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보듬어 치유하는 과정입니다. 뿌리 깊은 거절의 상처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모든 사람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처의 깊이에 따라서 언어와 행동으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상처를 이해하면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함께 살아가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더욱이 치유를 할 수 있다면 사람 자체가 놀랍게 변화됩니다.
거절의 상처는 공격적인 반응, 자기 거절의 증상, 그리고 거절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반대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공격적인 반응은 위로받기를 거부하거나 다른 사람을 거절하거나 거칠고, 완고하고, 회의적이고, 불신합니다. 매사에 공격적인 태도를 가지며, 맹세를 잘 하고, 불결한 언어를 구사하며, 논쟁을 좋아하고, 고집이 세고, 반항적이고, 반란 적이고 잘 다툽니다. 한 번은 제가 어느 여 집사님께 정중하게 칭찬을 했습니다. “집사님은 참 품위가 있으시네요!” 제 눈에 정말 그리 보였습니다. 그런데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정색을 하고 눈을 부라리며 말합니다. “목사님도 사람을 놀리십니까?” 얼마나 무안했는지 모릅니다. 거절의 상처가 깊어서 어떤 칭찬도 인정하지 못합니다. 어떤 분은 제가 여러 해를 지켜보았는데 참 안타까웠습니다. 누가 어떤 말을 해도 꼭 반대합니다. 전혀 반대하고 말 것도 없는 일상적인 말에도 기가 막히게 꼬투리를 잡아서 반대합니다. 어떤 분이 충성스럽게 봉사를 하여 수고했다고 칭찬합니다. 그냥 감사하다고 하면 될 것을 뭐 이정도 가지고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며 극구 칭찬받을만한 것을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우깁니다. 신앙생활에서 별 진보가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분주한 삶에 여러 가지 핑계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자기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회의하고 있습니다. 내가 세상의 소금이라고? 내가 빛이라고? 나를 하나님께서 아들/딸로 여기신다고? 나 같은 사람의 죄를 다 용서하셨다고? 정말 내 죄가 얼마나 큰지 알고 하는 이야기일까?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에 불과해! 나도 나를 싫어하는데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고? 나를 위해서 돌아가셨다고? 어림없는 소리지! 세상에 누가 남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을 수가 있어? 논쟁적이고 논리적이고 감정적이고 이성적이고 의지적으로 자신을 향한 모든 선한 말씀을 부인합니다. 결국 자기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거절의 상처는 자기를 거절하는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하였습니다. 혹시 나는 어떤가를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아상이 매우 낮습니다. 자기를 소중하게 귀하게 여기지 못하고, 자신의 가치를 하찮게 여깁니다. 열등감이 많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을 바보나 실패자나 무능력자로 생각합니다. 불안합니다. 마음 어디에선지 모르게 늘 불안에 시달립니다. 자신은 어떤 것을 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삽니다. 그래서 늘 슬프고, 근심스럽고,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자기를 정죄합니다. 의사소통을 어려워하고 회피합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많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두려움, 염려, 불안, 우울함에 시달립니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수동적이며, 희망이 없고 절망합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거절의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을 짓누르고 비난하고 거부함으로써 실패자나 평범한 수준 이하의 삶을 살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거절의 상처가 거절이 두려워서 반대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성취지향, 목적지향, 경쟁적인 사람이 됩니다. 무엇인가를 성취하여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그러다가 잘 안되면 금방 포기하고 홀로 외롭게 지냅니다. 독립심이 강하거나 고립을 즐기는 경우도 있고, 자기 방어가 철저하고,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입니다. 자기 정당화, 자기 의인화, 더 심하면 자기 우상화에 빠집니다. 비난, 정죄, 시기와 질투, 탐욕, 교만, 거만, 무례합니다. 그리고 자기 연민에 자주 빠집니다. 임의로 조작하고, 소유욕이 강하고, 감정적으로 미성숙하고, 완전주의자가 됩니다. 이런 몸부림 속에서 간혹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행복하지 못하고, 일중독에 빠지게 되고, 자신에게 휴식을 주지 않습니다. 성공해도 누리지를 못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같이 하지 못하는 것을 비난하고 정죄하고 무시하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거절을 당하셨습니다. 먹이고 치유해주고 귀신 쫓아주었던 군중들에게,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대제사장들과 장로들과 로마 관원들에게 그리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하나님께 거절당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울부짖고 운명하셨습니다. 우리의 거절의 상처를 치유하실 값을 지불하신 것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거절의 상처로 신음하는 자를 부르십니다! 예수님을 모시고, 예수님 안에 사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의 치유를 받을 때에 비로소 진정한 평안과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이 종려주일에 거절당한 우리를 치유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봅니다. 예수님께 나아오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