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어느 소년 이야기

황의정 목사 0 1,274 2018.05.03 09:27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얼굴이 동그랗고, 총명하여 공부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웅변도 잘하는 모범생이었습니다. 그 소년은 깊은 산골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성실하고 정직하며 바른 삶을 사는 분들이었습니다. 많은 형제들이 집안은 항상 시끌시끌했습니다. 좁은 집에서 형제들이 함께 먹고 자며 살아가는 집안에는 웃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어려움은 가난이었습니다. 밥이 늘 부족했습니다. 옷이 늘 부족했습니다. 형들의 옷을 물려 입고, 책도 물려받아 공부했습니다. 몽당연필을 볼펜 깍지에 끼워서 끝까지 썼습니다. 공책은 앞장과 뒷장의 안면까지 다 줄을 그어 사용했습니다. 한 번은 엄마가 글씨를 크게 쓴다고 혼내는 바람에 그 때부터 작게 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 소년은 기가 죽어서 살았습니다. 자신감을 잃고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부러워하는 모범 소년이었으나 내면의 소년은 겁이 많아졌습니다. 가난이 무섭도록 싫었고, 두려웠습니다. 돈이 없고 가난하다는 사실에 너무 눌린 나머지 돈이 들어가는 일은 아예 시작도 못하고 미리 포기하는 소년이 되었습니다. 소풍갈 때 다른 친구들이 배추잎(100원짜리 지폐)을 가지고 자랑할 때에 소년은 눈깔사탕 하나와 칠성사이다 한 병 사기도 어려운 푼돈을 만지작거리면서 시무룩해져서 소풍 가는 날을 우울하게 보내곤 했습니다. 반장을 여러 번 했지만 선생님 도시락 한 번도 준비하지 못했으니까요.

       소년은 책을 좋아했습니다. 외국 동화와 소설을 많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언제 외국에 갈 수 있으리라고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름이나 지명 등을 의식적으로 암기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기억하면서도 주인공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소년은 스스로 작아졌습니다. 스스로 움츠렸습니다. 소년은 스스로 자기를 제한하면서 살았습니다. 적극성이나 창의성이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순응하는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꿈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저 그런 평범한 소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희망이 없는 소년이었지요.

      

       공부하고픈 열망은 있어서 낮에는 일하면서 야간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특별히 공부해서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남들이 다 가는 고등학교도 못 다니면 창피하니까 마지못해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엇을 하여 먹고 살까 고민하게 되었을 때에는 전봇대에 붙어있는 정비공장 기술자가 되어보려고 기웃거렸습니다. 기술자가 될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운수회사에서 사환으로 일하면서 보았던 것이 자동차였기 때문에 막연히 생각하였지요. 소년은 고등학교 2학년 어느 날이 다가오기까지 그렇게 살았습니다. 우울하고, 열등감과 수치심에 떨며, 희망 없이 살았습니다. 마음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은데 막상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없이 하루하루를 무겁게 짐을 지고 살았습니다. 미래가 어두웠습니다.

       소년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출석하기 시작했으니까 아마 한 4년쯤 다녔을 때였습니다. 그 소년은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기를 사랑하시는 분으로 깨달았습니다. 얼마간의 갈등과 고민 끝에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했습니다. 그 때부터 소년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정한 시간에 예배당 지하 기도실 방석 위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무엇인지 알 열심히 부르짖었습니다. 친구들과 늦은 밤에 불도 켜지 않은 기도실에서 밤이 맞도록 기도하였습니다. 항상 목이 쉬어서 좋아하는 찬송 시간이 괴로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습니다. 활기가 생겼습니다. 걸음걸이는 빨라지고, 말도 달라졌습니다. 희망의 빛을 본 것입니다.

       소년은 소원이 생겼습니다. 목사님처럼 항상 성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축복하는 삶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목사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인데 소년은 신학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담임목사님을 찾아가서 상의하고, 부모님을 설득하고. . . 전에 없던 적극성이 생겼습니다. 용기도 생겼습니다.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났던 것처럼 소년은 빈손을 쥐고 서울로 가서 신학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때때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잘 하는 공부였지만 즐겁게 하지 않았던 공부를 즐기면서 행복하게 공부했습니다. 소년은 당당하고, 자신감이 있고, 적극적인 청년이 되었습니다.

        신학교 1학년 첫 학기를 마친 청년은 보기 드물게 어린 나이에 담임목회를 시작했습니다. 군대에서도 목회를 하면서 많은 군인들을 구원으로 인도하고, 병든 자를 고쳤습니다.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청년 목회자의 특징이 되었습니다. 자신감 없던 소년은 항상 교회를 개척하는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이제 50대 중반에 이른 그는 미국에서 목회를 하면서 매주 성도들에게 목회서신을 씁니다. 예수 이야기, 세상 이야기, 그리고 가끔 자기 이야기를 쓰지요.

 

      예수님을 만난 이후, 그 소년은 변했습니다. 가난한 소년이 변해서 믿음의 부자가 되었습니다. 희망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다니던 소년이 숙여진 고개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지만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어리석음을 후회도 하면서. 하지만 그 소년은 지금도 가난한 소년을 보면, 슬픈 소년을 보면, 그리고 희망 없어 어깨가 축 쳐진 소년을 보면 눈물을 흘립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병든 자에게 건강이요, 꿈 없는 자에게 꿈이요, 겁쟁이에게 용기가 되시는 예수, 가난한 자에게 풍요가 되시는 예수, 그 예수를 전하려고 합니다. 아직도 배가 고프고, 아프고, 춥고, 두려워하는 소년이 많이 있습니다. 영적 가난에 울고 있는 소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결심하고 헌신하면 그들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한 명씩 도울 수 있습니다.

                                                          

Yes, we can!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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