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고(故) 넬슨 만델라 대통령

황의정 목사 0 10,847 2018.05.04 09:02

  위대한 사람도 평범한 사람도 모두 죽습니다. 부자도 죽고, 가난한 사람도 죽습니다. 배운 사람도 못 배운 사람도 죽습니다. 그래서 만인은 죽음 앞에서 평등합니다. 하지만 부끄럽게 오랜 사는 사람도 있고, 영광스럽게 짧게 산 사람도 있습니다. 영광스럽게 오래 산다는 것이 제일 큰 복이겠지만 그런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지난 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악명 높은 인종차별정책을 종식시키고, 남아공의 원주민 흑인들의 시민권을 회복하고, 첫 흑인 대통령이 되어 흑백으로 분열된 나라를 치유한 위대한 지도자 만델라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는 95년이란 긴 세월 장수도 하였거니와 1996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고, 모든 인종분쟁국가들의 교과서 같은 해결책을 보여준 위대한 영혼이었습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 서거소식은 전하는 현직 대통령은 텔레비전 방송에서 “우리는 남아공의 아버지를 잃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흑인을 위한 인권운동가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종신형에 처한 내란음모죄 재판에서 스스로 변론한 것처럼 모든 인종차별 정권을 대항하여 싸였습니다. “나는 평생을 백인 정권이든 흑인 정권이든 상관없이 인종차별 정권과 싸워왔다. 나의 이상은 우리 모두가 자유 민주사회에서 평등한 권리로 평화스럽게 사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꿈이다.” 자기 민족을 위한 이기주의가 아니라 보편적 가치인 모든 사람의 평등한 삶을 위해서 살아왔다는 것이 위대한 점입니다. 이것이 그의 첫 번째 이상(理想)이었습니다.

 

  넬슨 만델라가 종신형을 받은 것은 무력으로 국가를 정복하려고 하다가 동지들과 함께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에는 무력을 동원하여 흑인들의 자유와 평등을 도모하였으나 27년의 긴 세월 감옥에서 변화를 경험한 듯합니다. 그는 1990년에 석방되고, 1994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전혀 보복을 하지 않았습니다. 용서와 화해! 시민권을 획득하고, 정권까지 창출한 흑인사회에서 백인들에 대한 보복열망이 얼마나 강력했을지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과감하게 용서하고, 화해하여 흑인과 백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소위 자유 민주사회를 만들어냈습니다. 비단 흑백인종차별이 아니더라도 아프리카는 수많은 인종들 사이에 갈등과 전쟁이 끊임이 없습니다. 만델라의 용서와 화해는 평등사회를 이루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그의 영향력은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에 퍼져나갔습니다. 일생의 이상을 실현할 방법을 찾았고, 실현하였습니다. 그래서 위대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보통사람은 자기를 위해서 삽니다. 위대한 사람은 자기와 같은 부류에 속한 사람, 즉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 삽니다. 그러나 진정 위대한 사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서 삽니다. 넬슨 만델라가 남아공의 대통령으로서 세운 업적만을 말해도 그는 위대한 지도자이지만 한 가지 더 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우리 여정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자유- 즉, 억압 받지 않고 살 권리를 찾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험난한 여정은 아직 남아 있다. 이것은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그들의 자유를 향상시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참으로 우리 모두가 걸어야 할 영원한 숙제다!”(자서전 “자유를 향한 긴 여행”에서). 수백 년 동안 운명이려니 하고 살던 아프리카인들에게 희망이 되고, 도전이 된 것, 그리고 그 이상을 실현한 것만도 정말 위대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춘다면 진정한 지도자, 인류의 지도자가 되기에는 미흡할 수 있습니다. 고 넬슨 만델라는 그 이상(以上)을 알고 있었으며, 고민하였습니다. 영원한 숙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비폭력, 무저항주의의 인도의 영웅 간디나 피부색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에 의해서 동등하게 대접받는 나라를 위해 싸운 미국의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나 넬슨 만델라 등 수많은 인류의 지도자들은 모두 용서를 알았습니다. “너 죽고 나 살자”는 정책의 희생자가 힘을 얻으면 동일하게 “너 죽고 나 살자!”로 대응합니다. 그래서 인류역사는 전쟁과 피의 역사입니다. 하지만 약자가 힘을 얻었을 때에 “너도 살고 나도 살자!”고 하며 화해를 이룩합니다. 용서만이 화해를 이루는 길입니다.

 

  1918-2014. 이것이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비문에 새겨질 그의 삶입니다. 만델라는 1918년과 2014년 동안을 연결하는 이음선“-”을 살았습니다. 이 이음선을 길게 펼치면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이 드러납니다. 그의 삶은 45세까지의 투쟁의 삶, 27년의 감옥생활, 72세부터 현실정치인의 삶으로 세분됩니다. 그 삶을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중추적인 사상이 드러납니다. 사실 대통령이네 사장이네 하는 것들은 도구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자유 민주사회에서 평등하게 사는 것, 용서와 화해, 그리고 타인의 자유를 위해서 헌신하는 삶이라는 사상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분명하지 않는 사람이 인생을 방황합니다. 중도에 이 사상이 변질되는 사람을 기회주의자 또는 변절자라고 합니다.

 

  우리의 삶도 머지않아 마감하게 됩니다. 그러면 간단하게 이음선“-”하나로 우리 삶을 요약해버립니다. 그렇게 잊히는 것이 인생인 듯합니다. 다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 그 이음선을 늘여서 자세히 들여다볼 것입니다. 그 때,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발견할 우리의 이상과 가치는 무엇일까요? 우리를 칭송할 제목은 무엇일까요? 이 한 목숨 바쳐 살아가는 삶의 이상과 가치를 갖고 있는가요?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사나 죽으나 주의 것입니다. 먹든지 마시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삽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로 우리 민족과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삽시다! 아멘!

                                                         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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