양심의 소리는 모기 소리만 하게 들립니다. 수시로 들리지만 자주 무시당하는 소리입니다. 우리가 성령에 충만하면 우리 내면의 소리가 하나님의 음성에 공명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하는 축복의 소리는 바로 하나님의 속삭임입니다. 제가 3회에 걸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방법들을 설교했습니다. 하나님은 창조적인 수많은 방법으로 사랑하는 자녀들과 의사소통을 하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영적 훈련이 안 되어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비성경적인 신학적 입장에서 하나님께서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말씀하지 않으신다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오해하거나 무시하도록 훈련을 받은 것입니다. 제가 미국에 와서 참으로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세계에서 기도 잘하기로 유명한 한국 교회에서 하나님의 음성듣기에 대하여 배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이 쓴 하나님의 음성듣기에 관한 책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기도가 마치 전화 응답기에 녹음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이후에 한 번도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중단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의 의사소통은 그 방법에서 인간에 의하여 제한을 받지도 않으십니다. 창조주께서 얼마나 창의적인 방법으로 뜻을 전하시겠습니까?
부산 수영로장로교회의 정필도 목사님은 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목사님들께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생활을 하자고 하면 목사님들께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말씀하시냐고 물으십니다. 들어보셨어야 제 설명을 이해지요?” 빌 하이벨스 목사님은 The Power of Whisper(“주의 음성”으로 번역됨)이란 책에서 하나님의 속삭임의 소리를 따라 살아온 삶을 간증하고 있습니다. 이 주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전 교인들에게 책을 선물했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에 담임선생님께서 주신 짧은 시를 암송함으로써 하나님의 속삭임을 따라가는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오, 사무엘의 귀를 주소서! 오 주님, 열린 귀를 주소서! 주임의 속삭임에 민첩하게 바로 알아듣게 하소서!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하게 하시고, 주님께 순종하게 하소서! 이 기도문을 읽고 나니 저절로 기도가 됩니다.
돌아보면 하나님의 속삭임을 따라 살아온 것과 그 속삭임을 무시하고 살아온 것이 되살아납니다. 많은 속삭임을 듣고도 거부한 것은 주로 내 자존심이 상할까봐 두려워할 때였거나 제 이성적인 판단으로 무시한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때로 하나님의 속삭임을 따랐을 때는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오늘의 제가 된 것이 하나님의 음성을 순종한 결과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또 한 편으로 제게 만족스럽지 못한 오늘의 저의 모습은 하나님의 속삭임을 부인한 결과임을 의심할 수 없습니다.
한 해를 결산하고 새 해를 계획하는 중입니다. 오직 제 마음은 하나님의 속삭임을 잘 듣고 따르겠다는 결심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고, 인도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여, 말씀하소서! 종이 듣겠나이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