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예수님이 날 알아보실까?

황의정 목사 0 11,392 2018.04.28 07:47

어느 장례식을 마치고 한 조문객이 목사님께 묻습니다. “믿는 사람들은 장례식에서도 노래를 부르네요!”찬송가를 모르니까 노래라고 하신 것입니다. “정말로 부활을 믿는가보죠?” 얼마 후에 그 분이 교회에 나오시더랍니다.

죽음 앞에서 부활의 소망이 없다면 어찌 그 슬픔을 감당할 수가 있겠습니까? 장례식을 치를 때마다 믿음 안에서 돌아가신 분이 얼마나 복된 분인지를 확인하곤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하지만 모든 신자들이 어렵지 않게 부활을 믿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선배 목사님은 어린 아이가 병으로 죽었습니다. 그 후에 고백하기를 아이가 먼저 죽자 천국이 믿어지고, 부활이 믿어지더라고 했습니다. 생자필멸(生者必滅) 회자정리(會者定離), 산자는 반드시 죽게 되고, 만나면 헤어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성경은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새벽마다 요한 계시록을 묵상하였습니다. 사도 요한이 밧모 섬에 유배되어 살면서 하나님을 깊이 만나서 받은 계시입니다. 인류의 종말을 말합니다. 마지막 때에 되어질 일들, 하늘에서 땅에서 일어날 일들을 상징 언어를 사용하여 묘사하고 있습니다. 잊고 살던 종말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는 기간이었습니다. 다시 오실 예수님을 생각하고, 그 예수님과 첫대면을 할 내 모습을 상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구나 생각했습니다.

구약 성경에서 인류를 구원하실 메시아를 보내주신다는 약속이 약 300회 나옵니다. 2000여 년 전에 예수님이 오심으로써 그 약속이 성취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약보다 분량이 훨씬 적은 신약 성경에서는 13절마다 1번씩 약 300회에 걸쳐서 예수님의 다시 오심(재림)을 약속합니다. 성경 예언의 확실함으로 보나, 약속의 빈도로 보나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제 안에 있는 예수님에 대한 인상입니다. 말구유에 태어난 아기 예수, 성전에서 율법사들을 깜짝 놀라게 하던 12살짜리 신동 예수, 갈릴리 해변에서 백성들에게 설교하시고, 병자를 고치시고, 귀신을 쫓으시던 예수님의 모습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12 제자들을 줄줄이 이끌고 이 동네 저 동네 다니시던 모습이 쉽게 연상이 됩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모습은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어가면서도 “주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하시는 모습입니다.

요한 계시록에 보면 다시 오실 예수님의 모습이 영 딴 모습니다. 백마를 타고 오십니다. 천군과 천사들이 나팔을 불어 행차를 알리고, 구름같이 허다한 백성이 흰옷을 입고 뒤를 따르고, 영광의 구름을 타고 오십니다. 입에서는 이한 검이 나와서 그것으로 만국을 치고, 철장으로 다스리십니다. 하나님의 맹렬한 분노로 심판하시고, 만왕의 왕, 만주의 주로 오십니다. 저는 예수님을 몰라보면 어떻게 하나 싶습니다.

더 심각한 고민은 이렇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찾기 운동이 한창일 때 한 반도가 눈물의 바다가 되었었지요. 수십 년을 헤어져 살았어도 보는 순간 딱 알아보았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는 우리도 형제구나, 부자구나 금방 알아보았습니다. 타향에 나가 살던 사람도 고향사람 만나면 감춰두었던 사투리를 줄줄이 풀어놓습니다. 모습도 닮고 말도 닮았습니다. 제 고민은 예수님의 모습과 내 모습이 너무 다른 것이요, 예수님의 언어와 내 말이 너무 다르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용케 분위기를 파악하여 아 저 분이구나 할 수는 있어도 막상 대면하여 대화를 할라치면 말이 안 통할 것 같기도 하구요.

연약한 예수님 모습 위에 왕 중의 왕이시오 만주의 주이신 위엄과 권세의 모습을 익혀야겠습니다. 더욱 그 분의 생각과 언어와 행실을 본받아야겠습니다. 나도 예수님이 낯설지 않고, 예수님도 나를 낯설어하지 않으시도록 말입니다.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되기를 원하네!”(시 19:14 ). 꼭 제 소원의 노래입니다. 열심히 닮아가야지요. 그 분이 그 날에 나를 몰라보시면 정말 큰일이거든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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