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소나기 밥 먹기

황의정 목사 0 10,405 2018.05.03 09:29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드실 때에 밥을 하루에 세 번 먹게 하셨습니다. 일이 바쁠 때는 종종 불만을 품어보기도 합니다. 하루에 한 번만 먹고 살게 하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말입니다. 특히 살림하는 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밥하고, 설거지하고, 밥하고 설거지 하다가 하루가 다 갑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마다 똑같은 생각을 합니다. 기름을 1주일에 한 번만 넣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편리하구나! 사람도 이렇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지만 금방 제 정신이 듭니다. 밥을 먹는 즐거움이 얼마입니까? 맛있는 밥 자체도 좋고, 예쁘게 만들어 그릇에 담은 모양도 보기 좋고, 또 식탁의 대화는 얼마나 소중합니까? 만일에 사람이 하루에 한 번만 먹거나 1주일에 한 번만 먹어도 살게 만들었다면 가족은 언제 한자리에 둘러앉아보죠? 요즘처럼 일 중심으로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함께 밥을 먹으면서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됩니다. 용서도 하구요.

        옛날 보릿고개가 있고, 가난과 씨름하며 힘겹게 살아가던 시절에는 영양실조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못 먹어서 빼빼 마르고, 배가 남산 만하게 튀어나온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아직도 못 먹어서 병들어 죽는 어린이가 많은 것이 지구촌 구석구석의 현실입니다. 총회 본부에서 일할 때에 대선배 목사님들을 모시고 식당에 갔습니다. 배부르게 식사를 하신 목사님께서 허리띠를 풀면서 황목사, 우리 6.25를 지낸 사람들은 배부르게 먹지 않으면 먹은 것 같지가 않아! 하십니다. 배고픈 기억과 아픔은 참 질깁니다. 너무 먹어서 비만이 되어도 마음의 허기를 달랠 길이 없나 봅니다.

          17-8년 전 쯤에 깜짝 놀랄 일이 있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한국에 나갔던 분이 영양실조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당황해하는 제게 차분하게 설명합니다. 못 먹어서가 아니라 잘 못 먹어서랍니다. 균형 있게 먹지 못해서 생기는 성분 영양실조랍니다. 한국이나 미국에는 이런 성분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이 많습니다. 많이 먹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게지요. 골고루 먹어야 건강합니다.

        씨름선수들이나 레슬링 선수들처럼 힘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평소의 세끼 식사로는 필요한 에너지 공급이 부족하답니다. 그래서 종종 고기 집에 가서 포식을 합니다. 한 사람이 불고기 20인분을 먹는다는 기사를 읽고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한 원로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저도 한 가지 실천하는 식습관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토요일 저녁 식사에 육식을 하는 것입니다. 주일에 에너지 소모가 많으니까 토요일 저녁에 든든하게 먹는 것입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을 살 것이라!(마4:4). 육신을 위한 음식만이 아니라 영혼을 위한 양식의 섭취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우선 매일매일 세끼를 먹듯이 하나님 말씀을 정기적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건강한 사람(복 있는 사람)은 음식(여호와의 말씀)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즐겁게 주야로 묵상하는) 사람입니다(시1:1). 매3주5하여 성경을 매년 1독하지는 것도 바로 정기적으로 말씀을 섭취하여 영적인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본 원리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1주일에 23장을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하루에 다 읽고 1주일 내내 성경을 읽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21끼를 한 번에 먹고 1주일 내내 쫄쫄 굶는 것과 같은 건강하지 못한 습관입니다. 전혀 안 읽는 것보다야 천만 배 나은 것이 틀림없습니다만 영적 건강, 균형 있는 영성 개발이 중요합니다.

     

       늘 성경을 읽는 사람들 중에 편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한 때에 매일 시편 5장과 잠언 1장을 읽어 시편과 잠언은 매월 1독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워낙 시편과 잠언을 좋아한 탓이지요. 어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성경만을 읽고 다른 성경은 안 읽습니다. 레위기나 열왕기서 같은 지루한(?) 부분은 대충 읽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 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영적 성분영양실조에 걸리게 되지요. 신약만 좋아하는 사람, 구약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예언서만을 특히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적 편식을 삼가하고 골고루 먹어야 건강한 영성을 가꿀 수 있습니다. 건강한 식단에는 육류와 생선, 야채와 과일 등이 골고루 포함되어야 하듯 우리의 영적 식단에도 그렇습니다.

         주일만 예배하는 성도, 금요일 저녁에도 예배하는 성도가 있습니다. 매일 새벽에 제단을 쌓으면서 말씀을 듣는 분들도 있습니다. 각자의 형편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실 1주일에 한 번 예배드리고 영적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금요예배와 새벽기도회에 열심히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설혹 주일 밖에 못 나오시는 분들도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말씀을 읽고 묵상하여 영의 양식을 섭취하시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우리의 영적 생활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중에도 때때로 피곤하고 지칠 때가 있습니다. 예배의 감격이 감소하고, 열정이 식어지는 경향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운동선수가 소나기밥을 먹듯 우리도 영적 소나기밥 잔치를 엽니다. 그것이 부흥회입니다. 특별 강사님을 모시고, 그 목사님을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메시지를 듣습니다. 성령의 재충만을 받습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영적 세계의 새로운 차원을 경험합니다.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고, 영적 강자로 거듭납니다. 때로는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게 되고, 손으로 만지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담임목사인 저도 때로 이런 영적 갱신의 때가 필요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분주한 일상에서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일어나는 부흥이 필요합니다. 이번 이강천 목사님을 모시고 여는 부흥회가 우리 모두에게 소나기밥을 먹는 즐겁고 행복한 잔치가 될 것입니다. 툴툴 털고 일어나 모두 이 잔치에 오시기 바랍니다. 깨끗하고 바르고 큰 그릇으로 마음을 비우고 준비하여 오십시오. 배부르게 될 것입니다.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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