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내적 치유 체험기 1. 노래 가사는 안 외워집니다.

황의정 목사 0 1,592 2018.04.21 09:29

상처라는 것은 몸에만 나는 것이 아닙니다. 인격에도 나고 명성에도 나고 마음에도 상처가 납니다. 당시에는 잘 모르다가 후에야 깨닫는 상처가 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면 당장에는 괜찮은듯한데 하룻밤 자고나면 온 몸이 쑤시고 아픕니다. 몸의 상처도 그렇지만 그래도 치유가 되면 흉터가 남으면서 마음에서는 잊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받는 상처는 그 후유증이 너무 큽니다. 평생을 그 상처로 인하여 고통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상처에도 인간은 연약합니다. 

제가 자라면서 마음에 받았던 상처가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치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먼저 상처란 무엇입니까? 상처는 과거에 경험한 사건들 중에서 감정적으로 손상을 입은 것으로써 의식적 무의적으로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어려서부터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가사를 잘 암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충대충 기억하고 있으며, 항상 악보를 보면서 불러야지 그렇지 않으면 가사가 틀립니다. 유행가도 1절만 겨우 외는 것이 전부였으며, 예수님을 믿고 난 뒤에도 그렇게 많이 부르는 찬송가와 복음성가도 가사를 완전히 암기하는 것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교회를 개척하고서 제가 찬송을 인도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신자들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찬양 속으로 깊이 빠져들지도 못하고, 항상 악보에 눈을 박고 노래를 부릅니다. 다 아는 노래도 눈을 떼면 틀리니 어쩝니까? 

제가 기억력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중학교 때에는 하루 만에 교과서에 나오는 시조 20여 편을 다 암기해서 국어선생님께“기억의 왕자”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읽은 내용이나 설교나 강의 들은 내용은 제가 참 잘 기억합니다. 스스로도 이해에 기초한 암기법으로 암기를 잘한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래 가사는 암기가 안 됩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찬송가 434장 (나의 갈 길 다가도록)은 지금도 월요일 새벽마다 부릅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매일 이 찬송을 부르면서 수업을 마쳤으니까 제가 이 찬송을 수백 번을 불렀을 텐데도 그렇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노래 가사에 대해서는 늘 비판적입니다. 논리가 없다느니 표현이 이상하다느니 하면서 항상 불만이었습니다. 못 외우니까 까탈을 부린 것입니다. 찬송가와 복음성가 가사를 암기하지 못하는 약점을 극복하려고 가사 암기를 특별히 목표하는 기간을 설정하기도 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저는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루는 제가 생각에 빠졌습니다. 나는 기억력이 나쁜 것도 아닌데 왜 유독 노래 가사는 암기하지 못하는가? 왜 부르기도 듣기도 좋아하면서 가사를 못 외우는가? 그 때 제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우선은 제가 가사 암기에 대하여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도무지 암기하려는 자세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의식적인 노력을 할 때 외에는 전혀 의지가 없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가지고 처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는 왜 찬송가와 복음성가 가사를 못 욉니까?” 그러자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에 학생들이 앉아있고 제가 교단에 올라가서 마이크 앞에 서서 노래를 부릅니다. 학급 대표로 교내 노래자랑에 나선 것입니다. 유난히도 키가 작았던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상을 받지 못한 채 집에 갑니다. 마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누나가 말합니다. “오늘 의정이 학교에서 노래하다가 가사를 틀렸다! 노래는 잘 했지만 가사를 틀리게 불러서 상을 못 탔다”는 것입니다. 그 때 제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가슴이 콩콩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 이후로 교내 콩쿠르에 나간 적이 없습니다. 소풍을 가서도 앞에 나가 노래를 하지 않았습니다. 쉬는 시간에 노래 잘하는 친구들과 그렇게 많이 노래를 불렀지만 남의 앞에서는 못했습니다. 가사가 틀릴까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리고 항상 악보를 보면서만 노래를 불렀던 것입니다. 상처 줄 의도가 없었던 누나지만 원망스러웠습니다. 이제는 자유로워졌습니다. 아직도 가사는 잘 못 외우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누나를 용서했고, 저를 위로했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 .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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