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행동에는 동기가 있습니다. 외아들이 어떻고, 장남이 어떻고 막내로 자라서 어떻다고 하는 것은 다 그 동기를 읽어낸 것입니다. 행복도 그 마음에서, 불행도 그 마음에서 시작되고, 친절한 사람도 불친절한 사람도 그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마음이 건강하면 사람이 당당하고, 자기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창의적으로 살아갑니다. 마음이 병들고 상처가 있으면 자기 상처 보호를 위하여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지나친 반응을 하여 관계를 파괴하고, 자기를 소외시킵니다. 건강한 자아상도 병든 자아상도, 그리고 그 마음의 상처도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특별히 가장 흔하고, 가장 무서운 상처가 거절의 상처입니다. 아기는 뱃속에서 엄마가 겪는 감정을 고스란히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임신한 사실에 대하여 엄마가 어떤 반응을 하였는가에 따라서 아기가 상처를 받기도 하고, 건강한 자아상을 갖게도 됩니다. 남자인가 여자인가 하는 사실도 부모님의 태도에 따라서 건강한 자아상을 만들기도 하고, 상처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마음과 기억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임신 2개월부터 모든 경험을 다 기억합니다.
챨스 크래프트(Charles Kraft) 박사님은 내적치유분야의 대가이십니다. 제 은사님이시지요. 2월 초에 한 주간을 함께 강의하면서 박사님의 간증을 많이 들었습니다. 자신은 자신을 항상 미워하고 싫어하면서 살았답니다. 알 수 없는 자기 혐오감에 평생을 시달리며 살았습니다. 50대 중반 어느 날 사모님께서 놀란 듯이 말씀하시더랍니다. “여보, 당신 부모님 결혼일과 당신 생일이 안 맞는데요?” 계산해보니 자기를 임신한 상태에서 부랴부랴 서둘러 결혼을 하셨던 것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이 되자 부모님의 마음에 아이에 대한 거부감이 생겼던 것입니다.
모세는 불행한 시기에 잉태되었습니다. 아들을 낳으면 나일 강에 던져서 죽이라는 바로왕의 명령이 떨어진 때였습니다. 그러니 엄마 뱃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아들이면 안 된다. 딸이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을 것입니다. 마침내 태어났을 때에는 소리 내서 울지도 못하게 입을 틀어막았을 것입니다. 3개월을 숨겨 키우다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서 갈대 상자에 넣어 나일 강에 띄워보냈습니다. 누나 미리암은 어떻게 되나 하여 뒤쫓아 갔지만 엄마와 아빠는 단념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모세는 자신의 존재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무섭게 분노하는 사람이 되었으며, 자포자기에 빠져서 40년을 허송하였습니다. 거절의 상처 때문입니다. 살인을 한 것도, 반석을 쳐서 하나님의 진노를 사고, 결국 가나안 땅에 못 들어간 것도 분노 때문이고, 그 뿌리는 거절의 상처였습니다.
어느 청년은 치유 집회 시간에 큰 소리로 울면서 몸부림을 쳤습니다. “싫어요. 나 거기 가기 싫어요. 거기는 추워요. 나 여기 더 있어도 되잖아요? 그러면 엄마가 아프다고요?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요?” 집회 후에 개인적으로 그 청년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다시 임신기간으로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보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임신 8개월쯤 되었을 때에 엄마가 시장에서 넘어지는 바람이 조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큐베이터에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 아기는 엄마가 자기를 미워해서 미리 나가게 하여 인큐베이터로 보내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곳은 춥다고, 여기 더 있고 싶다고 절규한 것입니다. 20살이 넘도록 엄마와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못했습니다. 엄마에게 거절을 당한 상처 때문에 매사에 엄마와 불화했습니다. 집 밖에서는 항상 칭찬을 듣는 모범생이었지만 집에서는 항상 말썽꾸러기였습니다. 그 날 처음으로 자기가 엄마에게 버림을 받은 것이 아니고 사고로 조산을 한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엄마를 용서할 수 있었고, 엄마에게 용서를 빌 수 있었습니다. 서너 달 후에 한국에 사시던 어머님이 저를 찾아오셔서 인사를 합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와 처음으로 대화가 됩니다!”
어떤 부모님은 아기를 지우려고 약을 먹거나 과도한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임신 중에 부모님이 자주 싸우고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도 아기는 거절의 상처를 받습니다. 엄마가 많이 아프셨거나 집안에 불행한 일이 생겨서 많이 슬퍼하신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려움과 불안함과 분노가 생깁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으로 받아들여서 자기를 짐스러운 존재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무슨 좋을 일을 해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는 전투적인 자세로 합니다. 성격이 강한 사람은 주장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이 됩니다.
사람은 존귀한 존재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정, 그리고 용납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자주 사랑한다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자주 칭찬하고, 용서해주어야 합니다. 존재를 스스로 소중히 여기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무조건적이고 무한한 사랑으로..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