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으로 익숙한 것은 감사하게 여기지 않는 성향이 있습니다. 공기 속에 살며 늘 숨을 쉬지만 공기를 주신 하나님께나 공기에게 감사한 적이 있나요? 매일 몸을 눕히고 하루의 3분의 1을 보내는 침대나 몸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이불에 대하여 감사한 것이 있나요? 옷장을 열면 많은 색색의 옷들이 자기를 선택해 달라고 미소로 나를 맞이합니다. 저는 동일한 색의 동일한 사이즈의 옷을 여러 벌을 만들어 놓고 매일 고민 없이 순서대로 입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무심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옷을 잘 차려입고 집을 나설 때면 감사합니다. 멋없이 튀어나온 배를 가려주는 옷을 입었을 때에는 손으로 옷을 쓰다듬어주고 싶습니다. 이 많은 옷들 중에 똑 같은 사람이 만들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감사하게 됩니다.
하나님, 신선한 공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침대와 이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골라 입을 수 있는 많은 옷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기야 고맙다! 침대야 수고했다. 고맙다. 네 덕분에 간밤에도 내가 잘 쉬었다. 나를 위해서 탄생한 옷들아, 고맙구나. 너희들 덕분에 세상을 활보하고 산단다. 내 몸을 아름답게 해주는 너희는 정말 재주꾼들이구나!
피곤한 몸을 털썩 부리고 앉아서 쉬는 소파에 감사한 적이 있으신가요? 예쁜 그릇들과 수저와 젓가락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것들을 만드신 분들에게 감사한 적이 있나요? 신발장에 가지런히 정리된 구두 한 켤레를 꺼내서 신고 집을 나섭니다. 몇 년 동안 신고 다녀서 헤어진 신발 한 켤레는 다음에 한국에 가면 새 것으로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신발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감사합니다. 신발장에도 감사하고, 신발에도 감사합니다. 마른 땅, 진흙탕, 깨끗한 길, 더러운 길을 갈 때 항상 가장 낮고 천한 곳에서 나를 보호했습니다. 항상 짓밟히고 살지만 한 번도 불평하거나 데모를 하지 않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한 번도 나를 마난 적이 없는 사람이 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만들어주었으니 정말 신기하죠? 오랜만에 구두 닦는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광을 냈습니다. 반짝이는 구두를 내려다보면서 어깨를 펴고 씩씩하게 걸어보았습니다. 강단에 올라갈 때에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감사로 마음이 차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 소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릇들과 수저와 젓가락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발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발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두 닦는 아저씨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소파야, 고맙다. 그릇들아, 고맙다. 신발들아, 수고가 정말 많구나. 늘 고맙게 여기고 있다. 어디든지 나를 모시고 다니는 네가 없었다면 나는 아무데도 못 갔을 것이다.
자동차를 매일 타고 다닙니다. 그러나 자동차의 수고에 대해서, 또 차를 만든 사람에 대해서 감사한 적이 있나요? 제가 언제부턴가 경이롭게 여기며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는 것들이 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누가 이 길을 설계했을까? 누가 이 공사를 했을까? 누가 이 도로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보수할까? 어쩌다가 길이 막히면 짜증을 냅니다. 왜 돌아가는 길을 더 만들지 않았느냐고 불평합니다. 하지만 감사하지 않고 불평만 할 때 길이 나에게 섭섭하다고 할 것 같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 때마다 참 신기합니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을 한꺼번에 싣고 하늘을 날아 멀리 데려다줍니다. 머리 위로 손을 뻗어 에어컨 바람을 막고, 스위치를 눌러 독서 등을 켜면서 그 정교함에 놀랍니다. 저 자신을 좀 꼼꼼한 사람이라고 늘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꼼꼼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만든 사람들, 자동차를 만든 사람들, 늘 손에 들고 다니는 전화기를 만든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절로 감탄과 감사가 나옵니다. 참 수고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런 말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옵니다. 공항에 들어가면 그 엄청나게 복잡한 시스템이 일사분란하게 돌아갑니다. 지난 5월에 한국 선교사훈련원에 강의하러 갈 때였습니다. 비행기 표를 싸게 구입하려고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리타공항에서 서너 시간을 기다리면서 전기 아웃렛을 찾았습니다. 그 넓은 대기실에 몇 개의 기둥마다 두 개씩 있을 뿐이었습니다. 절로 불평이 나오더군요. 엘에이 공항이나 인천국제공항은 곳곳에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것과 비교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옛날에 지은 공항임을 감안하면 불평만 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쓸 수 있는 아웃렛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하나님, 자동차를 주시고, 비행기를 주시고, 씽씽 달릴 수 있는 땅의 길과 하늘 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행기와 자동차를 만드신 수많은 분들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그 큰 비행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한 과학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자동차야, 고맙다. 네 덕분이다. 매일 새벽에 교회로 달려올 수 있고, 피곤한 저녁에 집으로 날 데려다 주는 네가 고맙다. 멀리멀리 여행하도록 날 태우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야, 고맙다. 앞으로도 너희들 신세를 많이 지고 살 것이다.
한 그릇 음식을 앞에 두고 잠시 머리 숙여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둘로스성도들에게 일용할 양식, 풍성한 식탁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우리들의 식탁은 얼마나 풍성한지 야채와 물고기와 육류가 골고루 올라옵니다. 찌개 하나를 만드는데도 수십 명, 수백 명의 손길이 모였습니다. 어찌 무심하게 퍼 먹을 수가 있을까요? 맛을 음미하면서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습니다. 모든 이가 자기 몫의 수고를 감당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오늘 이 진수성찬을 즐기는 것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신실하게 매일 세끼의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은혜에 감사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데살로니가전서 5:18절). 제게 정말 큰 도전이 되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 한 절만을 지키고 살아도 삶이 얼마나 풍성하고 행복할까를 자주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일상에서부터, 작은 것부터 늘 감사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감사하는 자가 복 있는 사람입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