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주일성수 신앙

황의정 목사 0 10,504 2018.05.03 09:42

       주일성수라는 말은 주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는 뜻입니다. 먼저 주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봉사하는 것입니다. 주일에는 아무리 거금을 준다고 해도 일하지 않고 주님 안에서 안식하며 성도들과 교제하는 것입니다. 한 주간 동안 세상살이에서 지치고 상한 심령이 위로받고 치료받고 쉼을 얻어 새롭게 하는 날입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뵙고 경배하는 날입니다.

 

       이래저래 주일성수하기 어려운 많은 악조건 속에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농경시대에는 나 혼자의 결단으로 주일성수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합니다. 상가 건물 전체가 주일에 문을 열면 나 혼자 문 닫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나라 저 나라와 무역을 하면 주일에 꼭 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핑계가 있어서 주일을 성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일 성수가 성도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는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믿음으로 결단하면 하나님께서 보상하시는 것을 기쁨으로 간증하는 성도들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신학교에 들어갔을 때에 심령부흥회가 열렸습니다. 이만신 목사님께서 강사로 오셨습니다. 한국 최초의 성결교회인 중앙성결교회에서 목회하시고 은퇴하시어 지금은 원로목사님이 되신 분입니다. 청년 시절에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았습니다. 성령 체험을 하고 불같은 열심히 교회생활을 했습니다. 주일이 그렇게 기다려지고 좋을 수가 없습니다. 곰곰 생각했답니다. 어떻게 하면 일평생 주일성수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 기막힌 해답이 나오더랍니다. 목사가 되면 되겠더랍니다. 그래서 목사가 되셨답니다. 주일성수하려고.

 

        저는 고등학교 시절에 거듭난 신자가 되었습니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을 수 없어 방황하던 청소년이 예수님 믿고 삶의 의욕이 생겨났습니다. 미래가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밥 먹고 살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정말 거룩하고 크신 분으로 보인 분이 담임목사님이셨습니다. 6척 거구에 잘 생긴 목사님은 언제나 성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셨습니다. 항상 성경적으로 설교하셨습니다. 달변이 못되어 투박하고, 목에 힘줄이 굵게 튀어나오도록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설교하셨습니다만 참 힘이 되었습니다. 저 분처럼 산다면 인생이 보람이 있겠구나! 생각하고 목사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당연히 교회가 제 생활의 중심이니까 주일 성수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딱 한 번, 군대에서 주일에 사역병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겨우내 꺼내 먹은 김치 독에 들어가서 묵은 김치를 퍼내는 작업은 참 고역이었습니다. 더욱이 마음은 교회에 가 있었으니 그 일이 얼마나 힘이 들었겠습니까?

       

        지난 주일에 뉴욕에 있었습니다. 마침 허리케인 아이린이 주일 오전에 맨하탄을 지나가는 바람에 토요일부터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두절되었습니다. 위험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이 대피하였습니다. 주일에 퀸즈성결교회에서 설교하기로 되어있었지만 예배 자체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많은 미국인 교회들은 아예 교회를 폐쇄하였습니다. 미국 교회를 빌려서 모이는 교회들은 덩달아 주일예배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숙소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바람소리 빗소리를 들으며 간절히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여전히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아침 8시에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런데 10시 경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숙소로 모시러 갈 테니까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주일에 교회를 못 가고 숙소에서 가정예배를 드릴 뻔 했습니다.

        

        85년도에 한국에서 교회를 개척하여 목회할 때에 첫 신자로 오신 임임순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시는 분이신데 기도와 전도에 얼마나 열정인지 모릅니다. 가갸거겨. . . 한글을 가르쳐드리고, 1, 2, 3, 4를 가르쳐드렸지만 별로 진전이 없었습니다. 연로하신 분이 어디 쉽겠습니까? 한 번은 집안 행사로 주일 예배를 한 번 못 드리게 되었습니다. 온 집안이 안 믿으니 어쩔 수가 없으셨습니다. 얼마나 섭섭해 하고, 또 하나님께 죄송해하시든지 제가 안쓰러울 정도였습니다. 그 다음 주에 오셔서 임집사님이 진지하게 말씀하십니다. 앞으로는 집안 일 아니라 나랏일이 생겨도 주일은 꼭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꿈을 꾸셨답니다. 자기 앞에 천국으로 올라가는 사닥다리가 있어서 한 칸씩 열심히 올라갔답니다. 갑자기 한 칸이 빠져서 한 번에 두 칸을 올라가야했습니다. 그래서 왜 사다리가 이렇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주일을 빼먹어서 그랬다고 하시더랍니다. 두 번만 빼먹으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하시는 것입니다.

 

        주일 한 번 빼먹는다고 해서 천국에 못갈 것은 아니겠지만 자주 주일을 범하면서 천국가기를 바라는 것도 염치없는 일 같지요? 주일에는 가장 깨끗하고 좋은 옷으로 단장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뵙는 날이니까 당연히 그리해야지요. 어떤 일이 있어도 주일을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믿음은 우선 예배드리는 것으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주일 성수와 예배에 승리하면 인생에 승리합니다. 예배를 소홀히 여기면서 하나님을 소중히 여긴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둘로스 여려분, 주일을 성수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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