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으른 선비가 비가 주룩주룩 새는 방 안에서 이리저리 옮겨 앉으며 책을 읽습니다. 답답했던 아내가 투덜투덜합니다. 비 오기 전에 지붕 손질을 하라고 했는데 책만 읽다가 이렇게 비새는 방에서 밤을 새게 되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선비는 지금 비 오는 중에 나보고 지붕에 올라가라는 말이냐고 다그칩니다. 비가 개인 뒤에 남편에게 지붕 손질을 하라고 채근합니다. 선비는 지금 비가 새지 않는데 책을 읽어야지 지붕 수리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선비 남편 모시고 사는 가난한 부인의 심정이 안타깝지요.
소를 잃고 난 뒤에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잘 하는 것일까요 잘 못하는 것일까요? 소를 잃어버렸으니 외양간을 고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미리 고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소 잃은 다음에라도 외양간은 고쳐놓아야지요. 앞으로 영영 소를 키우지 않을 것입니까? 소를 안 키우겠다고 해도 고쳐서 팔아야지 부수어진 채 팔면 제 값을 못 받을 것 아닙니까?
엊그제 코네티컷 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학살사건이 일어났습니다. 4-10살 어린이 20명과 성인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린 자녀를 잃고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슬픔을 헤아리기도 전에 우리는 암담함을 느낍니다. 지난 7월에는 극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사고가 났습니다. 대학교에서, 고등학교에서, 가정에서, 길거리에서, 쇼핑 몰에서 . . .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총기사고 열전은 끝이 없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 이런 총기 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총을 자유롭게 소지할 수 있게 되어 있는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찬반이 엇갈려 논쟁을 하다가 유야무야되어 버리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이미 미국 시민들이 소지하고 있는 총이 3억정을 넘었습니다. 미국이 워낙 큰 나라이고, 서부개척 시대부터 자기 보호 방법으로 총을 소지할 수 있게 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앞으로 개인에게 총기 판매를 금한다고 해도 이미 팔린 3억정을 어떻게 수거할 것이며, 수거한들 어떻게 처리하겠습니까? 공공장소에서 총기소지를 금지하던 유일한 주(州)인 일리노이 주 법이 연방법원의 위헌 판결을 받아서 폐지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개인이 총을 소지하는 것은 미국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는 것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 옵니다. 우선 총은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위험합니다. 실수로라도 발사하게 되면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또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총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 번도 쏴보지 못했을 때 얼마나 좀이 쑤시겠습니까? 그래서 혼자 만지작거리다가 사고를 낸 적이 얼마나 많습니다.
총이 있으면 자살 충동을 느낄 때에 인내하기가 그 만큼 어려워집니다. 간단하게 총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입니다. 2005년 미국의 총기 사망자의 55%는 자살이고, 40%는 살인이었습니다. 우발적 사고사가 3%였는데 비록 3%라도 그 수는 900명이나 됩니다. 총기를 소지한 가정에서 자살하는 비율은 총기를 소지하지 않는 가정보다 3-5배가 됩니다.
현대인들은 과거 세대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정신질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일상생활을 하면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혼과 재혼으로 가족관계가 복잡해지면서 소위 결손가정에서 나타나는 상처받은 사람들, 마음에 분노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회 부적응으로 자포자기 한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마약 중독자, 알콜 중독자, 게임 중독자, 섹스 중독자 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우 불안한 마음이지만 앞으로 총기 사고가 더 자주 일어나고, 원한에 의한 계획된 살상이 더 크게 일어날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정치적인 해결 방안, 법적인 조치, 사회적 관계망을 설치하여 서로 감독하는 방안 등 다양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은 사람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 외로운 사람들과 슬픈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 서로 돕고 의지하는 건강한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정치인들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경제인들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학교가 하는 일도 아닙니다. 이것은 오직 교회가 할 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다른 길이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다른 길이 없습니다.
이미 많은 생명을 잃었습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외양간을 고치는 것, 치유하는 교회가 일어나야 합니다. 모든 성도들이 치유 받고, 치유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오직 희망은 여기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세상의 희망입니다! 여러분과 제가 중요합니다. 주여, 도와주시옵소서! 이 나라를 치유하소서!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