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부모님 산소(山所)에서

황의정 목사 0 10,602 2018.05.05 10:19

둘로스교회 황의정 목사의 목 회 서 신 531호 10-2


호국원(護國園)!

전라북도 임실의 국립묘지(國立墓地)

나라위해 몸 바친 이들

질서 정연하게 누워

눈 부릅뜨고 지키시다가

벌떡 일어날 채비하고

패기와 용기

희망과 전진의 명령을 기다리는 곳

 

은행나무 노란 잎이 무성한 길 지나

짙은 녹음 속

가파른 길 올라

우리 부모님 안식 처

곁에 털썩 주저앉았네.

 

큰 절을 올리는 심정으로

비석을 찬찬히 살펴 보네

앞에 두 분의 존함(尊銜)

옆에 자녀들의 이름들

뒤에는 두 날이 적혀있네

오신 날과 떠나 신 날

 

무엇을 하셨는지

무슨 말을 하셨는지

어디를 다녀오셨는지

어떻게 사셨는지

무엇을 남기셨는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이어

한 동안 먹먹했네

 

옳고 그름 선과 악에 민감하시고

궁지에서 사람 구하시고

자기 몫을 아예 챙기지 않으시고

자기 명예 애써 감추시고

늘 큰 소리로 말씀하시던 아버지

 

밝게 수수하게 웃으시며

성대묘사 잘하시고

요리 조리 잘 하시고

이것 저것 챙기시고

이길 저길 잘도 인도하신 어머니

 

가슴에 꽂아 준 비수 없고

지워버리고 싶은 모습도 하나 없고

다른 사람 해코지 하신 적 없고

험하거나 추하거나 비하하거나 거친 말 하신 적도 없는

옳다고 믿는 대로 사신 부모님

말 없으신 지금

더 크게더 많이 말씀하시는

고 황용주 집사님!

고 양봉국 권사님!

 

늦게 만난 예수님

쉬지 않고 전하시어

수백을 천국에 이끄신 전도자

숱한 밤을 지새운 기도의 불길

7남매로 하여금

그 못다 전한 복음 전하게 하신

천국의 귀족(?)

호국원의 별

 

나의 사랑 나의 자랑

머지않아 다시 뵐 날

부끄럽지 않도록

마음의 끈을 다잡아 매고

아쉬운 발길 돌립니다.


건강한 둘로스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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