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욥기 5:1-16절. 옳은 말이 비수가 된다.

사이트관리자 0 6,367 2021.10.10 00:45

오늘의 말씀 묵상 2021. 10. 09. 토요일

욥기 5:1-16. 옳은 말이 비수가 된다.

 

엘리바스는 논리적으로 말합니다. 보편적 원리인 인과응보 사상에 기초하여 말하고, 자신의 신비체험을 기초로 말하고(욥기4), 이제는 논리정연한 말로 욥을 직접 공격합니다. 욥이 부르짖어도 응답할 자가 없고, 욥이 찾아가 호소할 자도 없다고 몰아붙입니다. 모든 재산과 열 자녀를 잃고, 건강도 잃은 욥에게 미련한 자, 어리석은 자의 자식들이 망하며, 추수한 것들을 몽땅 빼앗기는 것은 사람이 교만하여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께 회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은 큰일과 기이한 일을 많이 행하시는 분이신데, 자연도 다스리시지만 교활한 자도 지혜로운 자도 주장하시는 분이시고, 가난한 자를 보호하시어 희망을 주시는 분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욥은 그 하나님의 은혜를 입지 못하는 사람이라 희망이 없다고 정죄합니다. 구구절절 욥의 심장을 찌르는 비수가 됩니다.

 

엘리바스는 말을 이어가면서 점점 더 옥죄어들어갑니다. 욥이 꼼짝도 못하고, 반박도 할 수 없도록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욥이 당한 슬픔과 고난을 죄의 결과라고 하면서 쓰라린 상처에 소금을 뿌리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나라면 하나님을 찾겠고, 내 일을 하나님께 의탁하리라.”고 하면서 욥이 하나님을 찾지도 않고, 의탁하지도 않는다고 말합니다. 지혜자요 철학자요 욥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친구 엘리바스의 말이 원수보다 더 날카로운 비수가 되었습니다. 욥의 심정이 어떨까요?

 

우리는 대화하면서 처음의 의도를 상실할 때가 있습니다. 위로하고 격려하고 도와주려고 시작한 대화가 목적을 상실하고, 나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한 논쟁으로 변질됩니다. 나의 말이 무시당하는 것은 상대가 어떤 아픔과 슬픔 중에 있든지 상관없이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서 내 말이 옳음이 증명되면 무슨 유익이 있을까요? 심하게 덧난 상처에 소금 뿌리고, 찢어진 가슴에 비수를 꽂은 후에 투우사처럼 승리를 외칠 것입니까? 대화의 목적을 잊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이기려고 하지 않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누구의 말이 옳은가보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대화는 왜 이리 어려운가요?

 

주님, 우리의 말을 스스로 들어보겠습니다. 위로한다고 하면서 정죄하고 비난하여 낙심시킵니다. 내 말의 옳음을 증명하려고 상대의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대화할수록 마음이 상하고, 사이가 멀어집니다. 이런 미숙한 대화를 너무 많이 했습니다. 주님, 용서하소서! “우는 자와 함께 울라”(12:15)고 하신 말씀을 마음에 다시 새깁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용서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황의정 목사 Ph.D.

Los Angeles 둘로스선교교회

America Evangelical University 선교학교수

Fuller 신학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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