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감투와 집사 직분

황의정 목사 0 11,065 2018.05.03 09:19

명함은 사람의 얼굴입니다. 그래서 정성을 들여 잘 만들고, 또 아무에게나 주지 않습니다. 명함을 받으면 일본인들은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들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존경을 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어떤 명함을 받으면 기분이 묘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단체에 거창한 이름이 줄줄이 적혀있는 경우 자칫하면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에 물러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완장을 찼다는 말이 제일 힘들었다고 했답니다. 감투를 쓰고 으쓱대는 졸부라는 뜻으로 썼을 테니까 당연히 힘들었겠지요. 

일을 하자면 직책을 맡을 사람이 필요하고, 직책을 맡기자면 직함이 있기 마련이니까 이를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직함만 가지고 있고 실제로는 하는 일이 없는 경우, 직함을 가짐으로써 오는 명예나 실리는 취하면서 당연히 감당할 의무는 내몰라라하는 경우가 문제지요. 이를 감투를 썼다고 비아냥하는 것이 아닐까요?

교회도 직분이 있습니다. 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가 그것입니다. 목회자는 전도사와 목사가 있지요. 요즘 교회의 문제는 감투만 쓰고 실제로 일을 안 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평신도들만이 아니고 전도사라고 하고, 선교사라고 합니다. 심지어 목사라고 합니다만 전혀 하는 일이 없습니다. 집사도 그렇고 목사도 그렇고 집사의 일과 목사의 일을 하지 않으면 직분도 내놓아야 마땅한데 그렇지가 못합니다. 어떤 분은 오랜 세월 집사로 섬기다가 교회를 옮기게 되면 자기는 집사가 아니라고 합니다. 집사는 원래 1년 직인데 교회를 떠났으니 어떻게 다른 교회에서 집사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의해서 교회를 옮길 수는 있지만 일단 옮겼으면 직분도 내놓고 가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안수 집사, 권사, 그리고 장로는 좀 다릅니다. 안수례를 통해서 세운 직분은 경건생활을 계속하는 한 직분을 유지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교회를 옮겼을 경우에는 일정 기간을 두고 다시 취임을 하여 시무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가 내년에 안수집사와 권사 몇 분을 세우려는 계획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교회 헌법에 의한 집사, 안수집사, 권사, 장로의 자격과 세우는 기준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직분을 가지고 섬기고 있지만 교회법에 정한 기준에 내가 얼마나 부합한 일꾼인가를 돌아보고 분발하는 계기도 되고, 또 더 중한 직분을 맡은 분들이 모범이 되도록 도전도 되었으면 합니다. 

기독교 미주성결교회 헌법 제 6장 3절 직원, 

제41조 (집사) 

1. 자격.

가. 신앙이 독실하고, 덕망이 있으며, 상식이 충분하고, 은혜의 체험이 명확한 자.

나. 본 교회의 교리와 정치를 알아 순종하고, 그 직업이 정당하며, 주일을 성수하고, 십일조의 의무를 이행하며, 세례를 받은 자로 연령이 22세 이상 된 자.

2. 직무

집사의 직무는 당회 및 치리목사의 지도하에 교회 제반 사무를 분장하며, 예배석을 정리하며, 교역자를 도와 교인의 가정을 심방하며, 환란 중에 있는 자를 돌아보며, 전도에 힘써야 한다.

3. 선택 및 임기

집사는 당회 또는 담임(치리)목사가 선택하되 임기는 1년이며, 사무총회 시에 임명한다.

당회는 담임목사와 시무장로님들로 구성된 교회의 최고 의결기구입니다. 치리목사는 담임교역자가 전도사일 때에 지방회에서 파송하는 목사님으로 세례식, 성찬식, 사무총회 등을 대행하는 목사님을 말합니다. 안수집사와 구분하여 서리집사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1년직의 집사를 말합니다. 

각 교회는 총회의 헌법에 기초하여 세부 사항을 정하여 시행합니다. 예를 들면 집사의 나이는 22세 이상이지만 실제적으로는 훨씬 더 나이가 들어야 임명하지요. 어떤 자격 기준은 명확하게 확인이 어렵습니다만 주일 성수와 십일조의 의무 이행 등은 분명하기 때문에 집사를 세울 때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게 됩니다. 통상 집사로 임명하기 전에 2년 이상의 주일 성수와 십일조 생활을 점검하게 되지요. 제자훈련을 받는 것과 각 기관과 부서에서 봉사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삼기도 하지요.

현재 우리 교회에 직분을 가진 일꾼들은 집사의 자격을 잘 살펴서 부족한 부분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 앞으로 집사의 직분을 받아서 충성하실 분들은 더욱 합당한 일꾼이 되도록 힘쓰시기 바랍니다. 집사의 수준이 교회의 수준을 결정하지요. 최고의 교회를 지향해야지요. 집사의 직분을 잘한 자들은 아름다운 지위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얻느니라 (딤전 3:13)

건강한 둘로스 교회의 행복한 담임목사 황의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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