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스선교교회를 개척하면서 쓰기 시작한 목회서신이 오늘로 400호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둘로스의 횡설수설]이라고 했는데 친구 목사님들이 진설명설인데 왜 횡설수설이라고 하느냐는 칭찬 같은 항의(?)에 목회서신으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2004년 1월 첫 주일부터 썼으니까 8년 반을 쓴 셈입니다.
목회서신이란 말은 사도 바울이 동역자들에게 쓴 편지에서 나온 말입니다. 디모데 전서와 디모데 후서, 그리고 디도서 세 편을 목회서신이라고 합니다. 이단이 성행함으로 이를 경계하면서 정통 기독교 교리와 신앙을 가르치는 내용, 교회를 어떻게 조직하고, 장로와 감독과 집사 등 일군을 어떤 자격 기준에 따라 세울 것인가, 노인과 청년과 과부 등에 관한 지침 등이 상세하게 적혀있습니다. 사실 목회서신이란 말은 18세기 파울 안톤(Paul Anton)이란 독일인 학자가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그 이후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공개적으로 쓰는 편지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습니다.
목회서신을 쓸 때 몇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첫째, 성도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설교나 성경공부를 통해서, 심방과 상담을 통해서도 소통을 하지만 목회자가 성도들에게 구체적으로 나누고 싶은 생각을 적는 것입니다. 교회의 행사의 의미와 목적과 방향, 그리고 적극적인 동참을 권면하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둘째, 목회자의 말씀 묵상과 세상 읽기를 하나씩 정리하여 성도들에게 성경적으로 세상을 읽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성경적 관점에서 분석하면 우리에게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줍니다. 셋째, 제가 읽은 책에서 배운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분주하게 살면서 매일 성경읽기도 벅찬 성도들에게 목회자가 읽은 책을 통해서 함께 성장하도록 하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제가 경험하는 성장과 발전을 나누기 위해서 썼습니다. 내적 치유 체험기, 세미나 참석하여 배운 것 등을 나누었습니다. 수년 동안 차곡차곡 목회서신을 모아놓으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읽고 또 읽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떤 목사님은 제 설교와 함께 보내드리는 목회서신을 읽고 매주 한 번은 새벽설교에 사용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한 가지 목적이 더 있습니다. 성도들이 전도할 때에 나누어줄 무언가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라고, 우리 둘로스 교회에 오시라고 초청할 때에 교회와 목사님을 소개하는 중요한 수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목회서신을 보고 우리 교회에 나오신 분들이 계십니다. 우연히 받아서 읽은 목회서신을 보고 이 목사님은 믿을만한 분이구나 생각하고 오신 분도 계셨습니다. 식당 주인이 목회서신을 넣어서 배달해 주시는 바람에 읽고 가족들을 우리 교회로 보내셨다가 후에는 자신도 나오신 분이 계십니다.
제가 목회서신을 살펴보면서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400회 제목을 쭉 훑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버지에 대하여, 어머니에 대하여 참 많은 글을 썼습니다. 여행 중에는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쓰기도 했습니다. 제가 세미나에 다녀오면 새롭게 깨달은 것을 몇 주에 걸쳐서 쓰기도 했습니다. 교단 헌법을 설명하면서 교회 직분자의 자격에 대한 교육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렴풋이 생각하던 것이 성도들을 위해서 글로 적어 내려갈 때에 구체화 되고 논리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내 생각이 성경적이란 것을 알고 있지만 글로 쓰게 되니까 성경구절을 찾아서 함께 적게 되어 확증하기도 했습니다. 생각은 손끝에서 정리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목회 서신 400호! 꾸준히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영성과 지성과 전략 개발 여정에 따라서, 둘로스 교회의 목적과 목표, 발전 방향과 방법과 속도, 그리고 성도들의 삶을 위한 지혜를 부지런히 쓰려고 합니다.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다수결에 의하여 진리가 되고, 하나님의 말씀이 배척되는 때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성도들은 진리에 굳게 서야 합니다. 심판자이신 예수님은 말씀에 따라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유행을 따라 주장되고 널리 수용되는 것들은 다 지나가는 바람이며, 사라지는 안개입니다. 바람과 안개를 따라가면 인생이 낭비되고, 진리의 터전 위에 굳게 서서 살아가면 그리스도와 함께 만세반석이 됩니다.
언젠가는 책으로 예쁘게 묶어서 여러분에게 한 권씩 선물하는 날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몇 번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읽으시고, 널리 전해주세요. 그리고 짧으나 오래가는 교훈, 간략하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 초라한 디자인에 값싼 종이에 인쇄하지만 가장 아름답고 영광스런 진리, 세상의 글이지만 영원한 하나님을 드러내는 글을 쓰도록 기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매주 꼬박꼬박 읽어주시는 여러분이 있는 한 쓰는 이는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