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말을 합니다. 말은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입니다. 말의 홍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말의 능력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면서 행복과 불행의 사다리를 탑니다.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지만 설화(舌禍)라는 말도 있습니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렵다(잠10:19)는 경고의 말씀이 있습니다. 말을 잘 하면 축복이 되지만 잘 못하여 재앙을 부르는 일이 비일비재함을 말합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에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는 말을 스스럼없이 잘 하는 사람, 자기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참 드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북한에서 의사 가족이 보트를 타고 월남하여 텔레비전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 가족 중에 초등학생이 있었는데 어떻게나 말을 당당하게 잘 하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을 묻는 말에 북한 어린이들은 절도 있게 손을 들고 발표를 잘 하는데 한국 어린이들은 자세도 반듯하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한다고 하면서 정말 절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이 남한 보다 잘 하는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말의 중요성은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말에는 힘이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냅니다. 어제 새벽 설교에서 이강천목사님은 감사의 말, 긍정적인 말, 그리고 믿음의 말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말을 들으시는 대로 행하시기 때문입니다(민14:28). 유독 말에 대하여 자신감과 자괴감, 승리감과 패배감을 많이 느끼며 살아온 저로서는 익히 아는 말씀에 새롭게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말의 힘은 여러 차원이 있습니다. 우선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말이 있습니다. 감정을 치유하거나 상하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의 말, 감사의 말, 인정과 칭찬의 말이 바로 감정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말입니다.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소위 상처를 주는 말입니다. 이런 말은 말하는 사람의 감정과 태도에 따라서 듣는 사람을 무시하거나 조롱하거나 멸시하거나 거부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먼저 조심할 말은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랑의 사람, 겸손의 사람이 되면 감정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성에 영향을 미치는 말이 있습니다. 지성을 연마하여 새롭게 하는 말과 지성을 타락시키는 말이 있습니다. 참 지성의 말은 사람의 생각과 사고의 틀을 깨뜨려 주는 말입니다. 많은 독서와 연구, 탁월한 통찰과 지혜의 말, 깊은 사색과 명상, 그리고 영감을 통해서 얻은 지식의 말입니다. 진리는 바로 이런 영향력을 가진 말이 됩니다. 그런데 거짓도 사람의 생각을 바꾸어줍니다. 이기적인 생각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헛소문을 만들어내거나 퍼뜨리게 될 때에, 진실을 왜곡하여 개인과 집단의 유익을 도모할 때에 이에 현혹하여 생각의 변화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게 생각했던 일이나 사람에 대하여 태도를 달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을 인정하고 용납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실, 진리를 말하여 지성을 건강하게 하는 말을 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100% 진실과 진리만을 말하고 살 수가 없음을 아는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어떤 말은 사람의 의지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의지를 강하게 하기도 하고 의지를 꺾어버리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말은 듣는 사람들은 절대로 가만히 앉아있지 못합니다. 행동으로 옮기게 합니다. 긍정적으로는 선한 일에 동참하게 됩니다. 하지만 선동적인 말을 듣고 폭동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에서 전도할 때에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주와 구주로 영접하였습니다. 진리로 사람들이 의지적인 결단을 행동으로 실행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데미신상을 만들어 돈을 많이 벌던 데메드리오가 선동하여 군중들이 폭도가 되었습니다. 말 한 마디에 의지가 마비되고 꺾여 좌절한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말이 진정 힘이 있다면 그 말은 감정이나 지성이나 의지에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지성을 새롭게 해주고, 감동을 주어 의지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전인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말이어야 합니다. 사랑과 겸손, 진리와 진실, 그리고 실천하게 만드는 말이어야 합니다. 참 많은 사람이 말의 힘을 행사하며 살지만 진정 위대한 말의 힘을 발휘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이런 사람은 말의 홍수 속에서 더욱 희귀하게 되었습니다.
말의 힘에는 여러 가지 근거가 있습니다. 먼저 지성적 지식에서 나오는 말이 힘이 있습니다. 공상이나 상상이 아닌 확실한 지식의 말이 힘이 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은 지식이 힘이라는 말입니다. 또 내가 아는 것에 대하여 감동한 사람의 말이 힘이 있습니다. 감동한 사람의 말이 감동을 낳습니다. 아무 느낌이 없이 기계적으로 말할 때에는 감정적인 힘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몸소 체험한 것을 말할 때 그 말이 힘이 있습니다. 내가 확실히 알고, 몸소 체험한 진리, 내가 감동하여 가슴이 뜨거워서 하는 말에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감동을 주며, 행동하게 만드는 전인적인 변화의 힘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모델을 보고 싶지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지요?
이강천목사님에게서 바로 이 전인적인 힘을 보았습니다. 우리 성도들이 많이 암송하고 사랑하는 익숙한 말씀들을 본문으로 풀어가는 설교인데도 힘이 넘쳤습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며, 내가 반드시 이 말씀대로 살리라는 각오를 새롭게 합니다. 구태의연하거나 상투적인 예화가 아니라 몸소 감격하면서 체험한 진리를 소년 같은 웃음과 함께 소박하게 나누실 때 우리는 알았습니다. 이 목사님이 진리의 사람이며, 성령의 사람이심을. 그리고 위대한 말의 힘, 진리의 힘을 받았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