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小貪大失)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이윤을 남기는 것이 경제 원리입니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경제 원리는 모든 영역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경비를 더 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이 도에 지나쳐 조금 아끼려다 더 큰 것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석유시추선에서 기관장으로 오래 일하시던 우리 교회 원로이신 조장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이란 다 마찬가지구나 생각했습니다. 바다 한 가운데 서있는 배에서부터 육지로 선원들을 운반하는 교통수단은 2차 대전 때에 사용하던 낡은 헬리콥터였답니다. 한 선원이 부탁하더랍니다. 가족의 생일 때문에 먼저 육지로 가서 선물을 구입해야 하니 장로님 대신 먼저 헬리콥터를 타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떠난 그 헬리콥터가 그만 추락하여 모든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장로님은 다행히 선을 베풀다가 사고를 면했지만 너무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헬리콥터 사고가 난 이유는 이렇습니다. 헬리콥터는 원래 고도 4,000-7,000피트 상공으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고도는 4,000피트입니다. 그러나 고도가 올라갈수록 연료사용이 현저하게 줄어든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지시가 떨어진 것입니다. 고도 7,000피트로 비행하라! 그 때부터 헬리콥터 추락사고가 자주 일어났습니다. 연료비 탐하다가 헬리콥터와 사람 목숨을 잃었으니 얼마나 큰 손실입니까? 소탐대실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불감증과 만연한 비리가 국민적 공분(公憤)을 사게 되었습니다. 낡은 선박을 더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답니다. 그러자 일본에서 폐기하는 배를 사들여 버젓이 운행을 하게 되었습니다.그것도 구조변경을 하여 객실을 늘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의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갔습니다. 잦은 기관 고장이 있었지만, 배가 정상적으로 반듯이 서있지도 못하고 한 쪽으로 기울어져있었지만 수리하지 않았습니다. 구명보트가 작동하지 않아도 검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합격시켰습니다. 수리하느라 운행을 못하면 손해가 얼마일까 약삭빠르게 계산했겠지요. 설마 사고까지야 나겠는가 하는 안일한 마음이었겠지요. 자동차도 150대를 실어야 하는데 일단 보고하고 나서30여대를 더 실었습니다. 모든 자동차는 배 밑바닥에 꼭 묶어두어야 하는데 아마 그냥 두었던 것 같습니다. 안전에 대한 교육과 훈련은 아예 이름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끼고 벌어들인 돈이 얼마일까요? 이번 사고 비용과 비교가 될까요? 경악할 소탐대실입니다. 선장과 선원들이 배에서 죽도록 구조를 하다가 순직했다면 영웅이 되었겠지요. 하지만 구차하게 살아남은 생명은 얼마나 추하고 욕된 생명이 되었나요. 어차피 한 번 죽는 인생인데 이것도 소탐대실입니다.

       자동차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도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5,000마일마다 엔진오일 교환해주기만 하면 요즘 차는 잘 굴러다닙니다. 하지만 비용 절감한다고 제 때에 기름교환 안 해주면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큰돈을 쓰게 됩니다.

       자신의 취미생활과 분주한 일로 인하여 가족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취미도 중요하고, 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일입니까? 가족을 잃고 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눈에 보이는 일을 하느라 상한 마음을 살피지 못해서 손해 보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마음의 상처 때문에 툭하면 화를 내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한 번 화를 내고 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이미 상한 마음을 어떻게 치유해줄 길이 없습니다. 자주 화를 내는 사람 주변에 사람이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런데 화를 내면서 자기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투덜댑니다. 늘 화를 내면서 외롭다고 호소합니다. 화를 내고 나면 좀 후련하지요? 하지만 그 약간의 후련함의 대가는 파괴된 인간관계와 외로움입니다.

       성도들의 신앙생활에서 하나님께 정성스럽게 헌금을 드리는 것은 참 아름답고 훌륭한 일입니다. 마땅히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도 해야 하고, 모든 것이 주님께서 주신 것이니 그 중에 열의 하나를 드려 고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수많은 분들이 주님께 드릴 것을 아끼다가 여러 가지 일로 말미암아 훨씬 더 많은 재물을 잃어버립니다. 황충을 금하여 주시는 은혜를 상실하니 메뚜기 떼가 달려들어 먹어버립니다. 소탐대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믿음이 있는 분들이 십일조와 헌물을 열심히 드리지 못하는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 섬김에서 손해 보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신앙성장이 여기서 멈추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어떤 경우는 목사님과 장로님 얼굴 보기 힘들어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큰 교회에서 예배만 드리는 편을 택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성도의 교제, 주님의 사랑을 만끽하지 못하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소탐대실입니까?

       교회를 개척하는 후배 목사님께 열심히 전도해야 교회가 성장한다고 하자 이렇게 말합니다. “괜히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고, 무례한 것 같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전도를 잘 못하고 있습니다!” 예의를 지키고, 귀찮게 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전도하려다가, 영영 잃어버린 영혼이 얼마나 많을까요? 가장 애통하고 가슴을 치며 통곡할 소탐대실이 아닙니까? 우리는 언제나 철이 들까요? 소탐대실하지 마세요. 주님, 지혜와 용기를 주세요!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