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화룡점정(畵龍點睛)과 부활

황의정 목사 0 11,362 2018.04.28 06:20

중국 남북조 시대에 장승요라는 군인이며 정치인이자 유명한 화가가 있었습니다. 한 번은 남경의 안락사(安樂寺) 주지로부터 용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절의 벽에 두 마리의 용을 멋지게 그렸습니다. 금방 구름을 헤치고 하늘을 오를듯한 기상이 살아있는 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용의 눈동자를 그리지 않는 것입니다. 눈동자를 그리면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엉뚱한 말을 합니다. 하지만 열화 같은 성화에 못 이겨 한 마리의 용에 눈동자를 찍자마자 벽 속에서 번개가 번득이고 천둥소리 요란하더니 용이 튀어나와 비늘을 번득이며 하늘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용 그림에 눈동자를 그려 넣는다는 화룡점정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독교는 십자가의 종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래 로마 제국의 흉악범을 처형하는 사형 틀이었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심(AD 30년경)으로 치욕의 십자가, 잔인한 십자가, 무시무시한 고문의 십자가가 인류의 심금을 울리는 신비한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교회를 상징하여 첨탑에도 십자가, 예배당 전면 중앙에도 십자가를 걸며, 심지어는 경건한 여인들의 목에도 십자가를 걸게 되었습니다. 십자가는 사랑이요 희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 인류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덕분입니다. 기독교에서 십자가를 뺀다면 더 이상 기독교가 되지 못합니다. “십자가 십자가 내가 처음 볼 때에 나의 맘에 큰 고통 사라져 오늘 믿고서 내 눈 밝았네 참 내 기쁨 영원하도다!”찬송가 138장은 모든 참 그리스도인의 고백입니다. 십자가는 그만큼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신 부활절(復活節)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깊이 묵상하면서 한 주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부활의 아침을 맞이하면 미처 그 무거운 분위기에서 깨어나기가 곰이 겨울잠에서 더디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부활이 중요합니다. 부활이 없으면 기독교는 그림 속의 용에 불과합니다. 보는 이에게 감동은 줄 수 있으나 죄와 고통에 시달리는 인생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사도 바울은 웅변조로 말합니다. 부활이 없으면 1) 그리스도도 다시 살지 못했을 것이요, 2) 우리의 전파하는 것이 헛되고, 3) 우리의 믿음도 헛됩니다. 4)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5) 예수님을 믿고 죽은 사람들이 다 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4) 우리 전도자들은 거짓 증인이 될 것입니다. 한 마디로 부활이 없으면 종이호랑이나 그림 속의 용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고전15:12-19).

십자가로 끝이 났다면 우리는 늘 슬퍼하고 죄송스러워하고 우울함에 빠질 것입니다. 신앙이 좋을수록 더욱 우울한 사람, 죄의식이 강하고 죄책에 사로잡혀야 할 것이다. 십자가의 사랑은 너무 무거운 짐이 되어 오히려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부활이 있어서 우리는 십자가를 감사함으로 받게 됩니다. 부활이 있음으로 우리도 십자가를 기꺼이 질 수 있습니다. 누가 비극의 주인공으로 만족하겠습니까? 사랑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비극의 주인공을 강요하시겠습니까? 부활 때문에 우리는 슬픔과 기쁨, 죄송함과 감사함, 비천함과 존귀함을 함께 누리게 됩니다.

사랑은 희생만으로 완전하지 못합니다. 참사랑은 힘이 있어야 합니다. 지옥에 대신 내려가신 분이 거기 함께 머물면 무슨 위로가 됩니까? 손 내밀어 고통당하는 우리를 끌어올릴 수 있어야 기쁘지 않겠습니까? 건질 능력이 없으면서 물에 빠진 사람 구한다고 뛰어들면 무모하다 않습니까? 하나님은 강한 분이십니다. 전능(全能)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아들 예수님을 지옥에 버리셨으나 다시 구해내셨습니다. 힘 있는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힘이 없으면 사랑이 반쪽이 됩니다.

장승요가 눈동자를 그리자 요동을 치고 승천한 용과 같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으로 기독교가 세상의 영혼을 구원하는 생명의 기쁜 소식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부활의 증인입니다. 십자가의 사랑과 부활의 능력을 아울러 누리고 전합니다. 십자가와 부활, 사랑과 능력, 이 두 가지를 믿고 또 전하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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