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아버지로 잘 살기 위하여

황의정 목사 0 10,299 2018.05.04 07:26

오늘은 아버지의 날입니다매년 이 날이 있어서 나를 돌아보게 해줘서 참 좋습니다남자들은 보통 세 가지의 직분을 가지고 살아갑니다남편아버지그리고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살지요스스로 이 세 가지 역할에 대한 평가를 하라면 어떻게 될까요아마 직업에 제일 후한 점수를 주고그 다음은 남편 또는 아버지로서의 점수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직업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가정적으로 실패하여특히 남편으로서의 실패 또는 아버지로서의 실패 때문에 송두리째 불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왜 그럴까요?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배우는 것은 지성과 인성과 사회성인데 이 균형이 깨져서 모든 것이 직업을 위한 교육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습니다선생님들은 말 그대로 먼저 사신 분들로서 사람과 세상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모두 가르쳐주셔야 하는데 지식 장사로 전락하는 현실입니다선생님이 선생님으로 살려고 하면 학생들과 학부모와 사회로부터 저항을 받는 형국이 되었지요고등학교까지만 학교를 다니면 12년을 교육받은 것이고대학을 다니면 16년을 교육받은 것입니다유아원과 유치원 교육까지 합하면 20년은 족히 공부만 합니다그런데 이 공부가 나를 건강한 사람을 만드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저는 목사가 되는 교육과 목사로서 더 나은 훈련을 받느라 대학부터 대학원까지 17년을 공부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총 29년의 학교 공부 중에 아버지가 되는 교육을 정식 과목으로 한 과목도 배우지 못했습니다남편 되는 공부도 한 과목도 공부하지 못했습니다그러고 보면 남편으로서그리고 아버지로서 실패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나마 이렇게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고해성사하듯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성경을 읽고매년 가정의 달에 있는 어린이 주일과 어머니 주일그리고 6월에 있는 아버지날에 설교를 하면서 연구한 덕분입니다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중요하게 취급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이 너무도 후회가 됩니다하지만 후회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요이렇게 아버지날이 있는 이유를 잘 알고아버지로서 나를 돌아보아야겠습니다그래서 이제부터 아버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란 말이 있습니다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치하문의 삶이어야 합니다아버지로서의 실패와 좌절을 부끄러워하여 숨기고 사는 동안 문제는 더욱 커지게 마련입니다아버지로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불치하문의 습관이 있었습니다모든 아버지가 아마추어로 시작하지 않습니까그러니 자녀들이 자라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한 발 앞서 간 아버지들께 물어보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지난 주간에 제자 목사님이 저를 찾아오셔서 한 아버지 이야기를 하면서 도움을 청했습니다저보고 그 아버지와 아들 둘을 상담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선교사가 되기 위하여 헌신해서 이제 곧 목사가 되실 분인데 대학 다니는 아들들과 사이가 워낙 안 좋아서 문제가 많다는 것입니다한 때 아버지 학교에 다니면서 교육도 받았지만 그 때 뿐이었고지금은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 호전될 기미가 없다는 것입니다제가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다른 교회 성도들을 상담하여 치유를 해주어도 그 분들이 지속적으로 치유를 받으면서 완전히 변화하기 위해서는 목회적 돌봄이 필요합니다단발적인 상담으로 뿌리 깊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자체가 무리입니다함께 식사를 하던 목사님들은 이구동성으로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함께 성장하기 위하여 섬기고 붙들어주고격려해주고칭찬해주는 아버지들의 공동체에 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서로 허심탄회하게 아픔과 실패를 나누고지혜를 나누며 함께 자라갈 수 있는 믿음의 형제공동체가 필요한 것입니다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기도하는 동지가 필요합니다구역과 전도회가 이런 공동체가 되어야지요.

모든 사람은 모방으로 배우고 성장합니다그래서 모델이 필요합니다아버지의 모델은 예수님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이십니다하나님은 어떤 아버지이신가를 연구하고모방해야 합니다아들을 믿고 가장 중요한 일을 맡겨주셨습니다항상 함께 하셨습니다아버지의 일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따라오게 하셨습니다하지만 아들이 십자가에서 죽을 때에는 외면하여 가장 어려울 때를 혼자 힘으로 통과하게 하셨습니다. “여호와는 자비롭고은혜로운 하나님이다나는 그리 쉽게 노하지 않으며사랑과 진실이 크신 하나님이다.”(34:6). 나는 자비롭고은혜로운 아버지다나는 그리 쉽게 화를 내지 않으며사랑과 진실이 큰 아버지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배우고 성장해야 합니다.

아버지로 산다는 것은 가장 위대한 사명입니다그리고 이 사명은 가장 어려운 사명입니다끊임없이 배우고철이 철을 날카롭게 함같이 서로 돕고모든 아버지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닮아 가야합니다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쉬지 말고 달려야겠습니다아버지 여러분힘 내십시오!. 하나님 아버지께서 함께 하십니다아멘!

 

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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