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때 II

황의정 목사 0 11,422 2018.05.03 09:39

       고등학교 선배 김 목사님이 계십니다이 분은 매우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분이십니다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주경야독하는 삶이었지만 신앙심으로 똘똘 뭉친 선배님은 언제나 분위기를 띄우고후배들을 다독였습니다집회에서 은혜를 받고 헌금시간이 되었는데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자일어나서 헌금바구니를 깔고 앉으면서 자기를 바쳤다는 리빙스턴 선교사님을 기억하면서자기는 손목에서 시계를 풀어서 헌금바구니에 넣었답니다졸업하고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에도 늘 입버릇처럼 나는 한 가지만 빼고는 다 응답받았다고 말했습니다그 응답받지 못한 기도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짝사랑하던 여인과 결혼하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 여선배가 다른 동창에게 말했습니다나는 저와 결혼해서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 같은 가정을 이루고 살자고 프러포즈하는 사람하고 결혼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얼른 그 선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선배는 주저 없이 달려가서 그녀가 말한 대로 프러포즈를 했습니다여선배는 프러포즈를 받은 뒤에 다시 비밀을 말했던 동창에게 전화를 했습니다방금 김 아무개가 자기에게 이렇게 프러포즈를 해왔기 때문에 결혼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입니다자신이 비밀을 말했기 때문에 일이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지요하나님은 이렇게 그 선배님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지금 3남매를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위인들과 역사의 위대한 사람들이 모두 기도응답을 끝까지 거절당한 경험이 있습니다모세는 호렙산에서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에 두렵고 떨렸습니다이집트에 가서 이스라엘을 구원하라는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겠으니 보낼만한 사람을 보내달라고 간구했습니다그러나 하나님은 화를 내시면서 모세를 몰아붙였습니다그러나 그의 거절당한 기도는 일생동안 염려하며 걱정하던 것입니다광야 40년 동안에 하나님을 잘 믿고 섬기라고 그렇게 가르치고 명령하고 경고했건만 모세가 살았을 동안에 백성들은 틈만 나면 타락했습니다.

다윗왕은 밧세바와의 불륜관계에서 태어난 아들이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에 금식하며 울며 기도했습니다하지만 아들은 죽었습니다예레미야 선지자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바벨론에 항복하여 목숨을 부지하기를 기도했습니다왕과 지도자들에게 목숨을 내놓고 탄원도 했습니다그러나 끝까지 저항하다가 수많은 지도자들과 백성들이 비참하게 죽고예루살렘과 유다가 황폐하고남은 자들이 포로로 잡혀갔습니다요나 선지자는 죽기를 각오하고 바다에 던져졌을 때는 물고기를 동원하여 살려주시고시들어빠진 박 넝쿨 아래 앉아서 죽여 달라고 할 때에도 하나님은 그의 청을 들어주시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누구보다 기도의 사람이었고기도를 담대하게 가르친 사람이었습니다그러나 자기 몸에 가시를 제거해달라는 간절한 기도세 번씩이나 드린 특별기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가 기도한대로 병을 고쳐주시지 않으셨습니다오히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 냉정하게 거절을 당했습니다잘 아는 대로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한 가지 제목을 놓고 세 번 기도하셨습니다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그리고 배반의 키스를 받고 잡혀가셔서 밤새 끌려다니며 고문과 심문을 당하시고지친 몸을 이끌고 골고다에 올라가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하나님의 아들의 기도도 거절되었습니다.

 

         목회자로서 응답받은 기도보다 거절된 기도가 더 많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우선 교회가 부흥하게 해달라는 기도는 늘 기대 이하였습니다성도들의 질병을 고쳐주시고사업이 잘되게 해주시고직장에서 성공하여 승진하게 해달라는 기도성도들 부부간에 화목하게 살게 해달라는 기도새벽마다 명단을 펴놓고 드리던 그 수많은 기도가 다 응답되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요성도들이 시험에 들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강단에 서서조차 보이지 않는 얼굴을 기다리는 심사는 참으로 참담하였습니다믿지 않는 가족들의 구원을 위해서 함께 드린 숱한 기도도 사실 응답받지 못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아무개가 은혜 받게 해주세요아무개가 성령세례 받게 해 주세요전혀 이기적이지 않은 신령한 소원까지도 그렇게 무참하게 거절당한 것을 생각하니 제가 지금도 믿으며지금도 기도한다는 것이 새삼 놀랍습니다.

 

        Yes! Wait! 그리고 No! 셋 중의 하나로 응답하십니다. Yes만을 응답으로 여기기 때문에 맘이 상합니다기다리라는 말씀도안 돼하시는 말씀도 응답이지요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기도하며 삽니다. Yes가 많아질 때 기도에 성장하는 것이겠지요계속 기도하십시다!

                                                                           

강한 둘로스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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