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월드컵 신앙

황의정 목사 0 12,442 2018.04.28 07:38

옛날이야깁니다만 저도 축구 경기를 보면서 열심히 응원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보는 모든 경기에서 우리나라 팀이지는 것입니다. 제가 안 보면 이깁니다. 저는 경기를 안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002년 월드컵에서 제가 한 경기도 안 보는 동안에 4강에 오르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괴변이죠?
요즘은 독일 월드컵 때문에 지구촌이 온통 열광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의 응원 문화가 이번에 온 세계로 확산이 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유명한 신문은 한국의 응원 열풍을 신앙적 수준이라고 촌평을 했습니다. 칭찬인지 비아냥거림인지 분간이 안갑니다. 저는 좀 걱정을 하지요. 특별히 18일 주일에는 낮 12시에 경기가 시작된다고 하여 교회마다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양입니다. 성도들의 월드컵 열기를 외면할 수 없어서라고 합니다. 고지식한 목사님은 이번에 큰 시험입니다.

월드컵은 인류의 제전이라고 하는 올림픽과 함께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국가 간의 명예와 선수들의 운명을 걸고 혈전을 벌이는 총칼 없는 전쟁이 되었습니다. 올림픽은 모든 종목을 다 겨루기 때문에 규모가 훨씬 크지만 월드컵은 단일 종목으로 올림픽을 능가하는 마력을 발휘합니다. 한 게임 한 게임을 이기고 올라갈 때마다 엄청난 경제적 이득이 국가에 돌아갑니다. 쉽게 말하면 16강에 오르면 16강국이고, 4강에 오르면 4강국이 됩니다. 그 나라의 상품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정치인은 정치적 목적으로, 경제인은 경제적 목적으로, 일반인들은 애국심과 즐거움으로 모두 축구에 All In(올인)하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세를 생각하게 됩니다.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짚고 넘어갈 이야기가 있습니다. 80년대에 [시온의정서]의 내용이 알려진 적이 있습니다. 유대인의 세계 정복 정책이라는 것이 골자입니다. 그 안에 보면 3 S 정책이 나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성(Sex), 운동(Sport), 그리고 영화(Screen)에 빠져들게 만들어 놓고, 유대인들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세계는 성의 자유화 물결에 휩쓸려가고 있습니다. 포르노 산업이 전체 인터넷 사용의 70%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들, 경제적으로 부강해진 나라들에는 프로 스포츠가 큰 비즈니스입니다. 현대의 영웅들은 운동선수와 영화배우와 TV 탤런트들입니다. 이들을 우러러보면서 그들의 외모부터 생각과 가치관까지 따르게 됩니다. 그런데 정작 이스라엘의 텔레비전에는 일체의 오락 프로가 없고, 하루 종일 교양강좌로 채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학계, 정계, 경제계와 언론을 장악한 유대인의 힘은 이렇게 철저하게 자신을 절제하고, 훈련한 데서 나온 것입니다. 머리가 좋아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택한 백성이라고 해서 하나님께서 무조건 복을 부어 주셔서가 아닙니다. 그릇이 철저하게 준비된 것입니다.

월드컵 열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월드컵 종교는 세계적인 종교가 되었습니다. 이 종교의 신은 승리의 트로피입니다. 이 트로피를 자기 나라로 모셔가기 위하여 각 나라 정부와 백성들과 선수들은 매진합니다.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제사장들이고, 관람석의 관중과 텔레비전 앞에 모여서 벌이는 응원전은 예배입니다. 제사장들의 몸짓과 공의 움직임에 따라 터지는 함성은 할렐루야 아멘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통성 기도이며 주문입니다. 경기에서 지는 선수들은 희생양으로 죽어갑니다. 골을 넣는 선수는 영웅으로 떠오릅니다. 소위 말하면 월드컵 종교의 부흥강사가 되는 게지요. 어디를 가나 광신자들을 몰고 다니는 유명 부흥강사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럴듯하지요?

운동은 운동입니다. 경기는 경기입니다. 승자와 패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응원전을 펼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겸사겸사 독일 여행을 하거나 실내 체육관과 야외 광장에 모여서 단체 관람을 하는 것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즐거운 경험이 되어야지 승패에 울고 웃으면서 지나치게 열광하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조금 잘하면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고, 조금 실수하면 천하에 그런 죄인이 없는 냥 질타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성숙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월드컵의 열기를 보면서 주님을 향한 우리의 열정의 가능성을 봅니다. 한낱 지나가는 운동 경기에 저렇게 열광하고, 집중할 수 있다면, 국위 선양이라는 대의명분을 이해한다고 해도 다 세상적인 일에 이정도의 정열을 발산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국가의 명예보다 더 중한 하나님의 나라가 있고, 순간의 짜릿한 승리의 쾌감과 비교할 수 없는 천국의 영원한 승리와 칭찬과 상급이 있습니다. 골을 넣어 우리를 흥분시키는 것보다 예수님 드라마가 더 자극적이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팀은 우승은 감히 바라보지도 못하는데 하나님 나라에서 우리가 받을 승리의 면류관, 생명의 면류관은 우리 가슴에 불을 지르기에 충분합니다. 군중 가운데서 느끼는 열기보다 합심기도 가운데 느끼는 성령의 불길은 얼마나 더 뜨겁고 강력합니까? 월드컵에 열광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정도의 정열이 있다면 예수님을 위해서는 얼마나 더 열광해야 할 것인지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독일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고 끝까지 선전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그 열기를 민족의 구원을 위하여 멋지게 전환하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월드컵을 즐기세요. 그리고 열심을 냅시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