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월드컵 경기를 보고 나서. . .

황의정 목사 0 11,017 2018.04.28 07:39

잘 싸웠지만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었습니다. 토고를 이기고 프랑스와 비기는 선전을 했는데 마지막 스위스 전에서 0-2로 패해서 너무도 아쉽게 되었습니다. 역시 내가 경기를보면 지는 것인가?하고 엉뚱한 생각을 또 해보았습니다.

스위스 전에서 심판의 오심이 너무도 분합니다. 분명히 오프 사이드 반칙인데 그것을 골로 인정하였습니다. 이는 FIFA 규정에도 정확하게 명시하고 있는데 심판이 규정을 잘 못 알고 있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또 상대 선수의 핸들링도 못보고 그냥 넘겼습니다.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분리하게 심판을 본 것으로 느껴져서 씁쓰름한 기분입니다. 거기다가 이천수 선수가 엎드려서 우는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인터넷에서 심판에 대한 기사가 참 많이 나왔습니다.

먼저, 사력을 다해서 뛴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들리지 않을 소리인 줄 알면서도 L.A. 코리아타운의 올림픽거리에서, Staples Center에서, 한국의 시청 앞 광장과 여기저기서 목이 터져랴 응원한 국민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루 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일이 실패로 돌아가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게 됩니다. 이번에는 심판이 그 대상이 된 듯합니다. 연일 신문과 방송 보도를 보면 알 수 있고, 또 우리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희생양을 하나 잡으면 당장 분한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는 있어도 실질적으로 유익하지 못합니다. 냉정을 되찾을 때입니다. 사실 너무도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을 하였습니다. 저러다가 우리 선수가 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염려가 되었습니다.

우선 운동 경기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선수도 사람이고 심판도 사람입니다. 오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이다”라는 말이 생긴 것입니다. 또 심판의 오심이 꼭 우리에게 불리하게만 작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프랑스 전에서는 우리가 한 점을 더 실점했는데도 심판이 못 봐서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운동 경기 중에서 야구만큼 심판의 판정이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별로 없는 듯합니다.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를 심판의 재량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한 번은 주심을 보는 기계를 만들어서 실험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도 재미가 없어서 금방 폐기했습니다.

이천수 선수와 조재진 선수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게임에 지고 우는 것도 어찌 보면 남자답지 못한 것 같아서 멋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감정을 삭이는 데는 그만입니다. 울음과 웃음은 건강한 감정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천수 선수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이 선수가 훌륭하구나! 생각했습니다. 단지 스위스 전에 지고, 16강 진출이 좌절되어서만 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느낌도 들었다.”“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4년 후에 다른 선수들이 이천수를 기억하도록 하겠다.”다부진 결심입니다. 자기를 발견한 것이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여 성장하려는 깨달음과 결심이 선 것입니다. 울 줄도 알고, 다부진 결심도 하는 멋진 사나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느낀 점은 스포츠가 행운 보다는 과학적이라는 것입니다. 공이 둥글기 때문에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많지만 실제로 큰 이변이 없습니다. 이변이라고 하는 것도 객관적 평가가 잘 못되었기 때문이지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한국 팀의 실력은 4년 후에 17위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약간 뒤진 것입니다. 더 많은 선수들이 남미나 유럽에서 경험을 쌓았어야 했습니다. 어차피 축구는 그 지역의 운동이니까요.

그리스도인으로서 월드컵을 보면서 깨달은 것을 정리해봅니다. 신앙생활에도 실수가 있습니다.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아담과 하와처럼), 자책만 하면 성장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믿고, 새롭게 결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남의 실수가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모든 것을 합하여 선을 이루신다는 믿음으로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운동 경기에서 행운을 기대할 수 없듯이 신앙에서도 그렇습니다. 철저하게 훈련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법칙에 따른 매우 합리적인 삶입니다. 기도하여 구한 사람이 성령도 받고, 능력도 받고, 은사도 받습니다. 신앙에 행운은 없습니다. 신앙의 월드컵을 위해서 기도의 줄을 맵시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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