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뱃속의 아이, 맘속에 아이

황의정 목사 0 10,323 2018.05.04 10:27

       어머니! 아버지! 세상에서 이보다 좋은 말이 없습니다. 불러서 좋고, 들어서 좋은 말입니다. 우리 어려서는 엄마 아빠라고 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그렇게 불렀지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가르쳤습니다. 아빠라는 말이 제게 정감이 없고, 오히려 어린애 같은 유치한 느낌이 들어서 그랬습니다. 장가간 아들이 [아빠!] 할 때 어색한 느낌이 들어서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엉뚱한 효과가 났습니다. 아들이 아버지 하는 말을 들은 주변 어른들이 대견하고 어른스럽다고 칭찬을 하는 것입니다. “야, 징그럽다, 임마!”하는 제 친구들도 있었지만요. 그런데 요즘은 아예 Dad! 하니까 영어로 아빠가 되어버렸습니다. 좀 섭섭하지요. 아버지! 얼마나 좋아요?


           “품속의 자식!”이란 말이 있습니다. 내 속으로 잉태하여 배 아파 났지만 내 품 속에 있을 때나 내 자식이지 품을 떠나면 어찌 자식이겠느냐는 자조적인 말입니다. 내가 낳지만 어디 내 맘대로 됩니까? 나 닮은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기 보다는 어찌 그런 것까지 나를 닮았느냐고 한스럽게 생각하는 때가 많지요. 예쁜 엄마 손을 닮지 않고 아빠의 꼬부라진 손가락을 빼닮은 딸아이가 제 손을 아빠 손에 대어보면서 좋아라고 웃습니다. 속으로 생각합니다. “주님, 엄마 손을 닮게 하시지 왜 이 손입니까? 여자 아인데요!”


           집사람은 딸을 몹시 원했습니다. 90년대 초에는 아이가 셋이면 야만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둘째가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서 세 번째로 딸을 낳겠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많으면 청빙하는 교회가 없을 것이라고 하던 때라서 제가 내심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둘째 낳으려고 병원에 가는 택시에서 물었습니다. 진통이 이미 시작되었으니까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알아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 진짜로 셋째 아이를 원하는거야?” “네!”주저 없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 번째를 낳기로 결심했고, 꼭 딸을 낳게 해달라는 맘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싸이판에서 딸이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아내의 말이 신기했습니다. “내가 기도한 모습대로 생겼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부모에게 소원을 주십니다. 뱃속에 아이가 있을 때부터 간절한 소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기도일수록 하나님도 응답하시기가 좋으실 것입니다.


            태어난 아이는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손길에서, 목소리에서, 품속에서 사랑을 먹고 삽니다. 먹이고 입히는 것도 사실은 사랑을 입히고 사랑을 먹이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의 소원을 담을 사랑으로 키워갑니다. 저절로 큰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저저로 되는 것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특히 자녀들은 미완성으로 태어나 완성으로 나갑니다. 수많은 길들 중에 오직 엄마 아빠의 사랑과 정성으로 택한 그 길로 자라갑니다. 자식이 부모의 면류관이 되는 이유, 부모의 거울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뱃속에 있을 때나 태어난 뒤에나 동일한 점이 있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맘속에서 자랍니다. 자식은 부모의 맘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눈길도 벗어나고 손길도 쉽게 벗어나지만 부모 맘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심으로 부모와 동역하시는 것입니다. 맥아더 장군은 인천 상륙작전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의 자녀를 위한 기도도 유명합니다. 그의 마음에서 우러난 기도에 아멘 하는 은혜를 나누기 원합니다.

         


"주여! 나의 자녀를 이렇게 키워주소서. 약할 때 스스로를 분별할 수 있는 힘과 두려워질 때 자신을 잃지 않는 대담성을 가지고,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며, 승리에 겸손하며 온유한 자녀를 주옵소서,


노력 없이 대가를 바라지 않게 하시고, 주님을 섬기고 주님을 아는 것이 지혜의 근본임을 깨닫게 하소서, 바라옵건대 그를 쉬운 안락의 길로 인도하지 마옵시고, 고난과 역정에 대해 분투 항거할 줄 알도록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폭풍우 속에서도 용감히 싸울 줄 알고, 패자를 불쌍히 여길 줄 알도록 하여 주소서 ,


마음을 깨끗이 하고, 목표가 고상하며, 남을 정복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기를 다스릴 줄 알고, 미래에 도전하면서 과거를 잊지 않는 자녀를 저에게 주옵소서. 그리고 나서 이에 대하여 바라옵건대 유머를 알게 하시고, 항상 진지하되 자기 자신을 너무 중히 여기지 말며,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하여 주소서,


또한 참으로 위대한 것은 소박하다는 것과 진실로 현명한 것은 솔직하다는 것, 그리고 참된 힘은 온유함이라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여 주소서. 그리하오면 아비된 저로서는 내 인생을 결코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나직이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기도가 계속되는 한 자녀는 우리 맘에서 자라갑니다. 우리 맘이 방황하면 자녀가 세파에 흔들립니다. 그러나 기도가 확신에 차고, 끈질기면 험한 파도도 높은 산도, 깊은 골짜기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맘을 놓지 마세요! 기도를 쉬지 마세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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