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입니다. 보릿고개가 있을 때니까 참 춥고 배고프던 시절입니다. 도시락을 못 싸오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서 맹물 마시고 어정어정 거닐다가 수업 시간되어 들어옵니다. 하지만 넉살 좋은 아이들은 친구들 도시락 뚜껑을 들고, 나무젓가락을 대충 만들어서 돌아다니며 한 젓가락씩 밥을 동냥합니다. 열사람을 돌면 한 끼가 넉넉히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십시일반이지요. 열 숟가락이면 한 그릇 밥이 된다는 것입니다.
유난히 외국의 침입을 많이 당한 우리 조상들은 늘 배고프고 춥고 헐벗고 피난을 다녀야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돕고 사는 것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어려운 삶에 서로 도와가며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더불어 사는 지혜였습니다.
9년 전 우리 교회를 개척할 때도 이런 아름다운 전통이 이어졌습니다. 산호세 성결교회(윤상희목사님), 로고스교회(최춘호목사님), 시온성결교회(최경환목사님), 나성성결교회(정호윤목사님), 그리고 연합선교교회(당시 성창용목사님)가 매월 100달러 200달러를 지원해주었습니다. 우리 성결교회 엘에이 지방회에서도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차용육집사님 부부, 김지연전도사님 부부는 매월 500달러씩 수년간 지원해주었습니다. 성도 11명이 시작한 교회가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십시일반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3년이 지나면서 자립하게 되었을 때에 교회들이 많이 기뻐해주었습니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는 법이니 매월 선교비를 보내면서 간절히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교회가 교회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것을 보면서 기쁨이 컷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우리 성결교회는 해외선교도 십시일반 전략으로 합니다. 한 교회가 선교사 한 가정의 모든 경비를 다 후원하려면 한 달에 2500-3500달러를 지원해야 합니다. 이 정도의 후원을 할 수 있는 교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1후원교회는 매월 1000달러, 2후원 교회는 매달 500달러, 3후원 교회는 매달 300달러씩을 후원하여 선교사 파송에 참여합니다. 선교사님들은 여러 교회를 후원파송교회로 갖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작은 교회도 선교사 파송 사역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교회마다 선교지에 대한 관심이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나라 선교사님을 후원할 수 있어서 많은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한 교회의 형편이 어려워지는 일이 있어도 선교는 지속될 수 있습니다. 지난번 한국의 IMF 상황에서 교단마다 선교사님들이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우리 교단은 그렇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십시일반 선교전략 덕분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교는 영적 전쟁이라 영적 후원, 즉 중보기도 후원이 제일 중요한데 여러 교회가 합력하여 파송하기 때문에 이런 중보기도 후원 확보에 아주 유익합니다.
우리 둘로스 교회는 개척 첫 달부터 십일조 선교를 시작했습니다. 모든 헌금의 10%를 따로 떼어서 선교비로 지출하였습니다. 첫 지원 기관이 거리선교회(현 소중한 사람들, 김수철목사님)였습니다. 그 후에 개척교회들을 돕고, 조이장애선교회와 북방 의료선교사님을 돕고, 마침내 2007년에 중국에 선교사님을 파송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몽골, 이집트, 방글라데시, 브라질, 태국에 선교사님을 파송하고, 신학대학교와 개척교회 등을 돕고 있습니다. 십일조로 시작된 선교예산은 25%를 넘었습니다. 몇 몇 교회들이 심은 씨앗이 자라서 이렇게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2011년에는 컴패션을 통해서 도미니크공화국과 이디오피아의 가난한 어린이 10명을 후원하고, 금년부터는 장기 재소자들을 위한 교도소 신학대학 사역을 후원하기로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고아와 과부와 병든 자와 나그네와 갇힌 자들을 돌보라고 하셨기에 그 명령에 따르려고 하는 것입니다.
오랜 불경기입니다. 우리 성도들 중에도 도와주어야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과도한(?) 선교비 지출에 마음이 편치 않은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복이 있다”(행20:35)고 하셨습니다. 잠언에는 “흩어 구제하여도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11:24)고 하셨습니다. 어려울수록 투자를 늘리는 세상 경제 원리처럼 신앙의 경제 원리도 동일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둘로스 성도들을 지속적으로 풍성하게 축복하실 것입니다.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보내드리는 선교헌금으로 선교사님들이 살고, 어둠 속에 있는 영혼들이 빛을 봅니다. 헐벗고 굶주린 어린이들과 재소자들이 복음을 듣고 영생을 얻습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4:19)고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창립 9주년 감사 예배에서 선교헌금 약정을 합니다. 십시일반으로 선교에 모두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할렐루야!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